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까지 예천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비오는 날은 빵굽는 날입니다만 이번주 비오는 날은 영화 보는 날입니다.
정말 보고싶은 영화가 있어 9 /20일 개봉을 손꼽아 기다린 영화가 있었는데 작은 읍내인 예천에서는 아쉽게도 볼수가 없네요 !
https://youtu.be/LhRSdUdin5M?si=o2xQ3pyMe59Kbpzp
손수건을 많이 준비해 싫컷 울 준비를 하고 <이터널 메모리>를 보러 한양을 한번 다녀와야 하나 ! 고민중입니다만 대신 본 영화는 젊은이들 취향인 그란 투리스모 입니다. !
소니 계열사의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션’(PS)용 카레이싱 게임인 '그란 투리스모'를 좋아하는 청년이 진짜 프로 레이서가 되는 과정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그란 투리스모>를 아내와 같이 예천 도청 신도시 메가박스 극장에서 보았습니다.
https://youtu.be/45ZH9AAC-ao?si=JEq5Md5oBLRf07uh
리클라이너 좌석 70석이 준비된 안락한 분위기의 극장에서 서너명만 본다는게 정말 극장에게는 미안하지만 편하고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자동차 경주 영화를 보니 예전 싱가포르 건설현장 일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 나더군요 !
2009년 9월 한창 Sky Park 공사가 진행중인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
저희가 공사하는 싱가폴 마리나베이 샌즈 IR 프로젝트는 싱가폴 국방부로부터 고도제한에 대한 제약을 받고 있었습니다. 국가의 중요행사나 큰 일이 있을때면 항상 Crane operations to be curtailed to 245m AMSL 레터가 날라옵니다.
이렇게 되면 265미터 높이가 되는 지붕층의 모든 타워크레인은 가동을 중지해야 합니다.그래서 싱가폴 국방부와 저희 현장에 무전기를 설치해 놓고 싱가폴 국방부의 통제하에 타워 크레인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건설현장이 돌관공사로 공기에 쫓기고 있을때인 딱 이맘때쯤으로 기억합니다. 9월 25일 부터 9월 27일까지 3 일간은 2009 Formula F1 자동차 경기가 마리나 베이 시내에서 열리니 타워크레인 운행을 전면 중지하라는 싱가폴 국방부인 MINDEF (mimistry of defence) 으로 부터 연락을 받고 전전긍긍하던 일들이 어제 처럼 떠오르네요 !
스카이 파크 철골작업이 한창이고 또 타워 크레인이 가동 안되면 현장의 모든 양중작업이 올 스톱되는 처지라 3일동안 제대로 작업도 못하고 대신 250m 높이의 56층 Sky Park 옥상에서 야간에 마리나 베이 시내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기를 싫컷 관람하던 추억 말이지요 !
같이 근무하던 영국 감독관은 레이서 선수들이 한쪽 방향으로만 돌기에 가장 많이 드는 보험이 목(경추)에 관한 보험인데 경추에 따라 보험료가 틀리다는등 F1 경기에 얼마나 해박한지 또 한번 놀라기도 하였지요 !
< 그란 투리스모>영화를 엄마와 함께 보았다고 큰 녀석한테 이야기하니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생때 자작 자동차 대회에도 직접 참가한 경력이 있는 큰 녀석이 한술 더 뜨네요 !
< 아부지 !
내가 볼법한 영화를 먼저 보셨네요 !
집에 가시면 포드 앤 페라리도 보세요 !
그 영화도 재미있어요 >
늘 그렇듯이 아침 일찍 일어나 고란산 주변을 산책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만 비오는 날은 왠지 여유가 있습니다.
봉당앞 화단의 잔대 한 그루 !
봉당앞 화단에 한포기 심어져 있는 잔대는 꽃이 정말 한창입니다.
몇년전 이웃동네 이장 친구한테 씨를 얻어 뿌린뒤 딱 한포기 살아남아 이렇게 풍성하게 꽃을 피워주네요 !
< 잔대는 모든 풀 종류 가운데서 가장 오래 사는 식물의 하나다. 산삼과 마찬가지로 간혹 수백 년 묵은 것도 발견된다. 잔대는 산삼처럼 해마다 뇌두가 생기므로 뇌두의 수를 세어 보면 대략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 오래 사는 만큼인지 그 이름도 다양한데, 딱주, 사삼, 남사삼, 잔다구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뿌리가 도라지처럼 굵고 희며,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전체에 부드러운 잔털이 나 있다. 유사종으로 잎이 넓고 털이 많은 것을 털잔대, 꽃의 가지가 적게 갈라지고 꽃이 층층으로 달리는 것을 층층잔대라 한다. 잔대는 줄기와 뿌리를 나물로 먹는 풀이지만 이처럼 다양하고 뛰어난 해독력을 지닌 약초도 흔치 않다.
잔대는 뱀독, 농약중독, 중금속독, 화학약품 등 온갖 독을 푸는 데 묘한 힘이 있어 예로부터 인삼, 현삼, 단삼, 고삼과 함께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꼽혀왔다.>
망우헌 초입의 석산 !
망우헌 초입 영산홍 군락밑과 샘가 단풍나무 주변에 심어놓은 석산(꽃무릇)도 한창 꽃대를 올리고 있습니다만 샘가 단풍나무 주변은 길고양이 가족의 화장실로 둔갑한지 오래라 고개 내미는 석산 새싹들이 많이 아파 하네요 !
고란산 둥시 감나무 밭
새벽마다 틈틈이 예초기를 메고 깍아놓은 감나무 밭은 보기만 해도 이발한듯 시원합니다.
2년전 높은 가지를 강전정한 망우헌 정면 감나무 밭은 작년에는 감이 안 열리더니 올해는 많이도 열리고 또 많이도 땅에 떨어집니다.
농약을 안해서 인지 온통 나무밑이 떨어진 감홍시 천지입니다만 끝까지 살아남은 녀석들만 수확하기에 매달린 감은 적지만 식구들 먹을 만큼의 홍시와 곶감은 수확할듯 합니다.
호박밭에 나가 익어 가는 호박들을 거두어 얇게 썰어 말린 호박고지(말랭이)를 틈틈이 만들어 두었습니다. 양파망 한가득 보관해 두었으니 올 겨울 야채 대용으로는 충분하기에 보기만해도 든든합니다.
엇그제 아침 줏은 밤
아침마다 고란산 밤나무밑에 떨어진 알밤을 줏습니다.
올해부터는 밤나무의 밤송이를 털어서 수확하지 않고 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와 알밤만 줍기로 마음 먹었기에 아내와 산책 할때마다 한 바가지씩 줏어 오는 재미도 솔쏠하네요 !
고구마 줄기 껍질까기
고구마 밭에서 고구마 줄기를 따와 친구같은 아내와 같이 고구마 줄기도 벗겨봅니다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껍질을 벗기다 보면 금방 한바구니 가득 되네요 ! 저희 지방에서는 잘 안해 먹은 고구마 줄기 김치나 고구마 줄기 볶음은 서울 출신인 아내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한번 맛들이면 벗어나기 힘들지요 !
앞마당에 두 그루 있는 대추나무의 대추도 바닥에 떨어진것만 줏어 대추차로 끓여 먹을려고 말려봅니다. 고란산에 있는 은행나무의 열매도 많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 내일 부터는 시간 날때마다 고란산의 은행도 줏어야 겠더군요 !
연당 윗밭 한켠의 돌미나리 군락 !
싹을 잘 내고 있는 예천 쪽파 !
곧 독립할것으로 예상되는 까망이 새끼들 !
비가 그치고 나니 제법 날씨가 쌀쌀해 진듯합니다.
다음주 부터는 끝물 고추를 모두 따다가 고추 부각도 만들어 두어야 하고 땅콩도 캐고 밤과 은행 줏으며 한주를 보낼것 같습니다만 겨울 양식을 갈무리 하는 가을이 수확의 계절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차 가족님들 !
모두들 잘 지내고 계시지요 ?
< 종산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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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림동화 같은 풍경이고 농사네요.. 이렇게 가꾸시느라 정말 수고 많았겠습니다.
농삿일 밖에 모르는 우직한 농사꾼이 아닌 예술을 즐기시는 세련된 농사꾼이라 정말 멋지십니다.
큰 프로젝터 공사를 해보신 경험과 안목으로 망우헌도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만드신거 같습니다
망우헌이 야트막한 산을 끼고 있어 가을에는 먹거리가 많은 편입니다.
은행. 호두. 대추. 산밤등등 부지런만 하면 제법 갈무리가 가능합니다.
마을에 남자라고는 세명 밖에 안되고 모두들 생업에 바쁘셔서 고란산 가을 먹거리는 모두 가장 어린 제 몫이네요.
작은 밭농사이지만 텃밭 네곳을 유기농으로 이것저것 기르고 있는데 욕심을 줄여서인지 식구들 먹거리는 충분하고도 남아 지인들에게 나눠 주거나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들면 고향으로 귀향해 지금하고 있는 일들을 해 보고 싶었기에 정말 즐기면서 일하는 중입니다.
<농사가 그렇게 좋느냐?>는 아내의 지청구도 있지만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하는 아침 산책.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모든게 여유 있는 일상 등등 농촌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중입니다.
늘 느낍니다만 훈훈하게 나이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부족함과 고민이 많습니다,
퇴직후 계속해온 일들인데도
종산님 글을 읽으니 딴 세상 얘기같이 느껴지네요.
알콩이 달콩이 참 예쁘게도 행복이 뿡뿡 솟아납니다.
내로남불이 아닌
내불 남로 입니다.
니어링님 !
<이터널 메모리> 라는 영화 꼭 보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이곳에서 소개드린적이 있지만 <인생 후루츠> 같은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길잡이 같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노년이 어떤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봄에 귀향한 생활이 일년이 다되어 갑니다만 오랜 준비기간과 고마운 고향 마을 분들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정착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논농사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 조상님들이 물려주신 논들이 있어 내후년 쯤에는 논 농사도 도전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만 될 수 있으면 일을 줄이라는 아내 말에 조금은 고민중입니다.
망우헌 주변 텃밭에는 고추 서른 포기를 심어 건고추가루 열근을 수확했고 딴덩너머 150여평 밭에는 참깨와 메주콩을 심어 올해 처음으로 참깨 한말을 수확해 참기름까지 얼마전 짲고 유기농 메주콩도 별 탈 없이 잘 자라고 있어 드디어 제 버킷중의 하나인 손수 농사지은 메주콩으로 간장을 담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제겐 너무 소중한 일상이라 생각하며 이 모든게 시골기차에서 배운 농사 실력이라 생각하니 늘 고마울 따름입니다.
영화이야기 잘 경청했습니다.
돌도 꼭 반드시 기필코 어쨋든 찾아 보겠습니다.
올리신 글 지금 삼척시 의료원에서 접수대 앞에서 보고 있습니다.
식구가 진료를 받으러 가정의학과잎에 대기중이고요.^~*
대추가 ...은행이 벌써 영글었군요.
돌네 대추는 아직 멀었는데...
영화 이야기는 니어링님 답글에서 언급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독립영화라 상영관이 많지 않아 주로 대도시에서만 상영하는게 흠이지요 !
나이들어 부부라는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니 기차가족들도 꼭 한번 보셨으면 하네요 !
몸은 예천에 머물지만 몇가지 원칙을 세우고 책과 음악은 집에 넘치고 있으니 한달에 한 두편 영화를 본다거나 분기별 낮선 나라로 집 떠나는 이가락을 즐기는등 나름 부족한 인문학적 소양을 보충하려 노력 중입니다.
늘 이곳에 글을 올릴때마다 태생은 농촌이지만 도시에서만 자란 얼치기 농부가 시골기차의 농사 전문가들 앞에서 농사 이야기를 한다는게 조금은 남사스러운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 일년 작은 텃밭 농사이지만 망우헌에 상주하며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 보니 느끼는 바도 정말 많습니다. 시골 어르신들의 농약과 비료에 너무 의존하는 농사에 대한 고민도 많구요.
사모님 병원 가신 일은 결과가 좋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안 바쁘실때 한번 찾아 뵙는다는 약속했었는데 해를 넘기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눈이 호사합니다~
십여년전 북인도 <바라나시>와 <타지마할>이 그렇게 가보고 싶어 한달 정도 북 인도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여행가기전 인도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었는데 이런 내용이 아직도 머리에 오래 남습니다.
< 인생을 온전한 정신으로 70까지 산다고 보면 인도인들은 40나이 까지는 앞만 보고 달리며 가족들 먹고 살거리를 걱정하며 생활한다면 40이 넘어가면서 부터는 남은 30년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 할것인가 ! 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30년을 산다>
요즘은 장수하는 시대라 8 - 90 나이까지 정정하게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지 만 늘 나이를 들어가면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 할것인가? 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는 편입니다. 내가 건강한 몸으로 올 곳게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나이는 몇살까지인가 ? 이런 고민 말이지요 !
저의 귀향이나 시골 생활도 이런 고민중의 하나를 해결해주는 방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팍팍한 도시에서 살다가 이런 한적한 시골에 파묻혀 있으니 모든게 여유로움이네요 !
지금까지는 그 여유로움이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