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위대한 사람의 일이란 /프랑시스 잠
참으로 위대한 사람의 일이란
나무통에 우유를 부어 담는 일,
따끔거리는 밀 다발들을 거두어들이는 일,
미루나무 그늘 밑 송아지를 헤아리는 일,
숲속의 자작나무 껍질을 벗기는 일,
재잘대는 시냇가에서 버들 바구니를 짜는 일,
애들 좋아하는
잠든 지바퀴 새장 아래
누런색 늙은 얼룩고양이 곁
촛불 가에서
낡아빠진 구두를 꿰매고 창을 가는 일,
한밤중
올빼미와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조용히 덜거덕거리는 베틀 소리를 섞는 일,
아침이면
따스한 달걀을 거두어들이는 일,
빵을 만드는 일,
포도주를 담는 일,
마당에 배추와 마늘을 기르는 일,
그리고 영근 배와 파슬리 잎을 따는 일.
The Truly Great Works of Man /Francis Jammes
The truly great works of man are
as follows
pouring milk into buckets of wood
gathering long sheaves of prickling wheat
counting calves within the poplar shade
peeling bark from forest birch trees
weaving wicker baskets near the quick brook
stitching resoling old worn out shoes
by candle light near the old orange tabby
below the children's sleeping blackbird
hearing the loom's echoing shuffle
the owl
the midnight cricket chirp
in the morning
gathering the warm eggs
making bread
bottling the wine
planting cabbage and garlic in the garden
gathering the globed pear the parsley sprig
-as follows: 다음과 같다.
-sheaves: sheaf의 복수. sheaf = 곡식의 단. 다발. 묶음.
-prickling: 찌르는. 따끔따끔한.
-calves: calf의 복수. calf = 송아지.
-peel: (껍질 등)을 벗기다.
-bark: 나무의 껍질.
-wicker: (버드나무의) 작은 가지. 고리버들. 고리버들로 만든.
-the quick brook: 빠르게 흘러가는 시냇물.
-stitching: ---> stitch = 깁다. 꿰매다.
-resoling: --> resole = (구두의) 창을 갈다.
-tabby: 얼룩고양이.
-blackbird: 지바퀴새.
-loom: 베틀.
-shuffle: 이리저리 움직이다. 발을 끌며 걷다.
-cricket chirp: 귀뚜라미의 울음소리.
-globed pear: 둥근 모양의 배.
-sprig: 잔 가지. 어린 가지.
프랑스 시인 '프랑시스 잠'은
한국시인 윤동주(1917-1945) 시 <별 헤는 밤>이나
백석(1912-1996) 시<흰 바람벽이 있어>에도 나오는 이름이다.
(참조: 별 헤는 밤 https://blog.naver.com/himoon25/221485286903 )
(참조: 흰돌과 한밤중 https://blog.naver.com/himoon25/221470719403 )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1868-1938): 프랑스 시인.
투르네 출생. 프랑스 상징파의 후기를 장식한 신고전파 시인이다.
앙드레 지드와의 북아프리카 알제리 여행과 약간의 파리 생활을 제외하고는
일생의 거의 전부를 자연 속에 파묻혀 자연의 풍물을 종교적 애정을 가지고
평명(平明)한 가락으로 노래하였다.
상징주의 말기의 퇴폐와 회삽(晦澁:그믐-회,떫을-삽;문장이 난해함)한 상징파 속에서
이에 맞선 독자적인 경지를 열었다.
S. 말라르메와 지드의 지지를 받았으며,
특히 지드와는 평생의 벗으로서 두 사람의 왕복 서한은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되어 1948년에 간행되었다.
주요 시집으로 《새벽 종으로부터 저녁 종까지》(1898), 《프리물라의 슬픔》(1901), 《하늘의 빈터 Clairieres dans le ciel》(1906) 등이 있고,
아름다운 목가적인 소설에 《클라라 델레뵈즈 Clara d'Ellebeuse》(1899)가 있다.
또, 1906년부터는 종교적인 작품을 많이 창작하였는데, 그 집대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리스도교의 농목시(農牧詩) Les Georgiques chretiennes》(1911∼191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