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 중엽 안토니우스 피우스(Antonius Pius)의 치세 때에 또다시 순교의 열풍이 서머나교회에도 불어왔다.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한 많은 진실한 신자들이 잔인한 고문과 형벌을 당했는데 서머나의 감독 폴리캅도 이때에 순교했다.
폴리캅은 체포되기 사흘 전 그 밤, 기도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는 꿈 속에서 자기가 베고 자던 베개가 불이 붙어 거의 타버린 것을 보았다. 꿈에서 깨어난 그는 자신이 그리스도 때문에 산채로 화형을 당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몇 일 뒤 무장한 병사들이 한 노예 소년을 앞세우고 폴리캅을 체포하러 왔을 때, 폴리캅은 그들이 먹고 마실 식탁을 준비하게 하여 그들로 마음껏 먹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시간 동안만 방해를 받지 않고 기도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는 서서 기도했는데, 거의 2시간을 넘는 그의 기도를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다. 그의 기도를 들은 사람들은 놀랐고 이렇게 경건한 노인을 잡으러 왔다는 것을 후회했다. 이윽고 압송되어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숨어 있던 많은 기독교인들은 하늘로부터 나는 소리를 들었다. “폴리캅아, 강건하여라, 그리고 용감하게 행동하여라.”
폴리캅의 명성과 고령을 생각한 지방 총독이 말하였다. “맹세하시오, 그러면 당신을 석방하겠소. 그리스도를 욕하시오.” 죽음을 벗어나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그는 말했다. “86년 동안 나는 그분을 섬겼지만, 그 동안 그분은 한번도 나에게 그릇 행하신 적이 없었는데 어찌 내가 나를 구원하신 나의 왕을 욕할 수 있겠습니까?” 총독의 협박이 이어졌다. “네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너를 맹수들에게 던지겠다.” 그래도 굽히지 않자 “네가 맹수들을 무시하므로 나는 너를 불태울 것이다.”
그러자 폴리캅은 대답하였다. “당신은 오직 짧게 태우고 잠시 후에 소멸되는 불을 가지고 위협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악한 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다가오는 심판과 영원한 형벌의 불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당신들은 지체하고 있습니까? 오십시오.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십시오.”
기둥에 묶인 폴리캅이 하늘을 우러러 기도했다. “전능하신 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여 제가 주님을 찬미하옵는 것은 이 시간에 저로 하여금 거룩하신 성령으로 다시 사신 그리스도에 취하여 순교자의 대열에 참여할 만한 자로 여겨 주심이니이다. 이제 저는 받으실 만한 제물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제가 주님을 찬미하고 또 찬미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당신에게 영광을 돌리나이다.”
폴리캅의 기도가 끝났을 때 사람들은 기적을 보았다. 기둥에 묶인 폴리캅은 불에 상하지 않았고 불은 폴리캅의 주위를 아취 형태로 감싸 노구의 순교자를 지키는 듯하였고 경기장은 향기로운 냄새로 가득차게 되었다. 결코 불로는 풀리캅을 처형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사형집행인은 칼로 찌르라고 명령했다. 칼로 그의 몸을 찌르니 솟구쳐 오르는 그의 피는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을 꺼버렸다.
이후 그의 시체는 유대인들과 로마인들의 요청으로 다시 완전히 태워졌다. 그것은 나중에라도 폴리캅을 추모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다 헛수고였다. 그의 이야기는 서머나 교회를 통하여 수백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면서 그에 관한 기억을 늘 생생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폴리캅이 쓴 편지 때문이 아니라, 그가 사도시대의 증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시대에 교회의 논쟁을 해결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어떤 핍박에도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신의를 잃지 않은 주님의 증인이었기 때문이다.
-오명희 전도사
- 펌 (http://cafe.naver.com/njchurch7/320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