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쓰고, 목도리 하는
것이 큰 보약(補藥)이다.
강 추위가 몰아 칠 때 집 밖으로 나서려면 모자, 목도리, 장갑, 귀 마개, 마스크를 고루 갖추는 것이 좋은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건강 전문가들은 첫째 '목도리' 이고, 둘째는 '장갑' 이라고 한다.
경희 의료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는 “모자와 목도리 중 하나만 고르라면 목도리가 우선” 이라고 하면서 그는 “아주 추울 때 밖으로 나가면 ‘머리가 시리다’ 며 외부 공기에 노출된 머리를 가장 먼저 보호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며, “그러나 뇌 부위는 자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반면, 목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목이 보온에 특히 중요한 것은 이 부위가 추위에 민감 할 뿐 아니라, 이곳에는 뇌로 올라 가는 굵은 혈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혈관이 수축되면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그러면 노약자의 경우 뇌 중풍 같은 치명적 위험이 발생 할 수 있다.
외부의 강 추위에 머리가 아픈 증세를 느낀다면 뇌 중풍의 경고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는 곧 바로 실내로 들어 와 방한 장비를 갖추거나 아예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런데 어른들은 의외로 중절모 같은 모자를 쓰는 것을 그다지 탐탁지 않게 여기거나 쑥스럽게 여기는 듯 싶다.
그래서인지 겨울 바람이 쌩쌩 부는 날에도 ‘맨 머리’ 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많다.
젊은이들은 야구 모자를 비롯한 ‘운동모’ 를 쓰고, 강의실이나 식당을 스스럼 없이 출입 하는데, 중년 층에게서는 중절모 같은 모자를 쓰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여기에는 모자를 쓰면 탈모를 촉진한다는 미신이 의외로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실은 나이가 들수록 모자를 쓰는게 바람직 한데 말이다.
심장병 전문의들은 겨울 철 외부 기온이 5°C 내려 가면 심근 경색증 발병 률이 5% 상승한다며, 겨울 철 체온 관리에 유의 할 것을 강조한다.
그 뿐만 아니라 외국의 신경 내, 외과 전문의들은 뇌 출혈 예방 차원에서 ‘겨울 철 모자 쓰기’ 를 캠페인 수준으로 적극 권장하고 있다.
추운 겨울 아침에 고령자들이 문 밖에 있는 조간 신문을 가져 오려고 아무 생각 없이 잠깐 나갔다가 뇌 졸중 같은 ‘큰 일’ 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고령자들의 뇌 속에 있는 ‘체온 관리 센터’ 가 옥외의 찬 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심장에서 ‘먼 곳’ 에 있는 사지의 혈관을 비롯한 모든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혈액을 한꺼번에 심장으로 보내는 현상이 일어나고, 이것이 심장 쇼크(shock)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러 임상적 관찰에 따르면 추운 겨울 철에 모자를 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몸 전체의 체온에 약 2°C 의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내복을 입은 것과 맞 먹는 보온 효과이다. 즉, 모자가 머리 부위를 통해 생길 수 있는 탈온(脫溫) 현상을 충분히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겨울 철에 모자를 쓰는 것이 건강 관리에 좋다고 주장하는데 특히 고령자에게는 웬만한 보약 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모자를 쓰지 않은 ‘맨 머리’ 는 뚜껑 없는 밥 솥에 비유 할 수 있다고도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 필자 이성낙 : (현) 가천 의과대 명예 총장.
독일 뮌헨 의과 대학 졸업, 프랑크푸르트 대학 피부 과학 교수, 연세대 의대 교수, 아주대학교 의무 부 총장 역임.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