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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기*·송우용**·윤동섭***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은 그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국내시장에서의 경쟁기반도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하에서 시장개방과 경쟁력 있는 외국제품의 성장 등 미래의 전망도 그리 희망적이지 못한 것으로 요약된다. 본 연구는 대내외적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현재 경쟁상황을 분석히고, 활성화 방안 제시하였다. 인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계화율을 높임으로써 생산비 절감할 수 있는 경작방법을 개발하고, 폐쇄적이고, 복잡한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하여 시장의 활력을 제고해야 하며, 전매제의 폐지에 따른 가공업자의 난립으로 빚어진 과열경쟁 및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 하락에 대응하고, 통일되고, 체계적인 감독과 규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조화가 이루어져야한다. 특히, 소비자에 대한 인삼의 효과적인 복용법을 홍보함으로써 다양한 인삼제품의 소비기반이 확충되도록 해야한다.
Ⅰ. 서 론
인삼은 우리나라의 전통산업으로 품질에 있어서 세계최고의 수준에 달해있다. 그러나 품질상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미국, 캐나다 등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으로 세계시장 및 우리나라에서의 시장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더욱이 2005년으로 예정된 인삼관련시장의 개방은 우리나라 인삼관련산업의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위기적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침체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낮은 수익성과 재배의 어려움으로 인한 생산농가의 격감, 지난 10여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는 시장규모, 중국을 비롯한 외국삼의 시장진입, 시장의 비투명성, 다기화된 행정주관기구로 인한 인삼산업정책의 효과성 저하, 인삼조합의 생산자 권익보호 단체로서의 기능 미흡, 한국인삼공사의 시장주도적 사업자로서의 경쟁력 약화 및 시장대응능력 취약 등의 요인이 우리나라 인삼산업 경쟁력의 약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인삼산업은 시장구조가 복잡하고 불투명하여 생산-가공-유통-소비에 이르는 과정의 효율적인 연계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지난 100여년 동안 국가 전매사업으로 운영되었던 홍삼을 비롯하여 인삼관련산업이 오랜 기간 관주도로 산업활동이 이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국가전매사업을 중심으로 한 인삼관련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 1984년 백삼, 1996년 7월 홍삼전매제의 폐지이다. 그러나 시장의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인삼산업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시도는 오히려 군소업체의 난립을 가져왔으며, 그 결과 국내외 시장에서의 바람직하지 못한 경쟁체제를 초래하였다. 즉, 대외적으로는 해외시장에서의 과당경쟁에 따른 국내업체의 해외 바이어에 대한 협상력 저하를 가져왔고, 종래 인삼공사 중심의 고급제품으로서의 국내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고급품의 인삼공사와 중저품의 타 기업체가 각각 시장니치에 포지셔닝 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소비자의 인식 및 홍보부족으로 중저품 시장에 대한 중소기업의 포지셔닝이 미약하여 경쟁체제 도입의 실효성이 무색하게 되었다.
인삼산업내의 특수한 환경은 구조적으로 시장참여자간의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합리한 시장구조로 인하여 국내인삼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산업활성화에 커다란 부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 하에서 본 연구는 인삼관련산업의 현 시장실태를 분석하고 시장을 활성화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인삼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연구의 구성은 제2장에서 인삼산업의 특성과 환경적 변화 내용을 살펴보고, 제3장에서는 인삼산업의 시장현황 및 국내외의 경쟁환경을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당면문제점 및 이를 해결하고,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도출한다.
Ⅱ. 인삼산업의 특성과 환경의 변화
1. 인삼산업의 범위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의할 때 인삼산업은 인삼가공품 또는 인삼성분을 주재료로 한 각종 인삼조제식품을 제조하는 산업활동을 말하는데,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할 때 인삼산업은 농업과 제조업을 포괄한다.
인삼산업법 2조에 의하면 수삼은 말리지 않은 인삼(2항), 홍삼은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찌어서 익혀 말린 것(3항), 태극삼은 수삼을 물로 익혀서 말린 것(4항), 백삼은 수삼을 햇볕 또는 열풍 등의 방법으로 말린 것(5항)을 말한다. 또한 인삼류는 수삼, 백삼, 태극삼, 홍삼을 통칭하며(6항), 인삼류제조는 수삼을 원료로 하여 홍삼, 태극삼, 또는 백삼을 제조하는 것을 말한다(8항). 인삼제품류는 식품위생법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식품 등의 공전에 수록된 식품중 인삼류를 원료로 제조, 가공된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인삼제품은 수삼, 1차 가공품 및 2차 가공품으로 대별되는데 수삼은 인삼을 재배한 후 아무 가공을 거치지 않은 원형의 삼을 말하고, 1차 가공품은 수삼을 단순 건조시켜 인삼의 원형이 보존된 백삼류(백삼, 피부백삼, 태극삼)와 증숙 또는 팽숙한 후 건조시킨 홍삼류로 구분된다. 2차 가공품은 원료 인삼을 분쇄·추출·농축·제립 등의 다양한 공정을 거쳐 얻은 유효성분을 주원료로 하여 여기에 감미료 등 각종 첨가물을 첨가한 제품으로, 홍삼을 원료로 한 홍삼제품과 백삼 및 수삼을 이용한 인삼제품으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농축인삼, 인삼분말, 인삼차, 인삼음료, 인삼통조림, 인삼과자, 당침인삼, 인삼캅셀 등이 이에 속한다.
2. 인삼산업의 환경변화
고려중엽 인삼의 인공재배법이 세계 최초로 우리 나라에서 개발되어지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의 주요 인삼 산지이자 종주국으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인삼은 병증에 치유효과를 지닌 주요 중·한약 및 자양강장제로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시되고 있고, 세계 생산량의 약 80% 내외가 이 지역에서 생산·소비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인삼의 재배 및 가공기술이 발전하고, 국민소득의 급격한 향상에 힘입어 수급규모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인삼(Ginseng)이 인체의 생리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유용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세계 건강보조식품시장에서 은행(Ginco)잎, 마늘(Galic)과 함께 소위 "3-G Boom-up"을 주도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증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데, 인삼산업이 당면한 환경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생산기반의 약화
인삼은 경작의 어려움과 수익성의 저하로 국내의 생산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실제 4년근인삼 경작농가의 연간소득은 노지참외의 93%, 시설참외의 38%, 사과의 74%(농업진흥청 표준소득자료, 1998)에 지나지 않아 재배농가의 이탈 가능성이 높으며, 더욱이 노동력의 부족으로 인한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은 이 같은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인삼은 주 작업 기계화율이 48%수준(시설채소 15% 내외)에 그치고 있어 총경비중 인건비가 29%정도에 달하기 때문에 생산비 절감이 어려우며, 까다로운 생육조건과 연작의 어려움으로 재배면적 확보가 쉽지 않다.
(2) 저렴한 외국산 인삼의 대량 유입
농산물 무역의 개방확대에 따라 국내시장에 외국산 인삼류의 수입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표 2-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시장은 높은 관세율과 WTO체제하에서의 양허협정에 의해 최소시장접근물량만이 유입되었으나 2005년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의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외국산 수삼이 대거 국내시장으로 밀려오면 국내의 인삼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중국길림성 등지에서 국내시장을 목표로 우리품종의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어 저렴한 외국산 인삼이 대거 유입될 경우 우리나라 인삼산업은 크게 교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표 1> 인삼수입 관세율 및 시장접근물량
구 분 |
1995 |
1996 |
1997 |
1998 |
1999 |
2000 |
2001 |
2002 |
2003 |
2004 |
|
관세 |
수삼·백삼류 |
245.1 |
242.6 |
240.2 |
237.7 |
235.2 |
232.7 |
230.2 |
227.8 |
225.3 |
222.8 |
홍삼류 |
829.7 |
821.0 |
813.0 |
804.6 |
796.2 |
787.8 |
779.4 |
771.1 |
762.7 |
754.3 |
|
시장접근물량 |
34.1 |
36.6 |
39.1 |
41.7 |
44.2 |
46.7 |
49.2 |
51.7 |
54.3 |
56.8 |
자료 : 농림해양수산위원회(2000).
(3) 인삼관련산업내 전매제의 폐지
1984년 백삼, 1996년 홍삼에 대한 전매제가 각각 폐지된 이후 경쟁체제가 정착되고 있다. 경쟁체제도입에 의한 시장활성화는 부가가치가 높은 홍삼가공이 확대되는 등 가공과 소비패턴의 변화로 새로운 수요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순기능으로 작용하지만 국내의 경쟁기반이 성숙되기 전에 경쟁체제가 도입됨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백삼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과거 백삼의 전매제 폐지에 의하여 영세상인의 난립과 과당경쟁이 일어나고 해외시장에 대한 덤핑이 이루어지면서 대외신인도의 하락 및 수출감소가 나타났으며, 외국삼에 의한 국내 백삼시장이 잠식되는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였는데, 홍삼전매제가 폐지된지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같은 결과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
(4) 세계인삼시장의 확대
인삼의 효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세계 인삼시장의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세계 인삼시장은 물량면에서 5배, 금액면에서 2.4배가 증가하여 커다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세계시장의 성장은 침체에 빠져있는 국내 인삼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 커다란 기회요인임에 틀림없다. 즉, 인삼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삼종주국'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가 정책적으로 인삼산업을 활성화시키고 품질·가격경쟁력을 제고한다면 인삼산업내에서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Ⅲ. 인삼산업의 시장현황 및 경쟁환경
1. 국내의 인삼시장 현황
1) 생산 및 재배 현황
인삼의 재배적지는 북위 38도선 지역이기 때문에 개성이 인삼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6년근 홍삼 원료삼의 주산지는 강화, 김포, 포천, 이천, 안성 등지의 개성인접지역이며, 풍기지역에서는 5년근, 금산이남 지역에서는 4년근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인삼은 재배환경에 민감한 반 음지성 작물로 자연환경에 극히 민감하여 포장이 과습하거나 염류가 많으면 잘 자라지 못하고 고온에 약한 등과 같이 재배가 까다로워 경작면적의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인삼은 4년근 인삼의 생산비가 7,269천원/10ha로서 벼의 28배 수준이 될 정도로 단위면적 당 생산비 투자가 많고, 재배기간이 길어(4∼6년) 자본 회임기간이 길며, 경작지가 대부분 경사지이고 시설 내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계화가 어렵고 인건비가 높다. 또한 연작장해가 있어 재배적지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데 이러한 여러 가지 악조건으로 인해 인삼공사와 계약재배하고 있는 지정 홍삼포의 경우계약의 중도폐지율이 '85년에서 '97년 기간중에 24.5%가 증가했다.
1991년의 총생산량은 15,132톤이었었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998년에는 11,478톤까지 줄었으나 최근 재배면적 증가로 미미하게나마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생산농가의 평균 재배면적을 보면 1998년 0.47ha로 1990년에 비하여 소폭 증가하였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하여 생산원가를 낮추기에는 아직도 턱없이 영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수삼가격의 꾸준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농가소득의 하락과 수출량의 급감을 초래하여 생산농가의 소득증대나 한국산 인삼의 대내·외적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표 2> 인삼산업의 일반현황
구 분 |
단위 |
1990 |
1995 |
1996 |
1997 |
1998 |
1999 |
2000 |
재배농가 |
호 |
36,404 |
23,172 |
23,304 |
20,399 |
22,170 |
24,702 |
23,011 |
재배면적 |
ha |
12,184 |
9,375 |
8,940 |
9,903 |
10,349 |
11,561 |
12,445 |
신규면적 |
ha |
3,664 |
2,564 |
2,656 |
3,505 |
2,920 |
3,794 |
4,216 |
생산량 |
톤 |
13,889 |
11,971 |
10,147 |
11,259 |
11,478 |
14,500 |
13,664 |
생산가액 |
억원 |
1,978 |
2,839 |
2,453 |
3,049 |
3,136 |
3,932 |
3,728 |
수출물량 |
톤 |
3,364 |
2,521 |
2,393 |
2,245 |
2,467 |
1,996 |
2,078 |
수출금액 |
백만불 |
164 |
140 |
113 |
89 |
82 |
84 |
79 |
자료 : 농림해양수산위원회(2000).
2) 제조 및 가공 현황
수삼은 80% 정도의 수분을 함유하기 때문에 부패 및 손상의 위험이 있어 수삼을 건조시켜 각종 제품으로 가공하여 왔다. 우리나라 6년근 인삼 생산량의 90%, 4년근 인삼의 80% 이상이 가공제품의 원료로 이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삼의 형태로 소비하지 않고 가공함으로써 인삼제품의 수급을 조절하고, 가격안정 및 부가가치를 제고하는데 효과적이었다. 근대적인 인삼제품의 개발은 19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대부분 홍삼 위주로 발달되었으며, 1970년대 초에 이르러 인삼관련제도가 정비되고 인삼경작자조합 및 인삼제품가공협회가 결성되면서 인삼가공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한국인삼공사 등 몇 개의 업체를 제외한 600여개의 인삼류 가공 및 제조업체 대부분이 규모가 영세하여 질적인 성장은 매우 미진한 상황이다. 이러한 제조 및 가공업체의 기반이 취약함으로 인하여 국내 인삼생산량의 50% 이상이 가공되지 않은 수삼형태로 유통·소비되고 있다. 또한, 나머지도 대부분 홍삼·태극삼·백삼 등의 원형삼 형태로 소비되고 있으며, 극히 일부만이 인삼차·정제·캡슐·농축액 등으로 2차 가공되고 있다.
결국 원료삼의 가격이 중국 등의 주요 경쟁국에 비하여 5배 이상 비싼 우리나라로서는 인삼의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제고가 필요하지만 가공 및 제조기반의 취약성으로 인하여 인삼산업 경쟁력 약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
지역 |
계 |
제조품목별 업체수 |
||||||
홍삼 |
태극삼 |
백삼 |
홍+태+백 |
홍+태 |
홍+백 |
태+백 |
||
인천 |
1 |
|
1 |
|
|
|
|
|
경기 |
12 |
7 |
1 |
1 |
|
|
1 |
2 |
강원 |
1 |
|
1 |
|
|
|
|
|
충북 |
10 |
|
2 |
4 |
3 |
|
1 |
|
충남 |
220 |
6 |
4 |
175 |
15 |
1 |
2 |
17 |
전북 |
24 |
1 |
|
6 |
5 |
|
|
12 |
경북 |
12 |
|
|
6 |
4 |
|
|
2 |
경남 |
1 |
|
|
1 |
|
|
|
|
계 |
281 |
14 |
9 |
193 |
27 |
1 |
4 |
33 |
자료 : 농림부, 인삼산업 중장기 발전대책, 2000. 6.
3) 소비현황
인삼의 주요 소비형태는 삼의 가공도에 따라 수삼, 백삼, 태극삼, 홍삼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인삼류 소비형태를 보면 다음의 <표 4>와 같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5년 동안의 인삼의 평균 생산량은 12,000톤이며, 이 가운데 50%에 해당하는 6,000톤 정도가 가공을 거치지 않은 수삼으로 전량 내수용으로 소비된다. 다음으로 33%인 3,960톤이 백삼으로 소비되는데, 이 가운데 95%는 원형삼 형태의 백삼 및 백삼분말로 이용되는 것이 95%에 달하며, 2차 가공된 것은 5%에 지나지 않는다. 1,800톤은 홍삼으로 가공되며, 특히 2차 가공된 것이 이 가운데 67%인 1,206톤에 달하고 있다.
<표 4> 인삼류 소비형태
구 분 |
생산량 |
가공 및 제품형태 (톤) |
||
전 체 |
내 수 |
수 출 |
||
홍 삼 |
1,800톤 (15%) |
1차가공 594 (33%) |
119 (20%) |
475 (80%) |
2차가공 1,206 (67%) |
603 (50%) |
603 (50%) |
||
태극삼 |
240톤 (2%) |
1차가공 240 (100%) |
45 (19%) |
195 (81%) |
백 삼 |
3,960톤 (33%) |
1차가공 3,762 (95%) |
3,593 (95%) |
169 (5%) |
2차가공 198 (5%) |
99 (50%) |
99 (50%) |
||
수 삼 |
6,000톤 (50%) |
생 삼 |
자료 : 농림부 인삼통계자료(농협 인삼사업본부 조사), 2000.
2. 해외의 인삼시장 현황
1) 해외시장현황
홍콩은 자유무역지대인데다 인삼의 주요 소비국이 인근에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세계인삼시장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인삼제품의 주요 소비국은 중국, 홍콩, 한국, 일본, 대만 및 기타 동남아 국가들이며, 주요 수출국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을 들 수 있다.
1995년 현재 주요 수출국의 인삼제품 수출규모는 약 3억 6,800만불로 추정되고 있는데, 건삼이 2억 7,800만불로 전체시장의 75.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억 3,990만 달러를 수출하여 주요 수출국 수출규모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표 5> 주요 인삼수출국의 수출실적(1995)
(단위 : 백만불, %)
구분 |
계 |
한국 |
중국 |
일본 |
미국 |
캐나다 |
기타 |
수출액 |
386.0 |
139.9 |
48.9 |
6.8 |
107.0 |
62.9 |
2.5 |
비율 |
100.0 |
38.0 |
13.3 |
1.8 |
29.1 |
17.1 |
0.7 |
자료 : 인삼협동조합 중앙회 국감자료, 1998.
홍콩 통계청이 작성한 「연대별 각국 삼별 홍콩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1996년 중국삼이 2,948톤을 수출하여 46.6%를 시장점유율을 보였고, 북미지역에서 1,260톤을 수출하였다. 그러나 1997년에는 북미산 화기삼이 중국삼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였는데, 화기삼은 규모로는 426만근, 금액으로는 1억 1,700만 달러가 수출되었다. 다음으로 중국삼이 286만근, 2,300만 달러를 수출하였고, 우리나라는 18만근을 수출하였으며, 수출액으로는 2,600만 달러이다. 또한 2000년도에는 저가격의 북미산과 중국산 인삼제품이 전체 수출량의 96%를 차지했는데 우리나라 제품은 3%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즉,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인삼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2) 우리나라의 수출입 현황
우리나라의 인삼수출은 1990년 1억 6,490만 달러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999년에는 8,400만 달러로 1990년의 50%수준으로 축소되었다. 원형삼의 경우 세계 최대의 인삼 소비시장인 중국 및 화교권 시장에서 중국삼과 화기삼에 대부분의 시장을 빼앗겼으며, 원형삼 이외의 기타 가공제품도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이 비싼데다 품질마저 현지시장의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 1] 우리나라 인삼제품의 수출액 추이
현재 세계 백삼시장은 캐나다와 미국산 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백삼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여 국내시장에서만 소비되고 있다. 그나마 우리가 인삼 종주국이라는 명성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6년근 홍삼 때문이다.
그러나 홍삼 역시 1996년의 전매제 폐지에 따른 품질저하, 국내업체간 수출시장에서의 과당경쟁, 외국시장에서의 가짜 홍삼 범람, 국내 묘종을 해외에서 생산함에 따른 품질격차의 감소, 적정재배지역의 감소, 인건비의 상승 등 생산원가의 증가, 불합리한 유통구조에 의한 물류비용의 증가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인하여 해외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홍삼은 그 동안 한국담배인삼공사가(1999년 한국인삼공사가 홍삼사업 전담) 독점해 왔으나 1996년 전매제 폐지에 따라 생산자 단체나 민간업자의 가공이 가능해지면서 경쟁체제가 도입되었다. 과거 6년근 홍삼은 인삼공사가 생산과 수출을 주도했으나, 개성인삼협동조합이 1996년부터 해외시장에 뛰어든데 이어 1998년에는 하동산업, 한국인삼사 등 민간업체도 가세하여 해외시장에서의 국내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998년 홍삼수출은 3,460만 달러로 전체 뿌리삼 수출액의 87.5%를 차지하고 있으며, 1997년 3,240만 달러에 비하여 6.8% 증가한 규모이다.
<표 6>은 우리나라 인삼의 홍콩시장의 점유율을 정리한 것이다, 홍콩시장에 세계 인삼시장의 중심지이므로 동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우리나라 인삼의 시장경쟁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수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1990년 24.4%에서 1995년 17.2%, 1998년 11.8%로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으며, 수량기준으로는 7.1%, 4.2%, 1.8%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우리나라 인삼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지위약화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특기할 것은 수량과 금액기준 점유율 비율이 각각 343%(24.4/7.1), 409%(17.2/4.2), 650%(11.8/1/8)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제품은 고급제품시장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추세는 매년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에서도 심화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인삼제품의 시장전략에 관하여 시사하는바 큰 것으로 보여진다.
<표 6> 우리나라 인삼의 홍콩시장 점유율
연도 |
수출액 |
수 량 |
홍콩시장 점유율 |
|
금액기준 |
수량기준 |
|||
1990 |
165백만달러 |
3,364톤 |
24.4 % |
7.1 % |
1995 |
140백만달러 |
2,515톤 |
17.2 % |
4.2 % |
1998 |
82백만달러 |
2,245톤 |
11.8 % |
1.8 % |
자료 : 충청남도청(2001).
<표 7>은 국내인삼의 지역별 수출현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1995년에서 1999년 기간중 동남아 시장에 85%이상이 집중되어 있어 시장 편중현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일차적으로 인삼제품의 소비시장이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삼제품의 효능이 점차 밝혀지고 있는 점을 비추어 볼 때 동남아 시장 이외의 타 지역에 관한 시장개척의 필요성이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7> 국내 인삼의 지역별 수출실적
(단위 : 천달러)
연 도 |
합 계 |
동남아 |
북 미 |
중남미 |
유 럽 |
중동 |
기타 |
수출국 |
1995 |
139,936 (100) |
119,133 (85.1) |
12,904 (9.2) |
1,116 (0.8) |
5,391 (3.9) |
672 (0.5) |
720 (0.5) |
65개국 |
1996 |
112,656 (100) |
98,632 (87.5) |
7,688 (6.8) |
996 (0.9) |
4,247 (3.8) |
674 (0.6) |
419 (0.4) |
65개국 |
1997 |
89,210 (100) |
79,466 (89.1) |
4,399 (4.9) |
847 (0.9) |
3,541 (4.0) |
420 (0.5) |
537 (0.6) |
67개국 |
1998 |
82,007 (100) |
67,290 (82.1) |
8,036 (9.8) |
375 (0.5) |
2,929 (3.6) |
433 (0.5) |
2,944 (3.6) |
64개국 |
1999 |
84,326 (100) |
73,944 (87.7) |
5,203 (6.2) |
508 (0.6) |
3,803 (4.5) |
662 (0.8) |
206 (0.2) |
66개국 |
주: 괄호안은 각 연도 기준 비율임
자료 : 농림해양수산위원회(2000).
Ⅳ.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활성화 방안
1. 인삼산업의 당면 문제점
우리 나라의 인삼관련산업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침체되어 있으며, 외국의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경쟁자가 등장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에서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인삼관련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생산·제조·유통·시장·정부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어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인삼산업이 당면한 문제점 가운데 앞서 다룬 재배 및 시장현황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인삼제품의 수급 불균형
우리나라의 인삼은 지난 100여년 동안 전매제가 이루어져 왔는데 과거 전매청 및 한국담배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위주의 수출정책을 추진하였으며, 현재도 이 같은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그 결과 인삼공사의 홍삼제품은 해외시장에서 최상의 품질로 포지셔닝되어 강력한 경쟁지위를 구축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인삼제품의 80%이상에 해당되는 국내 중소업체의 상품은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여 이들 제품의 수출에 상대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수출되지 않는 물량의 대부분이 국내시장에 공급됨으로써 국내시장의 초과공급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극심한 가격경쟁을 야기하였으며, 여기에 양허관세에 의한 수입물량의 지속적 증가와 밀수삼의 급속한 대량유입으로 가격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하에서 우리나라 인삼의 품질 및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떨어지고, 인삼산업 전체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로 작용하고 있다.
2) 재래시장 유통구조의 비투명성
인삼시장의 유통구조상 가장 큰 문제는 유통경로의 폐쇄성이 대단히 높은 비투명성에 있다. 예를 들어 금산인삼시장은 우리나라 인삼거래의 80%를 차지하는 대규모의 시장이지만 재래시장의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삼 재래시장의 특징은 모든 거래가 당사자들간의 폐쇄적인 접촉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표준의 계약 및 공정한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고, 가격이 매우 유동적으로 형성된다. 결국 재배농가는 가격형성에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며, 중간상들의 영향력이 높게 작용하는 거래의 불투명성이 대단히 높은 시장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무자료거래가 많아 세금이 공정하게 납부되지 않는 비제도권 시장으로써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인삼관련정책 수립 및 실행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재래시장 유통구조의 비투명성은 시장비효율성을 낳고 결국 인삼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3) 인삼산업정책의 행정일원화 미흡
인삼산업 관련정책은 농림부, 보건복지부 및 재경부가 각각의 분야에 대하여 관리하고 있다. 농림부에서는 전반적 인삼관련정책을 수립하고 생산농가에 대한 경작관리·자금지원(농협내 인삼사업부, 인삼조합)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원형삼의 제조 및 검사, 인삼경작신고, 인삼경작지도, 인삼류 수급조절, 저년근 인삼류의 검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식품으로서의 인삼제품류에 대한 제조 및 안전성 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재경부에서는 인삼공사를 통해 계약재배되는 6년근 수삼의 홍삼가공·검사·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다원화된 관리체계는 부처간 이해관계에 따른 불협화음을 야기하고 인삼산업활성화를 위한 통일된 효과적인 정책의 수립 및 이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4) 인삼협동조합의 기능 미흡
1996년 홍삼전매제가 폐지되면서 인삼협동조합의 관할권이 담배인삼공사로부터 농림부로 이관되었고, 2000년에는 농협·축협과 흡수통합되는 등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기반이 갖추어지지 인삼조합과 생산농가를 대변하는 생산자단체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의욕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조직정체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예산이 터무니없이 부족하여 인삼사업법 제10조·11조에 제시된 인삼의 수급조절이나 가격안정효과라는 조합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작자 입장에서는 가격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격안정장치와 수확 및 수확후 채굴, 저장, 건조, 검사 등의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산지유통금융이 필요한데, 정부지원의 실질적인 창구가 될 수 있는 인삼협동조합의 역할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산지수집상들이 산지유통금융의 공백을 메꾸며, 조합의 계통출하를 대신하는 비효율적 시장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 산지수삼가격을 산지수집상인들이 좌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재래시장의 비효율성을 초래하였다. 또한 가격교섭력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경작자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높은 유통비용에 의한 소비자 후생의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5) 인삼관련 연구기관 간의 협력체제 미흡
국내의 인삼관련 연구는 농촌진흥청(표준인삼경작방법 고시),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인삼재배, 제품개발, 성분, 효능부분연구), 한국식품개발연구원(제품 및 제조기술개발, 포장개발)등 각 연구기관별로 고유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연구기관간의 원활한 협조체제가 구축되지 않아 인삼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연구축적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삼연초연구원등 인삼연구분야 전문기관을 구심점으로 한 관련연구기관들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재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은 한국인삼공사의 출연에 의해 홍삼류 중심의 제품개발 및 성분·효능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나마 홍삼전매제 폐지 이후 출연규모도 줄어들고 있어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의 인삼관련 기초연구개발 투자 역시 점차 축소되고 있다.
6) 해외시장에서의 가짜 제품
홍콩, 중국, 대만 등지에서 한국상표를 부착된 가짜 한국인삼 제품이 성행하면서 한국제에 대한 이미지 손상은 물론 수출에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1998년부터는 한국인삼공사가 제조하는 6넌근 홍삼제품을 위조한 「정관장고려삼」이 외관과 표기 보증서 검사인까지 위조되어 홍콩에서 유통되고 있다. 또한 대만에서는「고려인삼차」,「한국인삼차」라는 명칭으로 제조국 표기없이 한국상표를 붙여 한국산으로 오인하게 만든 제품이 팔리고 있다. 이는 한국산 인삼이 고품질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지 유통망에 대한 장악력이 약하고, 경쟁국 제품보다 값이 비싸고 유통마진도 적어 현지 판매상으로 하여금 판매를 동기부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짜 상표의 성행은 한국산 인삼의 위축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7) 한국인삼공사 민영화
1996년 전매제가 폐지된 데 이어, 한국담배인삼공사를 비롯한 한국인삼공사의 민영화논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인삼공사의 관계자는 물론, 6년근 계약재배조합(생산농가)도 민영화에 대한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는 인삼공사측에서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해 주고 수삼을 전량 수매해 주었기 때문에 생산농가가 경작을 할 수 있었는데 민영화가 된다면 기존의 지원과 전량수매정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삼생산과 관련한 전문적 노하우의 습득, 연작이 불가능한 인삼의 생리적 특성, 이로 인한 지속적인 재배면적의 감소, 투자자본회수기간의 장기성,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비용 필요, 막대한 제품연구개발비용 소요 등의 진입비용을 과연 민간기업의 감수할 수 있겠느냐 하는 부분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인삼공사의 민영화 논의는 신중하게 접근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대안없는 민영화는 인삼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정경쟁, 구조조정도 필요하지만 이로 인한 산업활성화 저해라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구조조정이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혹은 맹목적인 구조조정이라는 기치 및 부처간 이기주의의 발로에서 나타난 것인지를 신중하게 고려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산업육성을 위한 전반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토대가 잡힌 후에 민영화를 한다해도 늦지 않으며, 현재 인삼산업구조의 비효율성을 개선된다면 인삼공사의 자체적 조직개편은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다.
2. 인삼산업의 활성화 방안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인삼산업에는 현재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어 있는 바, 현실적인 면에서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대내외적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연구개발투자의 확대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이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연구개발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차원보다는 정부 및 공공 차원에서 의 배려가 요구된다. 우선적으로 인삼기초학 관련기관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특히, 인삼연초연구원의 경우에는 인삼공사로부터의 연구비 전액지원에서 탈피시켜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제품개발과 편중된 연구로부터 인삼기초학을 중점으로 다루게 함으로써 인삼연구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한국인삼연초연구원, 농촌진흥청,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민간연구소등의 인삼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시스템을 구성·운영함으로써 분야별 연구확대를 꾀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고려해 볼 수 있는 역할분담으로써 인삼연초연구원은 연구과제 개발 및 주관을 담당하고, 농업진흥청과 한국식품연구소 및 기타 민간연구소는 기능별 연구 및 연구인력 상호 교류 추진을 담당하며, 정부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형태의 운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2) 인삼제품의 효과적인 복용법의 홍보
인삼제품은 수삼의 형태로 음용하는 것보다 홍삼으로 가공하여 음용하는 것이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하여 알려진 사실이다. <표 8>은 인삼의 부위별 총 다당체 함량을 비교한 것인데 이를 보면 홍삼음용이 수삼음용보다 효능이 뛰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인삼제품의 효과적인 음용법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부족은 수삼 외의 홍삼, 백삼, 태극삼 등의 뿌리삼과 이들 뿌리삼을 이용한 가공품 등의 다양한 수요기반을 창출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표 8> 인삼의 부위별 총 다당체 함량비교
부위별 |
산성 다당체 함량(units/g D.W) |
|
수 삼 |
홍 삼 |
|
뇌 두 |
129.6 (62.2%) |
619.6 (128.6%) |
주 근 |
187.1 (100%) |
481.8 (100%) |
지 근 |
126.6 (67.7%) |
368.4 (76.5%) |
세 근 |
73.8 (39.4%) |
361.3 (75%) |
표 피 |
- |
252.7 (52.4%) |
자료 : Han, 1992.
그 결과 우리나라의 인삼관련제품 가운데 수삼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삼은 오랜 기간 동안의 불투명한 거래관행이 뿌리깊게 고착화되어 있으며, 보관·운반상의 문제로 인하여 그 유통과정에서 중간상의 지배력이 매우 높아 시장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인삼관련제품의 효능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말미암아 단순하고 왜곡된 수요기반이 조성되었으며, 이는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삼제품의 효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이루어지도록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데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를 강화하고, 또한 객관적인 실증자료를 이용한 인삼제품의 효능의 비교 등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경우 음용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주체는 인삼학회, 인삼연초연구원 등 학계 및 연구기관이 될 수 있고, 홍보주체는 연구주체의 연구자료를 기초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할 수 있다.
3) 정부 지원제도의 개선
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은 시장 비효율성의 제고, 시장구조개선 등을 통한 산업활성화에 초점을 두어 생산농가들이 자생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지원은 저리자금을 융자하는 단발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나마도 인삼협동조합으로부터 지원되는 지원금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지원주체가 통합되지 못하고 분산됨으로써 지원효과가 낮고, 이로 인한 비효율성·중복투자의 예산낭비가 초래되고 있다. 특히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식재자금 지원 등 임기응변적 직접지원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계통출하의 주체로서 조합이 기능을 수행하고 지원예산총액을 통합된 조직을 통하여 지원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지원정책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지원금액의 절대규모를 확충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시장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하부구조를 만드는 등 간접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외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한국삼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외 수요를 창출하는 등의 간접적인 지원이 바람직할 수 있다.
4) 해외시장에서의 공동마케팅
인삼공사는 국내 인삼산업의 주도적 사업자이면서 공기업이다. 따라서 기업으로서의 성격상 자신의 조직만을 위한 마케팅전략보다는 우리나라 인삼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6년근 홍삼이 최고라는 홍보보다는 '고려인삼이 좋다'라는 홍보전략을 펼침으로써 국내 인삼산업전체의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해외시장의 인삼매장에서는 인삼공사의 홍삼과 더불어 다른 외국산 홍삼·백삼제품이 팔리고 있다. 고객이 선택하는 한국제품은 인삼공사의 홍삼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에는 홍삼만 있지 백삼이나 태극삼 등은 없다는 외국인들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홍삼의 명예를 되살리고 한국인삼산업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여 대처해야 한다.
한국인삼공사의 6년근 고급제품의 경우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갖는다고는 하지만 군소업체의 경쟁력저하에 의한 국내 인삼산업의 침체는 결국 인삼공사의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백삼, 태극삼의 경쟁력을 잃은 현상황하에서 인삼공사의 홍삼이 앞으로도 국제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한 발상으로 보인다.
만약 인삼공사가 막강한 홍삼 브랜드를 가지고 국내의 다른 백삼·태극삼 등의 제품을 더불어 홍보하고 제품구색을 맞춰준다면 해외 소비자들의 한국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즉, 한국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사업을 주도하고, 계통출하를 통한 인삼조합은 저년근홍삼 및 백삼·태극삼 사업을 주도하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동마케팅을 펼친다면 한국인삼제품의 단순매출증가 뿐 아니라 전체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저년근 홍삼 및 백삼·태극삼이 외국 인삼제품과 일차적으로 가격·품질 경쟁을 한다면 인삼공사의 홍삼은 차별화되어 외국의 값싼 제품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다. 이 같은 이분화된 경쟁구조는 결과적으로 정관장 6년근 홍삼이 최고급제품이라는 시장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인산제품이 중-저급품시장과 고급품 시장에서 각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5) 밀수삼에 대한 대응
정부에서는 밀수삼을 통제하고 있다고 하지만 밀수삼이 국내시장에서 상당량 유통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더욱이 2005년부터 지난 10년간 유지해 온 양허협정에 의한 수입규제가 해제될 경우 국내 인삼산업 및 시장참여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견된다.
따라서 원산지표기가 분명히 이루어지도록 제도 및 규정을 강화하고, 국산과 외국삼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기면서 소비자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인삼관련지식·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g당 중국삼과 한국삼의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같은 100g에 포함된 사포인 등의 유효한 유성이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므로 2배 이상 가격을 지불하고 한국삼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는 것을 홍보할 수도 있고, 방부제의 포함 여부는 물론이고 농약잔류성분 역시 외국삼이 훨씬 높다는 객관적 연구결과를 제시할 수도 있다. 여기에 외국삼과 한국삼을 섞어 판매하고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는 불법적인 거래행위를 근절시킬 수 있는 대응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한편, 일반적인 국내삼의 원가보다 싸게 팔리는 제품의 경우는 밀수삼의 혼입품의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정부당국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재료구매처를 추적하면 덤핑 밀수삼의 추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이런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정책 담당자들이 인삼산업에 대한 중요성과 불공정유통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대내외적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우리나라 인삼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현재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현황을 정리하고, 시장에서의 경쟁을 중심으로 한 효율화방안을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은 그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국내시장에서의 경쟁기반도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하에서 시장개방과 경쟁력 있는 외국제품의 성장 등 미래의 전망도 그리 희망적이지 못한 것으로 요약된다.
인삼의 약리적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세계의 인삼시장은 확대되고, 이삼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기준에서 세계최고의 품질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렴한 외국삼과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인삼을 이용하여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혁신적 경쟁자에 비해서 또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내부적으로 볼 때 국내의 생산기반은 취약해지고, 저렴한 외국삼의 유입으로 시장경쟁력은 취약해지지만 오랜 전매제의 유지 및 이의 폐지에 따른 시장의 혼란은 시장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한 당사자의 힘으로만은 불가능하며, 생산농가, 유통업자, 생산자대표단체, 제조·가공업자 및 정부등 관련당사자 각각의 효과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각 당사자별 대응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삼의 경작은 기계화율이 매우 낮고 인력확보의 어려움으로 가격경쟁력에서 매우 취약하여 우리나라 인삼산업 경쟁력약화의 근간이 된다. 따라서 기계화율을 높임으로써 생산비 절감할 수 있는 경작방법을 개발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작지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생산농가 자체적인 노력이 가장 필요하고, 상당부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인삼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유통구조가 폐쇄적이고, 복잡하여 시장의 활력을 제고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불투명한 시장체제에서는 궁극적으로 대외경쟁력을 잃는 공멸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자명하므로 특히, 산지수집상을 비롯한 인삼유통업자의 인식의 변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전매제의 폐지와 함께 가공업자의 난립으로 과열경쟁 및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 하락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가공업자 스스로의 품질관리와 경영 및 마케팅 능력의 배양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인삼공사의 역할이 매우 크다. 즉, 타업체와 공생의 전략을 통한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이 요구된다.
넷째, 인삼산업과 관련한 정부부처의 관리 및 규제가 다원화되어 혼랍스럽다. 그러나 행정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각 부처별 관련 업무를 관장하되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들로서는 통일되고, 체계적인 감독과 규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조화가 이루어져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처별 정책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협의체의 구성이 필요하다.
다섯째, 우리나라는 인삼의 복용이 오랜 역사를 통하여 지속되어 왔으나 아직까지도, 인삼의 효과적인 복용법에 관한 홍보는 놀랄만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시장의 수요기반이 탄탄할 때 산업의 대외경쟁력이 강화되는 만큼 인삼제품의 다양한 효능을 알릴 수 있는 홍보가 필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삼공사의 기존과 같은 차별적 마케팅으로 인한 산업균형발전의 저해 등과 같은 행위는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4년근 홍삼의 경우 6년근 정관장의 성가에 밀려 시장기반이 구축되지 않으며, 결국 4년근이 6년근 홍삼으로 둔갑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한 인삼은 식품으로 분류되어 효능에 대한 홍보가 불가능하므로 이 또한 정책적 보완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인삼산업 관련당사자들은 한 목소리로 인삼산업의 위기론과 함께 종합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각기 다른 당사자에게 문제의 책임을 넘기는 분위기가 팽배하여 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대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관련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의 구성과 함께 종합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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