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유가족에게 지급해 왔던 1,000만 원의 장례지원금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1월 의견수렴 절차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선 화장-후 장례 원칙을 폐기하더니, 이제 유족에게 지급해오던 장례지원금마저 소리 소문 없이 폐지해버린 것이다. 정부가 장례지원금을 폐지하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무어라고 설명했는지는 언론에 잘 나오지 않아서 알기 힘들다. 다만, 코로나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정상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측은 지우기 어렵다.
위와 같은 정부의 코로나 관련 정책을 보면, 자기 손으로 경제활동을 해 본 적은 거의 없고 (학교 공부 역시 물론 제쳐두고) 학생운동이라며 데모나 하다가 90년대 이른바 “386세대”로 정치에 입문한 사람들이 현 정권의 핵심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참담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실물경제를 겪어본 자들이 아니니 실물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리도 없고, 그렇다고 대학 때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니 책상 앞에서 기발한 정책 아이디어를 내놓지도 못한다. 단지 우왕좌왕할 뿐이다. “진보”로 비춰지는 온갖 정책들, 예컨대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향상 등의 정책은 거대 여당의 힘으로 단독 처리해버리고, 화장장이 근로자들의 52시간 근로를 위해 코로나 사망자의 시신은 집에 안치하던 어디에 안치하던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부이다. 하긴, 전인구의 4분의 1이 넘는 1300만 명이 코로나에 감염되었는데도, 문재인 정부 백서에 “K-방역”의 성공을 자화자찬하는 내용을 잔뜩 실어 놓았다니, 더 이상 이 정부에 무엇을 바라겠는가.
필자는 정부 정책의 난맥상과 아마추어리즘을 비판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정부는 4월부터 코로나 장례지원금 1,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사태는 법적 문제로 비화된다. 누구는 장례지원금을 받고, 누구는 장례지원금을 못 받는, 차별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그 차별적 상황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실상은 정부가 예측했던 범위를 한참 벗어나 코로나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발생되니, 정부의 재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법정에서 항변사유가 안된다.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장례지원금을 계속 지급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 예산 중에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이런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예비비”라는 것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 정부의 코로나 장례지원금 폐지 결정은 현 정부가 한 치 앞조차 내다볼 수 없는 세계에서 창피한 수준의 아마추어 정부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장례지원금을 폐지하였을 때 발생될 법적 문제조차 예상하지 않은(못한), 극히 무능한 정부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현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 사태를 잘 해결짓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