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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기기들이 휴대 가능할 정도로 소형화되면서 그야말로 소형 디바이스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과거에 한 덩치 했던 기기들도 반도체 전력소모 절감 기술과 기판설계 기술의 진화로 점점 더 작고 가벼워지고 있다. 이제 한 손에 들고 다니면서 전화도 하고 업무도 보고 고화질 게임도 즐기고 영상도 촬영하고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음악까지 생생히 들을 수 있다.
휴대 기기의 발전 뒤에는 사실 배터리 기술의 발전도 한 몫 했다. 더 작고 가벼워지면서도 가용 용량은 증가해 기기 작동 시간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반도체 및 배터리 기술의 진화로 인해 휴대기기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배터리는 용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이를 채우는 방법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과거 방식으로는 도저히 대용량 배터리를 가득 채우기가 힘들어졌다. 충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서다. 이에 제조사들은 효율적인 배터리 충전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현재 다양한 방법의 충전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배터리 충전 기술의 중심에는 ‘고속충전’과 ‘무선충전’이 있다. 전자는 대용량 배터리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충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후자는 편리한 충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면 각 충전 기술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까?
과거 모든 휴대용 기기는 충전이 참 쉽지 않았다. 여기서 충전이라고 하면 과정보다는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말한다. 그러니까 완전충전이 굉장히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정작 사용시간은 길지 않았다. 액정은 넓어지고 사용하는 기능도 많아지는데, 어렵게 4~5시간 들여 충전하면 길어봐야 7~8시간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에는 배터리 관련 기술이 농익지 않아 전반적인 효율이 낮았던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사용이 그렇게 녹록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족했던 부분들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용량도 늘어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증가하고 있으며, 충전에 대한 어려움도 눈부시게 개선됐다. 하지만 사용 시간에 대한 욕구는 계속 커지는 반면 기술 발전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스마트 기기가 얇아지면서 배터리 장착에 필요한 공간 확보에 인색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만 무조건 늘리는 것에 한계를 느낀 제조사들은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충전 속도를 단축하는 고속충전 기술이다. 충전속도가 단축되면 정작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어도 빠르게 재충전하면 되므로 기기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 고속충전의 원리와 종류는?
▲ 삼성전자 2A 분리형 충전기
고속충전은 말 그대로 배터리 충전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전압(V)과 전류(A)량을 조절해 충전 전력량(W)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과거 일반 휴대기기에 탑재된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5V/1A 규격으로 진행됐었다. 이는 5W 전력으로 충전이 이뤄진다는 의미. 이 정도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배터리 용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이 전력량으로는 만족도를 높일 수 없게 되었다. 고속충전 기술이 등장한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빠르게 충전하는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퀄컴(Qualcomm)의 QC(QuickCharge)가 있고 USB-PD(USB Power Delivery)가 있다. 이 외에 애플 규격의 USB-PD와 삼성전자의 AFC(Adaptive Fast Charging), 에이수스의 부스트 마스터(Boost Master), 중국 스마트폰 기업인 오포(Oppo)의 VOOC(Voltage Open Loop Multi-step Constant-Current Charging) 등이 있다.
먼저 퀄컴 QC 기술을 살펴보자.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퀄컴이 내놓은 기술로 자사가 개발한 스냅드래곤(Snapdragon) 프로세서가 탑재된 기기만 지원하고 있다. QC 1.0 기술은 지난 2013년 2월에 공개됐는데 현재 4.0+까지 공개된 상태다. 시장에 있는 주력 제품들은 대부분 QC 2.0 또는 3.0에 대응하고 있으며, 일부 모델에서는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음에도 QC 기술에 대응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QC 1.0은 기존 5V/1A(5W) 충전 대비 40%가량 향상된 충전 효율을 자랑했다. 이는 전압을 고정한 상태에서 전류량을 1A에서 최대 2A까지 늘렸기에 가능했다. 이때 최대 10W 전력으로 충전이 이뤄진다. 대신 전압이나 전류량을 높이면 발열 등에 문제가 생기므로 배터리 용량이 낮은 구간에서는 5V/2A로 충전하고 80% 이상에서는 5V/1A로 충전 부하를 낮추는 식으로 작동한다.
QC 2.0은 스냅드래곤 800~810 사이의 프로세서들을 중심으로 지원한 기술이다. 당시 퀄컴의 주장에 따르면 3300mAh 배터리 기준 60%까지 충전하는데 약 3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기존 스마트 기기 대비 빠른 충전 속도를 지원했다.
여기에 와서는 충전 부하가 다양해졌다. 5V/2A(10W)를 지원한 것은 물론 9V/1.8A(16.2W), 12V/1.5A(18W)까지 지원하게 되었다. 이때는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과 함께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개발하며 제품군을 이원화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스냅드래곤, 국내 및 일부 국가에는 엑시노스를 탑재했는데 이때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어댑티브 패스트 차징(AFC)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퀄컴 QC 2.0과 호환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9V/1.67A(15.03W)로 고정 출력됐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에이수스도 젠폰 1~3세대 및 가지치기 라인업을 중심으로 부스트 마스터(Boost Master)를 적용했다. 이 역시 QC 2.0과 호환하고 5V/2A(10W)와 9V/2A(18W) 두 가지 방식으로 충전했다.
QC 3.0 기술은 2015년 9월에 공개된다. 배터리 용량 80%를 충전하는데 약 35분 정도 소요된다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현실은 물음표였지만. 운용성은 개선됐다. 충전 전압을 3.6V에서 20V까지 넓혔고 이를 0.2V 단위로 조절해 충전하는 방식이 되었다. 그러나 충전 전력은 18W로 동일하다. 대신 전력 손실과 발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스탭드래곤 430/617/650/652/820 등에서 QC 3.0 기술에 대응한다.
이 때부터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조금씩 자체 규격에 눈을 돌리며 판세가 넓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중국의 궐기가 돋보인다. 오포(Oppo)가 먼저 독자 규격인 VOOC를 공개했다. 이 기술은 배터리 75%까지 30분 만에 충전 가능하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QC 기술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중국 원플러스가 VOOC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아 DASH를 공개했다. 구조적으로 VOOC와 동일하고 5V/4A(20W) 충전을 지원해 1시간이면 배터리 완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역시 QC 기술과는 호환이 안 된다.
고속충전 기술은 점차 발전을 이뤄가고 있지만, 문제는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열 상승과 높은 전압/전류에 따른 케이블 호환성이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빠른 충전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범용성까지 놓칠 수는 없기에 퀄컴은 USB-PD와의 호환성을 일부 포함해 성능을 높인 QC 4.0을 공개한다. 하지만 기존 QC 1.0~3.0과의 호환성은 사라지게 되었다.
QC 4.0은 USB-PD 규격을 준수하면서 빠르고 안정적인 충전을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충전 전압과 전류를 스마트폰과 정확히 연동해 부하를 주지 않는 배터리 보호 기능과 듀얼 충전 기술을 통해 발열을 5℃ 가량 낮췄다. 스냅드래곤 835가 탑재된 기기부터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이어 얼마 되지 않아 퀄컴은 다시 QC 4.0+를 공개하게 된다. 이전 기술보다 온도를 3도 낮추고 효율은 30% 높였다. 충전 속도도 15%가량 빨라진 것이 특징. 퀄컴의 자료에 의하면 50%까지 15분 만에, 5분가량 충전하면 5시간가량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고속충전 기술로 USB-Power Delivery(PD)가 있다. USB 고속충전과는 완전 다른 개념의 규격이므로 기존과 같다고 보면 안 된다. 물론 USB 3.1에는 대응하지만, 시스템에서 USB-PD를 지원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과거 USB-C 규격 단자를 채용해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던 애플 맥북에 이 기술이 적용된 바 있다. 이 외에 구글 넥서스 5X와 6P, 픽셀 등에서 USB-PD를 채용한 바 있다.
충전은 5V/9V/15V/20V 전압을 사용하고 그사이에 1.5A~5A 정도의 전류를 조합해 충전하게 된다. 최대 100W까지 제공하는 것이 기본. 하지만 100W(20V/5A) 충전이 현실화되려면 전용 케이블을 필요하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발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속충전은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을 실제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간단하다. 지원 기기와 함께 고속충전 기술을 사용하는 충전 어댑터를 사용하면 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케이블 호환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100W 출력을 지원하는 USB-PD 전용 케이블이 아니라면 말이다. 바로 이 자리에서 무선 및 고속 충전 어댑터가 어떤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 바이퍼럭스 클레버 타키온 프로 퀵차지3.0 65W 3A 6포트 충전기 CTM-02
흔히 스마트 기기를 구매하면 충전기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 충전기가 기기 1개, 많아야 2개 정도를 동시 충전할 수 있다 보니까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콘센트는 한정적인데 주렁주렁 충전 어댑터를 연결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나. 그런 점에서 바이퍼럭스 클레버 타키온 프로 퀵차지3.0 65W 3A 6포트 충전기 CTM-02의 이점은 충분하다.
이 제품은 총 6개에 달하는 USB 충전 포트를 제공한다. 모두 A-타입으로 USB-C 방식이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현재 다수 기기들은 아직도 USB-A를 주 단자로 사용하고 있으니 사용에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퀄컴 QC 3.0 기술에 대응한다는 점이다. 총 6개 포트 중 2개가 QC 기술을 쓸 수 있는데 호환 기기라면 빠르고 효율적인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나머지 4개 포트는 최대 2.4A 전류량을 제공한다.
사용이 편리하도록 다기능 스탠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Ai 자동전류 조절 충전 기능과 LED 인디케이터 등으로 안정성과 충전 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별개로 안정성 확보를 위해 CCF와 과전류/과전압 보호, 온도 제어 기능이 추가됐다.
▶ COMS 4A 23W 고속충전 USB 2 포트 멀티충전기 (WH54)
스마트 기기를 다수 보유하고 동시에 충전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굳이 멀티포트 고속충전기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이럴 때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2포트 가량을 제공하는 고속충전기일 것이다. 물론 스마트 기기를 구매할 때 제공하는 기본 어댑터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어댑터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제법 존재한다.
COMS 4A 23W 고속충전 USB 2 포트 멀티충전기 (WH54)는 QC 3.0 고속 충전 기술을 지원하는 충전기다. 두 단자 모두 고속 충전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1개는 5V/1A) 다른 하나는 일반 휴대기기를 충전하고 별도 고속 충전 단자에 최신 스마트 기기를 연결하면 된다.
가격은 1만 원대로 저렴하면서도 고속 충전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과전류 보호(OCP), 과전압 보호(OVP), 단락 보호(SCP), 온도 보호(OTP)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크기가 작고 휴대가 간편해서 여행이나 카페 등 특수한 공간에서 간편히 사용할 때 용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획기사] '스마트폰 충전' 어디까지 왔니?
3부. 나만의 스마트폰 충전기 선택 가이드
기획, 편집 /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강형석 news@danawa.com
원문보기:
http://news.danawa.com/view?boardSeq=64&listSeq=3542404&page=1#csidxf8885d0680fb1d3b38c3a58eb13f47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