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는 전라북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군산에서 약 70km 떨어져 있다.
절해고도 어청도(於靑島)에 서면 망망대해란 말이 실감 난다
그래서 어청도는 외로움이 가슴을 저리게 하면 찾아야 하는 섬이다.
고독한 섬에서의 하룻밤은 그런 고독과 인생의 가치를 진실로 체험하는 실험실이다.
그리고 고단하게 부대끼는 마음을 위로해주는 안식처다.
군산에서 74km 떨어져 있는 어청도는 서해 영해의 기점이 되는 전략적인 요충지다
북쪽의 외연군도에 속한 몇 개의 섬을 빼면 동·남·서쪽에서는 수평선만 눈에 들어오는 절해고도다.
물때가 늦어서 군산에서 12시에 출항하는 어청카페리호에 승선하였다
작년엔 날씨가 좋지 않아서 실패하였지만 오늘은 날씨가 기막히게 좋다.
어청카페리호
2021. 11월 취항한 ‘어청카훼리호’는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재질로 건조된 차도선형 여객선이다
승객 194명과 1톤 화물차 4대를 싣고 최대 20.5노트(시속 38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선박의 뱃머리는 거센 파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섬섬옥수
오늘도 '섬섬옥수'는 나와 함께 동행하였다
가고 싶은 섬들이 없어질 때까지 나와 함께 움직일 것이다.
연도(煙島)
군산 외항에서 1시간 남짓 달려 연도에 입항하였다.
연도는 서해상의 어청도와 군산의 중간에 떠 있는 섬으로 ‘낚시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서너명의 관광객이 내릴뿐....섬의 풍경은 그지없이 쓸쓸하고 한적해 보였다
소소한 즐거움
연도를 출발하자마자 육지에서 가져온 안주를 가지고 갑판으로 나왔다
남부시장 돼지머리누름과 빨간딱지 참이슬이 등장하였다
파도가 지극히 잔잔하여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기엔 안성마춤이었다
십이동파도(十二東波島)
중간 기항지 연도에 들른 배가 십이동파도 근해를 지난다.
12개의 섬들이 파도치는 모습 같다 해서 '십이동파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2004년에는 십이동파도 근해 수심 20m 바닷속에서 천 년 전 고려시대의 난파선이 발견되기도 했다
1960년 대까지도 사람이 살았는데 주민이 납북되는 사태가 발생하여 강제 이주당했다.
가진여
어청도 앞바다의 등대섬, 가진여는 어청도의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낚시인들의 요람이요 최고의 갯바위 낚시터로 알려져 있다
군산시에서 2017년 안전사고 위험지역으로 지정, 낚시 금지 구역으로 고시하여 주민들 반대가 심하다.
어청도 입항
군산항을 출항한지 약 2시간 10분만에 어청도항에 입항하였다
‘ㄷ’자의 움푹 파인 곳에 만들어진 천연 항구로 기상이 악화되면 선박들이 피항하는 곳이다
여객선이 드나드는 포구에 두 개 방파제에 또 하나의 방파제가 만들어져 있다
신흥상회
부두에서 올라오면 바로 눈앞에 마주 서는 것이 '신흥상회'다.
신흥상회는 민박과 함께 어청도에서 가장 큰 마트인데, 이곳에서 군산을 왕복하는 페리호 티켓을 판매한다.
그러니 어청도에 가는 분들은 누구나 들릴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이 '신흥상회'다
명진식당에 여장을 풀다
우리가 하룻밤 묵어갈 숙소는 명진식당(민박)이다
식당들의 간판은 군산시에서 만들어준 것 같은데 퍽 괜찮은 디자인이었다
빨랫줄에서 하늘거리며 말라가고 있는 참홍어가 구미를 댕겼다
조류 탐방 방문자센터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섬 탐방에 나섰다
어청도 마을 쉼터 겸 조류탐방 방문자센터 건물이 보인다.
어청도는 연중 200종 이상의 철새가 관찰되는 지역이어서 수많은 조류 탐사가들이 몰려든다.
어업 다음으로 주민들의 수입원이 되는 것이 새와 관련된 관광객들이기에 이런 센터를 만들게 된 것 같다.
어청도항
벽화가 그려진 마을 안길을 지나자 자그마한 항구가 나타났다
두세척의 어선이 정박해 있었는데 소박한 섬의 일상과 닮아 있었다
항구 옆에는 '어청도 작은 홍보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농배섬
해안산책길을 한참 걷다 보면 두 개의 멋진 바위섬이 나란히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 어청도에서는 이 바위섬들을 '농배'라고 부른다.
농배섬은 수반 위에 놓인 명품 수반을 연상케 하는데, 이곳에서 고니가 서식한다고 한다
해안산책로
어청항에서 동쪽 해안을 따라 해안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일제때부터 어청도는 고래잡이의 메카였다
고래잡이가 막을 내린 뒤에도 포구는 한참 더 호황을 누렸으나 지금은 쇠락하였다.
노루귀가 피었다
산길로 접어들자마자 활짝 핀 노루귀가 보였다
노루귀는 꽃이 질 무렵 잎이 나오는데 말려있는 잎의 모양이 노루귀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키가 작고 바닥에 바짝 붙어있기 때문에 앞만 보고 가는 사람은 볼 수 없다
검산봉(해발106m)
안산 능선을 따라 우측에 있는 독우산 방향으로 검산봉이 있다
전망은 별로 좋지 않았으나 우리 일행들이 만나서 함께 걸어갔다
독우산 가는 길
능선의 끄트머리에 있는 독우산으로 가는 길은 좁고 험했다
때때로 고사목을 감고 올라가는 덩쿨식물이 나타나서 새로운 풍경이 되었다
독우산(해발 87m)
막다른 길에서 바위를 타고 힘들게 올라섰더니 독우산 정상이었다
정상은 겨우 두 사람이 어깨를 기대고 앉을 만큼 협소하였다
어청도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탁~ 트인 망망대해가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샘넘쉼터
독우산 정상을 찍고 지나간 길을 되짚어 나왔다
이 언덕 너머에 샘터가 있어서 '샘넘쉼터'란 이름으로 불리우는듯 하다
외연열도(外煙列島)가 보인다
샘넘쉼터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섰더니 외연열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주위에 자그마한 섬들을 호위하듯 거느리고 있어 흔히 외연열도라고 부른다.
열도를 이루는 도서 중에서 외연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무인도이다.
작년 여름에 외연도에 들어가서 섬을 한 바퀴 돌아 나온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안산(해발 129m)
안산에 올라서면 능선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망이 환상적이어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안산은 해돋이 전망대이기도 하다.
어청도를 아시는가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
그래서 사람과 햇살과 바람도 가장 많은 곳
군산항에서 가장 먼 뱃길 그래서 배삯이 제일 비싼 끝 섬
한반도에 오고 가는 철새들이 지친 몸을 추스르고
올 들어 귀한 몸 검은머리사막딱새가
나타나 법석을 떨던 섬.............................................................................................조철호 <어청도> 부분
고래잡이 섬
지금은 한적한 포구지만, 1960~1970년대에는 서해안 고래잡이의 전초기지였다.
포구는 고래잡이 포경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동해의 고래가 봄에 새끼를 낳기 위해 어청도 근해로 이동해 오면 장생포의 포경선도 고래를 따라 이동해 왔기 때문이다.
목넘쉼터
섬의 날씨가 춥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옷을 두툼하게 입고 왔다
그러나 어청도의 날씨는 육지처럼 포근하였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목넘쉼터에서 땀을 식히고 하산하였다
노랑백이
목넘쉼터에서 해안산책길로 내려서면 노랑백이가 나타난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나 섬 사람들의 정서가 배어있는 토속적인 이름이 정겨웠다
어청도성당
조금 외진 높은 언덕에 어청도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성당은 카톨릭을 믿는 소수의 해군 장병을 위해 세운 성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초라한 성당이 우리 잘못처럼 느껴져서 속이 상했다
쌍향나무
어청도초등학교에 있는 100년 된 향나무가 독특하다.
계단 위로 두 개의 나무가 하나처럼 엉켜 있다.
향나무 두 그루가 서로 엉켜 교문을 만들고, 그 나무 아래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약속의 나무다.
치동묘(淄東廟)
2,300년 전 제나라가 망하자 재상 전횡이 군사 500여 명과 함께 이 섬에 정착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섬 복판에 전횡을 추모하는 '치동묘' 사당을 세우고 제례를 지낸다.
전횡을 풍어와 해상의 안전을 지켜주는 당신으로 모시고 매년 당제를 지내기에 이른다.
참홍어회를 먹다
저녁 식탁에는 어청도의 특산물인 참홍어회가 올라왔다
삭힌 홍어에 맛들여진 우리에겐 밋밋하였으나 싱싱한 맛으로 먹었다
주인장의 인상은 강해 보였으나 음식맛은 나무랄데 없이 훌륭하였다.
이밤을 위하여 건배
절해고도까지 함께 온 일행들이 넘넘 소중하다
술안주로는 홍어회보다 홍어탕에 더 많은 손이 갔다
저녁에는 숙소를 나와 양지식당으로 가서 통닭을 시켜 맥주를 마셨다
정읍 칠보가 고향이라는 주인 아줌마의 넉넉한 인심이 우리를 훈훈하게 해주었다
첫댓글 어청도는 고생하며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섬이었습니다
볼거리가 다양하고 육지에서 먹기 힘든 참홍어를 먹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