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박교수가 정년 기념 특강을 한다는 메일이 와서
연건동 서울대 소아병원 임상강의실에 찾아 왔다.
30여년 교수생활을 끝내며 하는 정말 뜻깊은 강의이고
아무나 들을 수 없는 강의이다.
입구에는 드링크 한캔과 내가 좋아하는 고려당 앙꼬빵과 소보로가 준비되어 있다.
내과의국의 비서가 인사를 한다.
강의 내용중 여러 예를 들은 관상동맥 경련(myocardial spasm)은 정확한 병력 청취와 검사가 아니면 발견할 수 없고
운 나쁘면 스텐트 시술까지 받을 수도 있는 병이나 이를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니 환자로서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또 하나는 다까야수(高安, Takayasu arteritis)동맥염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가와사끼(川崎)병과 더불어
일본 이름이 들어가 일본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병이다.
경험한 수십예를 발표하였고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나 심근 경색은 이를 의심하여야 한다고.
나 역시 73년에 간호학과 3학년 학생이 다까야수병으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예를 알고 있다.
다른 하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으로 이는 사지에 나타나는 황색종(xanthelasma)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발과 손에 나타난 것을 사진으로 보여 주었다.
강의를 들으며 돌아가신 호흡기 내과 이경식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녹음한 것을
이를 풀어 기록하여 원고를 나중 발간한 내과학 잡지에 실었을 때 내가 한 고생이 생각난다.
박교스는 임상 학문을 떠나 분당병원 건설 본부장으로 일한 5년,
외래를 atrium형식으로 건설하여 일광이 지하에 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
이제 서울의 Big Five병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자랑하였다.
이 외에도 국가적 과제의 연구를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이루었다는 자평.
자기는 이런 신조로 지내왔다며
항상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무엇이든 나누어야 하며
주변에 감사하여야 한다.
이어 마지막 말은 스티브 잡스의 명언 중 하나인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망하라. 늘 우직하게.로 끝내었다.
단상에 올라가 악수를 청한다.
그동안 수고를 하였다고.
정년을 하고는 일주일에 한 두번 강남에서 환자를 본다 한다.
기념 촬영에 트래킹화에 노타이 차림인 나를
방과장이 불러 가운데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서운한 것은 참석자 중 내가 제일 연장자이었고 순환기 선배 들이나 동기생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
첫댓글 박영배선생이 인턴때, 내가 주치의, 박선생이 담당의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후, 교수로 남아서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을 멀리서 보아왔는데, 벌써, 정년 퇴임을 하게 되었네요.... 세월 참 빠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후배 중 한사람이고 칭찬에 인색한 내가 칭찬하는 후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