낮은 유전자 장벽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라미부딘, 텔비부딘, 클레부딘, 아데포비어는 HBeAg 양성 및 음성 만성 B형간염 환자의 1차 치료약제로는 권고되지 않지만, 높은 유전자 장벽의 약제가 등장하기 전 임상에서 사용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투약하고 있는 예들이 있어 간단히 요약하였다. 약제들 각각의 기전과 치료 효과, 약제 내성, 부작용 및 안전성 등에 대해 기술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2015년 대한간학회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중 치료약제들 편을 참조한다.
(1) 라미부딘
라미부딘(lamivudine)은 뉴클레오시드 유사체(cytidine analogue)로 HBV 증식을 억제한다.
1) 치료 효과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라미부딘을 1-3년간 투여하였을 때 50% 이상의 환자에서 조직 소견이 호전되었다. 라미부딘을 3-5년간 계속 투여하면 HBeAg 혈청전환이 40-50%에서 일어나지만, 내성발현율도 증가한다. 유전자형 내성이 생기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치료로 인한 초기 조직 소견의 호전이 상쇄된다.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라미부딘을 2년 이상 투여하였을 때 혈청 HBV DNA 불검출률이 56-74%, ALT 정상화율이 66-74%였으나, 라미부딘을 4년간 투여하였을 때 혈청 HBV DNA 불검출률이 34%, ALT 정상화율이 36%로 감소하였다. 이는 라미부딘 내성의 증가로 인하여 효과가 감소하였다.
대상성 간경변증: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32개월(중앙값) 동안 시행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라미부딘 치료는 위약에 비하여 간경변증의 진행 및 합병증의 발생률(7.8% vs. 17.7%)과 간세포암종의 발생률을 유의하게 낮추었으나(3.9% vs. 7.4%), 라미부딘 내성이 발생하면, 치료 효과를 경감시켰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엔테카비어 또는 라미부딘을 투여하였을 때 치료 효과를 분석한 13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 두 군 모두 간기능을 의미 있게 호전시켰으며, 사망률을 각각 6.37%, 7.89% 낮추었다. 그러나 내성률의 빈도가 라미부딘군에서 높아서 장기간의 치료가 예상될 경우에는 라미부딘 치료가 권고되지 않는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라미부딘 내성이 생기면 간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며 간이식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2) 약제 내성
라미부딘으로 5년간 치료할 때 60-70% 이상이다. 가장 흔한 변이는 rtM204V/I 단독 혹은 rtM204V/I 변이가 rtL180M 변이와 같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치료 기간이 길수록, 치료 전 혈청 HBV DNA가 높을수록 내성발현율이 높다.
3) 부작용 및 안전성
라미부딘은 매우 안전한 약제이나, 아주 드물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사례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 보고된 바 있으며, 유산 혈증은 HIV 감염이 동반된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보고된 바 있다. 약제 자체의 부작용보다는 약제 투여 중단 후 나타나는 재발에 의한 간염의 악화와 투여 중 발생하는 약제 내성에 의한 간염의 악화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2) 텔비부딘
텔비부딘(telbivudine, L-dT)은 뉴클레오시드 유사체(thymidine analogue)로 라미부딘과는 달리 첫 번째 가닥(first strand)뿐만 아니라 두 번째 가닥(second strand)의 HBV DNA 합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1) 치료 효과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293명이 총 4년간 텔비부딘을 투여받았다. 혈청 HBV DNA의 불검출률이 4년째 76.2%, ALT 정상화율이 86%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HBeAg 혈청전환율이 53.2%로 높았다. HBeAg 혈청전환으로 텔비부딘 투약을 중단하고 평균 111주 추적 관찰하였을 때 82%의 환자가 HBeAg 혈청전환이 유지되었다. 장기간의 항바이러스 치료 시 HBeAg 혈청전환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치료 5년 후 HBeAg 혈청전환 비율이 텔비부딘(53.2%) 치료 시 라미부딘(50%), 아데포비어(48%), 엔테카비어(44%), 테노포비어DF(40%) 치료에 비하여 높았다.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총 4년간 20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텔비부딘을 투약한 임상 연구에서, 4년째 혈청 HBV DNA의 불검출률이 86.4%, ALT 정상화율이 89.6%였다.
대상성 간경변증: 65명을 대상으로 96주간 텔비부딘을 투약한 연구에서, HBV DNA 불검출률(HBV DNA <500 copies/mL)이 89.2%, ALT 정상화율은 89.2%였다. 28명(43.1%)의 환자에서 CTP 점수의 호전이 관찰되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62명의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와 치료 효과를 비교하였는데, HBV DNA 불검출률(HBV DNA <500 copies/mL)이 83.4%, ALT 정상화율 85.5%였다. 25명(40.3%)에서 CTP 점수의 호전이 관찰되었으나 대상성 간경변증보다는 치료 효과가 약간 낮았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228명을 대상으로 텔비부딘 또는 라미부딘을 104주간 투여한 연구에서 텔비부딘이 라미부딘에 비하여 바이러스 반응률(<300 copies/mL)을 동반한 ALT 정상화율이 높았으며(45.6 vs. 32.9%), 바이러스 돌파도 적었다(27 vs. 36%). 또한 104주 치료 동안 생존율도 텔비부딘에서 높았다(87 vs. 79%).
2) 약제 내성
텔비부딘과 라미부딘 비교 3상 임상 연구(GLOBE/015)에 참여한 847명의 환자 중 2년 간 내성 발현이 없었던 502명이 2년 추가 연장 치료에 동의하였다(연장 연구 2303). 총 4년간 텔비부딘을 투여받은 502명 중 내성 발현율은 HBeAg 양성 환자(298명)에서 18.8%였고, HBeAg 음성 환자에서 15.9%였다.
3) 부작용 및 안전성
텔비부딘 투여 후 부작용으로 크레아틴 키나이제(CK) 상승이 2-13%에서 관찰되었고 대부분의 CK 상승은 임상적으로 비특이적이고 의미가 없었으나, 4년간 텔비부딘을 투여받은 502명의 환자 중 6.1%에서 근육과 연관된 증상을 호소하였고, 2명(0.3%)에서 근육병증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텔비부딘 사용 시 CK에 대한 모니터링이 권장된다.324 특별한 원인(심한 운동 등) 없이 CK 상승이 지속되면 근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3) 클레부딘
클레부딘(clevudine, L-FMAU)은 국내에서 개발된 뉴클레오시드 계열의 약제로 HBV 증식을 억제한다.
1) 치료 효과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46명의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클레부딘 30 mg/일을 1년간 투여한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에서 치료 1년째 혈청 HBV DNA 불검출률(<300 copies/mL)이 73%를 보였고, ALT의 정상화가 78%, HBeAg 혈청전환이 18%에서 관찰되었으며 내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90명을 대상으로 클레부딘 30 mg/일을 3년간 투여한 후 관찰한 후향 연구 결과에서 혈청 HBV DNA 불검출률(<12 IU/mL 이하)이 59.7%를 보였고, ALT의 정상화(<40 IU/L)가 87.1%, HBeAg 혈청소실이 23.5%에서 관찰되었다. 내성발현율은 35.9%로 높았다.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62명을 대상으로 클레부딘 30 mg/일을 3년간 투여한 후 관찰한 후향 연구 결과에서 혈청 HBV DNA 불검출률(<12 IU/mL 이하)이 95.3%를 보였고, ALT의 정상화(<40 IU/L)가 85.8%에서 관찰되었으며 내성 발현율은 6.3%를 보였다.
대상성 간경변증: 21명의 만성 B형간염 환자와 31명의 간경변증 환자에서 클레부딘의 48주 치료 성적을 비교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HBV DNA <1,000 copies/mL 이하의 바이러스 반응(87.1% vs. 71.4%) 및 생화학적 반응(83.9% vs. 80.9%)에는 두 질환 간에 차이가 없었다. 48주 치료 기간 동안 부작용의 빈도에도 차이가 없었다.
2) 약제 내성
클레부딘은 라미부딘과 같은 계열의 항바이러스제로서 약제 내성도 라미부딘 내성과 같이 rtM204I 변이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지고 rtL220V 변이가 보상 변이로 발생한다.
3) 부작용 및 안전성
클레부딘 복용 후 근병증이 발생한 36명의 임상적 특징을 보면 대부분 계단을 올라가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걸음걸이에 지장을 호소하는 근위부 하지 근력저하가 특징적으로, 모든 환자에서 CK, LDH 등 근육 손상 시 상승하는 효소가 정상치의 2배 이상 상승하였다. 약제 중단으로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발생 기전은 약제에 의한 근육내 마이토콘드리아 DNA 손상으로 알려져 있다.
(4) 아데포비어 디피복실
아데포비어 디피복실(adefovir dipivoxil, 이하 아데포비어)은 뉴클레오티드 유사체로 아데포비어의 전구약물이다. 주로 간세포 내에서 diphosphate 형태로 HBV DNA polymerase와 결합하는 dATP와 경쟁함으로써 polymerase 작용을 차단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1) 치료 효과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39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연구 결과에서 아데포비어 10 mg을 투여받은 환자에서 혈청 HBV DNA 불검출률(<300 copies/mL)은 58%, ALT 정상화율은 77%, HBeAg 혈청소실률 및 전환율은 각각 50%와 29%였다.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125명을 대상으로 4-5년간 아데포비어를 투약하였을 때, 67%에서 혈청 HBV DNA가 1,000 copies/mL 미만으로 감소하였고, 69%에서 ALT가 정상화되었으며, 71%에서 간섬유화가 호전되었다. 그러나 29%에서 내성이 발생하였다.
2) 약제 내성
N236T 및 A181T/V 변이가 아데포비어 내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데포비어 내성 바이러스는 아데포비어에 대한 감수성을 3-15배 정도로 저하시킨다. 특히, 아데포비어에 대한 내성 발현은 바이러스 돌파와 이로 인한 간염의 악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비대상성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실험실 연구에서 N236T와 A181T/V 변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 테노포비어DF 반응이 A181T/V 변이 단독보다 7-10배 감소한다. 최근 국내 다약제 내성을 동반한 192명을 대상으로 테노포비어DF 단독 치료(95명)와 엔테카비어 병합 치료(97명)를 분석하였다. 바이러스 반응률(HBV DNA <15 IU/mL)은 각각 76.8%, 72.2%로 차이가 없었으나, 소그룹 분석에서 N236T와 A181T/V 변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단독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변이가 없는 경우보다 바이러스 반응률이 의미 있게 낮았다(58.8% vs. 72.1% vs. 82.2%, P=0.02).
3) 부작용 및 안전성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 아데포비어는 투약 48주 후 24%에서 신독성이 발생하여 엔테카비어 치료 시의 17%에 비하여 신기능 저하가 자주 발생하였다.아데포비어 사용 후 발생한 Fanconi 증후군이 보고되었다. 28명의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남자(27예)에서 호발하였으며 평균 나이는 45.5세였다. 주 증상은 근력 저하와 골통증이었는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아데포비어 투여 기간 중간값은 54.8개월(16-100개월)이었다. 따라서 아데포비어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위에서 언급한 신기능 외에도 혈청 인(phosphate)을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환자에게 근력 저하, 골통증 등의 증상을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