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가스보일러가 트러블을 일으켜서 나를 제외한 세 식구들이 씻는 동안 계속 리셋을 시켜주느라 난리를 폈다.
아파트가 15년차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손볼 곳이 생기는데...이쯤 해서 이사갈 준비를 해야되는 것인지...
그러고보니 이 집에 참 오래 살았다.
내가 성장기엔 한집에 2년 이상 살아보질 못했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야 우리집이 마련 됐기 때문에 그 전에는 계속 2년 단위로 이사를 다녔던 것.
그러던 것이 결혼 하고서 세번째로 자리잡은 이 아파트에서 무려 15년간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살았으니...
낮에 사람을 불러 점검을 해보니 예상했던 그대로 보일러를 통째로 바꾸라고 권한다.
부품이 단종되어서 수리를 하기도 힘들고 또 중고부품으로 대충 땜빵을 한다 치더라도 다른 부품들 또한 내구연한이 다 넘은 상태라 언제 어떻게 될지 장담을 못한다는 야그.
결국 오후에 공사를 벌여 보일러를 바꾸고 그 첫번째 타자로 말리를 내세워 목욕을 시켜준다.
두번째 이용자는 해찬.
난 세번째 이용자로 예약을 하며 안선생님과 만나기로 한 경기장으로 나간다.
트랙에는 여느 화요일과 같이 주변의 주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달리고 있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한층 화사하다.
여성주자들이 군데군데 끼어서 달리고 있기 때문인데 교육청에도 두 명, 온고을 클럽에도 있고...뉴페이스까지 있으니 활기가 돌 수밖에...
8레인으로 들어서서 평소처럼 몸이 풀리는 결대로만 가속을 해서 22바퀴, 10Km를 목표로 런닝을 시작한다.
지난주에는 초반에 격하게 시작해서 몸이 부담스러웠는데 나대로만 방식으로 속도를 구사하니 참으로 편안하고 좋다.
전반의 11바퀴까지 완만한 가속으로 돌고 후반의 첫 바퀴까지 안선생님과 보조를 맞추다가 10바퀴를 남겨놓은 때부터 혼자 독주를 해서 마무리까지~
2'33", 2'23", 2'24", 2'20", 2'18"
2'19", 2'11", 2'08", 2'07", 2'05", 2'08" [25:00 / 5Km]
2'03", 1'56", 1'57", 1'53", 1'54"
1'53", 1'51", 1'51", 1'49", 1'49", 1'40" [20:42 / 5Km]
{45:43 / 10Km}
전체적으론 지난주에 비해 2분 가까이 늦었는데 당연히 전반을 늦게 올렸던 것 때문에 그렇고 후반은 오히려 빠르게 달렸다.
서신동 고깃집에서 육회와 사시미를 놓고 국민주를 곁들이며 저녁을 대신하고 옆으로 자리를 옮겨 은성슈퍼에서 황태안주에 맥주로 건배!
자리가 파할 무렵엔 후배병곤이 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그러저러한 사람들이 학교 동아리방에 모여 있다고...
이미 10시가 넘은 때인데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타고 전북대로 가보니 정작 전화를 했던 녀석은 술이 과해서 집으로 가 버렸고 써클커플 두 쌍만 남아서 여흥을 즐기고 있다.
그 덕에 나도 젊은시절의 한대목으로 돌아가서 추억을 되세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