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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88회 :: 만만치 않은 놈들 】방송일: 2005.04.04.
씬1/ 헬쓰장 (N) - ENG
힘들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계속 전투적으로 빨리 걷기를 하는 정민.
왜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안 내려오고 억지로 버티고 있는지.
옆을 비추면 현우 역시 빠르게 걷고 있다.
정민 보다는 아직 버틸만 하지만 역시나 땀은 범벅.
경쟁 분위기로 버티고 있는 두 사람.
열 올라 얼굴들이 벌겋다.
그때! 가늘고 짧게 뿌웅~ 방귀 소리.
정민과 현우, 가지가지 한다는 듯,
실없는 미소로 서로를 힐끗 보며,
정/현 차!
하는데 서로를 범인이라고 쳐버리는
서로의 그 반응에 순간 눈 커지며
정/현 어쭈! / 어어?
황당해하는 그런 반응이 왔다갔다하면서
타이틀 : 만만치 않은 놈들
씬2/ 헬쓰장 (N) - ENG
#런닝머신에서 막 내린 듯 헥헥대는 정민과 현우,
기싸움하듯 노려보며 서로 스쳐가면서
정민 (니가 낀 거 뻔히 다 알지만) 차. 그래. 내가 꼈다. 내가 꼈어. 에으....
현우 알아요, 그쪽이 낀 거.
정민 (이게 증말) 헬쓰장을 바꾸던가 해야지.
현우 (바꿔라 제발!!)
현우,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싶어
정민의 뒤꽁무니를 보는
#현우, 의자에 앉아 진정하려는 듯 후~
한숨을 내쉬고 핸드폰을 한다.
소리 (E) 고객이 통화중이오니...
#다른 일각에서 정민, 통화하고 있다.
정민 어디야?
#어느 일각에서
미자 홈쇼핑이요. (SE. 통화대기음. 살짝 핸드폰을 본다. 지현우다. 다시 핸드폰에
대고) 응. 어디? (흔쾌히 응하는) 좋지.
현우, 통화중이라 그냥 끊는다.
정민 그럼 이따가 거기서 봐. (뿌듯)
현우, 다시 핸드폰을 건다. 신호음 간다.
미자 (F) 예 지피디님!
현우 (긴장) 아, 예. 어디에요? 끝나고 같이 술이나 한잔...
미자 저... 금방 약속이 잡혀서...
현우 (서운) 그래요? 그럼 담에 하죠 뭐. 네.
현우, 핸드폰을 접고 김세는데,
정민, 수건 돌리며 지나가면서
정민 나 먼저 간다. (슬쩍) 미자씨랑 약속 있어서.
현우 ...!!
현우, 열받는다. 도저히 안되겠다.
정민을 쫓아간다.
씬3/ 헬쓰장 / 탈의실 (N) - ENG
정민, 옷 벗는데, 현우, 옆으로 오며
현우 뭐하자는 거에요 지금?
정민 하자는 거 없는데요.
현우 ... 나 약 올리는 거에요?
정민 빙고!
현우 ... !!
정미 (바지 벗으려다) 뭐? 볼래?
현우 ... (열받지만 참으며 돌아서는데)
정민 봐두 돼!
씬4/ 거리 일각 (N) - ENG
정민과 현우, 빠르게 걸어오면서
현우 같이 만나죠 뭐. 다 아는 사인데.
정민 (멈춰서) 싫어.
현우 ...!!
정민 타이밍 놓쳤으면 그냥 가, 끼지 말고.
현우 ...!!
정민, 가버리고, 현우, 기막혀 보는.
씬5/ 벚꽃길 (N) - ENG
벚꽃나무 숲에서 틸 다운하면(안 폈으면 CG로)
그 벚꽃나무 아래를 걸어오는 정민과 미자.
미자 (꽃보며) 아~ 미치게 설레인다 진짜~
정민 난 벚꽃 보면 맥주가 생각나더라. (한송이 따고) 꼭 자알 터진 팝콘 같은 게.
(씹어보다가 퉤퉤)
미자 영화 4월 이야기 봤어요?
정민 그 순지 형 꺼?
미자 (아득하게) 벚꽃이 눈 내리듯이 마아악~ 떨어지는데, 와~ 그 아래 있으면 너무
좋아서 숨막혀 죽겠드라.
정민 해주까? 숨막혀 죽게?
미자 ??
정민, 폴짝 뛰어올라 벚나무 큰가지를
세차게 잡았다 늘였다 하자 하얀 꽃이 날리는.
두 사람 위로 꽃송이 날리고
햐~ 잠깐 분위기 좋은데,
뒤에서 관리자가 호루라기 불자
정민 (미자 가리키며) 이 아줌마가 그랬대요.
낄낄대며 도망가는 두 사람.
씬6/ 마켓 (N) - ENG
우현, 물건을 사서 계산대에 줄 서는데,
앞에 사람들 전부 카드로 계산한다.
물건을 담다 말고 카드를 건네고
싸인을 하고 다시 물건을 담다가
카드와 명세서를 챙기면서 보는.
그 자연스런 행동을 부러운 듯 유심히 보는 우현.
자신의 차례가 되자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돈을 꺼내 내민다.
허둥지둥 짐을 챙기고 잔돈을 받아들고 나오는.
씬/ 집 외경 (N)
우현 (OFF) 하나만요~
씬7/ 부록방 (N)
우현, 원고를 보는 부록에게 아이처럼 조른다.
우현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네에?
부록 슷!
우현 (움찔했다가 다시) 아아~ 하나만요~
부록 거 참. 자네가 카드 쓸 일이 뭐 있나? 할부로 여자 옷을 사줄 일이 있어, 뭐가
있어? 꼬박꼬박 현금 주는데, 카드가 왜 필요해? 뭐하게?
우현 남들 다 있는데, 나만 없단 말에요. 이 나이에 카드 한 번도 안 써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요.
부록 카드 없이도 잘 사는 게 복인 줄 알어. 카드 땜에 인생 망친 사람이 한둘 인 줄
알어?
우현 (우울+진지) 괜히 주눅 든단 말에요. 나만 세상에 뒤쳐지는 거 같구...
부록 (보는)
우현 다들 지갑에서 아무렇지 않게 카드 꺼내서 계산하는데, 나만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현금
꺼내고... 어쩔 땐 수퍼마켓 적립카드 같은 거 잘 안보이게 꽂아서 카드 인 거처럼 하고 다니고... (다시 조르는) 줘도
안 쓸께요. 그냥 들고만 다닐께요. 쓸 일 있으면 허락 받고 쓰께요. 예? 아아~ 매형~
부록 (다시 원고 보며) 자라!
우현, 히잉! 토라져 모로 눕는다.
누운 채로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린다.
부록 시끄럽다아~ (원고 보는)
우현, 벌떡 일어나 뒤에서 부록을 노려보는.
씬/ 집 외경 (D)
씬8/ 거실 (D)
할머니들 화분 닦고 있고,
우현, 고무장갑 낀 채로 부록을 배웅하는.
할셋 갔다와. 차 조심하고.
부록 예.
우현 (뚱) 다녀오세요.
부록 (그런 우현 노려보다가 마지못해 지갑에서 카드 하나 꺼내주며) 자!
우현 (히익! 놀라 보면)
부록 자! 카드!
우현 (허둥지둥 고무장갑 벗으며, 받는) 저 정말 주시는 거에요? 우히히히.
할셋 (카드라는 말에 신경 쓰이고)
부록 너 그거 한달에 오만원 이상 쓰면 알아서 해.
우현 안 써요. 우히히히! (춤추며) 멋쟁이 멋쟁이~ 우리 매형 멋쟁이~
영옥 (피식 웃고 마는)
씬/ 방송국 외경 (D)
씬9/ 방송국 / 로비 (D) - ENG
현우, 들어오다가 보면,
정민, 수위에게 신분증 내밀고
개찰구 같은 곳을 들어가려는 찰나!
옳거니 싶은 현우, 확 가서.
현우 방송국엔 왠일이세요?
정민 (살짝 놀라고) 알아서 뭐하게?
현우 (씨익 웃으며) 또 연예인 싸인 받으러 왔어요?
그 말에 수위 경계하며 정민을 보고
정민 (도로 나가며) 오~ 그래~ 홈그라운드다 이거지. 그래그래. 홈그라운드에선 동네
개도 먹고 들어가는데. 먹어먹어. 먹구 들어가. 참 나... (하다가 안을 보곤) 어? 강국장님!
보면 강국장도 정민을 반기는 얼굴이고.
정민, 현우를 보고 씨익 웃으며 가는.
현우, 또 졌다. 티 안나게 열받아 하다가
순간 무슨 생각에선지 급하게 들어간다.
씬10/ 방송국 (D)
#부스 앞.
현우 (급하게 오며) 미자씨 어디 갔어요?
지영 미자요? 나갔는데요!
현우 어디로요?
지영 모르겠는데...
#회의실.
영진 만화 더빙 있다고 티니 갔는데.
문고리 잡고 있다가 닫고 나가는 현우.
씬11/ 방송국 / 복도 (D) - ENG
#현우, 복도를 급하게 걸어오는데,
그러다가 딱 마주치는 정민과 현우.
정민, 씨익 웃으며 핸드폰 하며 오자,
현우, 아차! 또 놓칠라!
빠르게 핸드폰 치곤 신호 기다리는.
신호를 기다리며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의 얼굴 왔다갔다하다가
#미자, 일하고 있는데, 그 옆에 놓인 핸드폰.
#다시 정민과 현우의 얼굴로 왔다갔다...
누가 먼저 연결될 것이냐... 그때!
소리 (E) 고객의 핸드폰에 전원이 꺼져 있어~
띵! 둘 다 핸드폰을 접는데,
정민, 다시 핸드폰 열고 문자를 치자
현우, 아씨 늦었다! 빠르게 문자 찍는데,
정민 (느긋하게 쓰며) 꺼져있는데, 빨리 보낸다고 빨리 답장 오나?
현우 ...!! (그제서야 느긋하게 쓰는)
씬12/ 부록방 (D)
우현, 거울 앞에서 갖은 폼 잡고 서서는
무슨 ‘FBI다~’ 할 때처럼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펴서
카메라를 향해 보이며, ‘카드다’한다.
줌인 해 들어가면 부록이가 준 그 카드다.
잘 보이게 투명 비닐 코너에 들어가 있는.
우현, 그 동작을 반복한다.
우현 카드다! (다시 집어넣고 빠르게 멋지게 보이며) 신용카드!
씬13/ 주방 (D)
가스렌지엔 물이 끓고
식탁은 한쪽으로 밀어두고
할머니 셋, 바닥에 앉아 칼국수를 미는데,
혜옥 괜히 실없이 여기저기 돈 쓰고 다니는 거 아닌가 몰라.
영숙 사돈은 안 그래. 너나 그러지.
혜옥 (삐죽)
영옥 얼마 썼는지 아범이 컴퓨터로 뚝딱뚝딱 하면 바로 알 수 있다는데 뭐. 한달에
오만원만 쓰래는데도 저렇게 좋아하는 거 보믄, 순진한 건지...
영숙 난 안됐드만 뭐.
영옥 (크게) 사돈~ 물 끓어.
씬14/ 부록방 (D)
우현, 계속 FBI다 동작 하는데,
영옥 (OFF) 얼른 가 바지락 사와!
우현 네에! (다시 FBI 동작하며) 신용카드!
하곤 주머니에 넣고 후다닥 나가는.
씬15/ 재래시장 일각 (D) - ENG
#장보는 우현의 발걸음이 신난다.
밝게 이것저것 보는 그림 가다가
#해산물 집 앞에서
우현 바지락 이거 얼마에요?
주인1 키로에 이천원이요.
우현 이키로 주세요.
우현, 남들 다 보게 천천히 지갑을 열고
천천히 카드를 꺼내 주인에게 내미는.
주인1 ??
우현 (짐짓) 아참. 여긴 카드결제 안되죠? (돈 꺼내고) 여기 사천원이요. (괜히)
습관이 되나서...
물건을 받아들고 뿌듯하게 가는 우현 뒤로
황당하게 보는 주인1
#야채 가게 앞에서
우현 호박 얼마씩 해요?
주인2 두개에 천원이요.
우현 두 개 주세요.
주인2 (담아주며) 천원이요!
우현 (카드 꺼내 주다가) 아참! 습관이 되나서... (돈 주며) 여기.
뿌듯하게 가는 우현 뒤로
주인2 꼴랑 천원어치 사면서 카드는...
그래도 뿌듯한 우현.
씬/ 거리 외경 (N)
씬16/ 커피 숍 (N) - ENG
간단한 테이크아웃 커피점이다.
현우, 앞의 정민을 경계하며
핸드폰 문자 찍는 모습에
[자막 : 티니 앞에 있어요. 끝나고 연락 줘요]
정민 뭐라고 썼어? ‘티니 앞에 있어요. 끝나고 연락 줘요’ 그렇게 심심하게 쓴 건
아니겠지?
현우 ...!!
정민 (표정 보고) 맞구만. 차, 그래서 무슨 여잘 꼬신다고. 나? 보여줘? (하며
보여주는)
현우 (보려는데)
정민 (얼른 치우며) 뭘 또 봐.
현우 (한 순간의 방심으로 머쓱해진)
정민 (찍으며) 나야 전화 안하고는 못 배기게 화악~ 땡기게 써주지.
[자막 : 티니 앞에 있어요. 끝나고 연락 줘요]
현우, 기분 나쁜데, 정민, 핸드폰 접고
현우 요즘 한가한가 봐요?
정민 봄엔 사람들이 안 싸워주대? 방송국은 봄이라고 전파 놀리진 않을 꺼고, 이렇게
나돌아 다니면 안 짤리나?
현우 어제 벚꽃 구경했단 얘긴 들었어요.
정민 ...!! 미자씨 좋아서 자지러졌다는 것도 알겠네.
현우 언제까지 이럴 꺼에요?
정민 ...!!
현우 언제까지 미자씨랑 내 사이 훼방 놓을 꺼에요?
정민 (표정 바뀐다. 날선 눈빛) 훼방?
현우 친구인 척, 훼방 아닌 척, 언제까지 그럴꺼에요?
정민 ...!! 나도 고백하까?
현우 ...??
정민 미자씨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까?
현우 ...!!
정민 아무 대책도 없으면서 입 함부러 놀리지 마라. (꿀꺽 마시고) 모른 척 하려고
했나분데, 나 알어, 지피디 우리학교 후밴 거.
현우 ...!!
정민 너 여러 가지로 나한테 꿇린다 지금, 응? 멋모르고 까불다 개구락지 돼.
현우 (만만치 않은 눈빛)
정민 비 그치고 난 뒤에, 몽둥이 하나 달랑 들고 나가서, 그~냥 수풀 내려치면
개구리들이 허연 배 내밀면서 튀어 오르는 거 봤어? 배 내밀고 뒤집힌 채로 달달달 떨다 죽는 거.
현우 ...!!
정민 (굳은) 조심해라. (일어나는)
현우, 그냥 앉아있는데,
순간! 테이블 위에 개구리 한마리가
튀어 올랐다가 배 뒤집힌 채로
쭉 뻗으면서 떨어져 달달달 떨다가...
조용히 키득댄다. 한마디로 놀리는 개구리! (C.G?)
현우, 짜증나는 듯 테이블 위를 쾅 치면 사라지는...
씬17/ 건물 앞 (N) - ENG
#한 건물의 현관을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뚝 떨어져 기대어 서있는 정민과 현우.
간혹 안을 힐끗거리고. 그때!
현우에게 전화가 온다. 액정을 본다.
<INS : 액정 화면 : 최미자>
현우 (정민 보며) 예! 미자씨.
정민 ...!!
현우 티니 앞이에요. 예. (핸드폰 접으며) 먼저 전화 안하고는 못 배기게 죽이게
썼다면서요?
이제 정민의 핸드폰이 울린다.
정민 어.
#건물 안에서 걸어나오는 미자
그 옆으로 지영과 윤아 있고,
미자 어뜩하지? 나 지피디랑 약속 있는데.
# 정민 (씁쓸) ... 그래?
#그때 안에서 우르르 나오는 여셋.
두 남자의 어색한 기류와는 반대로
여셋은 반가워 호들갑스럽게
미자 어? 여?었어요?
지영 어떻게 둘이 같이 왔어요?
윤아 안에 들어와서 기다리지.
지영 우린 윤아가 월급 탔대서.
윤아 같이 가요! 내가 쏘께!
지영 (호들갑) 오오오~
하다가 정민과 현우의 무겁고 차갑게
서로를 응시하는 분위기에 머쓱해서
지영 흐흐흐... 주책이다.
이때 동직의 차가 와서 선다.
동직 김정민!!
정민 (마치 동직을 기다렸다는 듯) 왔네. 먼저 가께. (현우에게) 재밌게 놀아. (의미
있게) 나 약 오르게. (차갑게 미소 지으며 차로 가는)
현우 (정민 보는 표정)
미/윤 (둘의 눈치를 보는)
지영 (동직 보는 표정)
씬18/ 차 안 (N) - ENG
#동직 있는데, 정민 옆에 타며
정민 (굳은) 가.
동직 (밖을 힐끗거리며, 아쉬운) 같이 놀지. 나도 내일은 촬영 없는데.
정민 됐어 가.
동직 지영이도 있는데.
정민 됐어 가.
동직 미자도 있고.
정민 됐어.
동직 지피디 땜에?
정민 (버럭) 그냥 가!!
동직 ?? (기세에 눌려 그냥 운전)
출발하는 듯 확 프레임 아웃되는 두 사람.
#여셋과 현우, 가는 차를 보며
뻘쭘하게 서 있는.
씬19/ 부록방 (N)
<INS:연습장 위에 카드가 놓여있고,
연습장에 쭉쭉 갈겨써보는 싸인들>
우현, 연습장에 여러 싸인을 써보는 중.
멋들어지게 한글로 ‘우현’이라고 써 보이고,
옆에서 이를 감정해주는 부록.
우현 이 싸인은 어때요?
부록 ... 허전해.
우현, 이번엔 한자로 ‘우현’이라고 쓰고
우현 이건요?
부록 ... 허전해.
우현 (자기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속상한) 이름이 두 잔데 그럼 어떡해요.
부록 참으로 허전한 인생. 어째 남들 다 세자인 이름도 하나 모자른지. 키 모잘라 머리
모잘라 이름 모잘라. 에으...
우현 (시무룩) 그냥 한글 이걸로 할래요.
부록 도용하기 딱 좋겠네.
우현 (도용??)
부록 모름지기 이 싸인이란 건, 남들이 쉽게 도용하지 못하게 약간 어려워주는 게 예의지.
(펜 가져가며) 내 싸인 봤나? (쓰는)
우현 (빼꼼히 보다가) ... 언제 끝나요?
부록 (계속 하며) 기다려봐. 모름지기 싸인이란 건... 도용하기 어렵게...
우현 ... (기다리다가) 아직 멀었어요?
부록 ... 다 되가. (열심히 쓰는 부록)
씬20/ 카페 (N)
지영과 윤아는 가볍게 얘기하는 반면에
미자는 아까의 분위기에 대해 좀 심각하게 고민하는
지영 와... 아까 나 민망해서 혼났잖아. 나름대로 애교라고 떠는데, 살~벌한 게...
윤아 지피디랑 정민씨 옛날에 같이 술도 마시고 친하지 않았어?
지영 둘이 싸운 거 같지? 그지? 왜 싸웠을까?
윤아 내가 보기엔, 지피디 그 싸가지가 정민씨 성질 건드린 거야.
지영 맞다 그거야.
미자 (표정) 뭐 지피디가 아무한테나 싸가지 없이 구냐.
지영 싸가지 본성이 어디 가니? 정민이 오빠, 유순한 거 같아도 아닌 건 또 그냥 못
넘어가잖아. 지피디 깝치다가 걸린 거야. 아까 못 봤어, 지피디 쫄은 거?
윤아 차, 순진한 척 얌전한 척 혼자 다 하면서, 말 참 곱게 한다. 깝치고 쫄고...
에으...
윤아와 지영, 토닥이는데
미자 (E, 살짝 긴장) 혹시! 내가 정민씨 좋아했던 거... 지피디가 알았나?
(하다가) 에이 설마. 뭐 알았다고 쳐! 그래서 뭐?
<INS : 17씬에서 정민과 현우,
서로를 보는데 편치 않았던 표정>
미자, 그 분위기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이내 생각하기 싫은 듯 벌컥 마시는.
씬21/ 미자방 (N)
미자, 책상에 앉아 일기장 펴 놓고 턱 괴고
고개 숙이고 정지 자세로 가만...있는데,
스물스물 상단에서 화면이 내려온다.
<INS: 거리 일각 (N) - ENG
정민과 현우, 격앙되어 마주 서서
정민 너만 미자씨 좋아하는 줄 알아? 나도 좋아해! 나도 미자씨 좋아한다구!!
현우 장난하지 마요. 가벼운 당신 감정 갖고, 미자씨 때문에 죽을 것 같은 사람한테
장난하지 말라고요!
정민 (멱살잡고) 이 자식이!>
함과 동시에 미자, 도리질 하면 상단이 쏙 사라진다.
미자 이 눔의 망상. 아 이 눔의 고질병. 좋아하긴 누가 널 좋아하냐. 니가 헛물 켰다가
차였지. 에으.
#침대에 누워 눈감은 미자 모습 위로
다시 스물스물 화면이 내려온다.
<INS: 거리 일각 (N) - ENG
현우, 정민에게 멱살 잡힌 채로
현우 찰 때는 언제고! 미자씨 마음 아프게 찰 때는 언제고!!
정민 더 오래 만나고 싶어서 그랬어. 혹시나 사귀다가 헤어지면 어떡하나. 헤어질 염려
없는 친구로 계속 만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땐 그랬어! 이젠, 나 미자씨 없인 못살아. 미자씨 잡을 꺼야>
미자, 이불을 홱 뒤집어 씀과 동시에
상단의 그림이 쏙 사라지고
미자 자자! 자자! 그만 자자!
씬/ 방송국 외경 (D)
씬22/ 방송국 / 부스 앞 (D)
미자, 현우의 눈치만 보고 있다.
현우는 씨디만 보고...
미자 어제... 정민씨랑 어떻게 만났어요?
현우 우연히요.
미자 (눈치보다) 둘이... 뭐 안 좋은 일 있었어요?
현우 아뇨.
미자 어제 두 사람 분위기가 쫌...
현우 정민씨랑 사겨요?
미자 에?
현우 둘이 꽃구경도 가고, 술도 자주 마시고... 사겨요 둘이?
미자 ... (기분 나쁘다. 차갑게) 정민씨랑 나랑 친구사인 거 알텐데요?
현우 (혼잣말처럼) 친구...
미자 친구사인 거 뻔히 다 알면서, 왜 꼬아 얘기하죠? 무슨 의도에요?
현우 ... 맘에 안 들어요 나 그 사람.
미자 (기가 막힌다) 그래서요?
현우 (그제야 보는)
미자 내 친군데, 지피디님이 맘에 안 들어한다고 만나지 말아야 하나요? 내가 누굴 만나라
만나지 마라 터치 받을 만큼 사람 보는 눈 없는 애도 아니고, (뼈 있게) 저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내 친구도
존중해줬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지피디님이 저한테 누굴 만나라 마라 할 권한은 없어요. 내 친구까지 간섭하는 건 오바에요.
현우 오바했어요, 미안해요.
미자 (대본 보는데, 뾰루퉁한 표정)
현우 (보며, 다시 한번) 미안해요.
씬23/ 카페 (D)
정민과 미자 있는.
미자, 현우에게 싫은 소리 하고 온 터라
더욱 기분이 안 좋은데
미자 도대체 어제 지피디랑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정민 별일 없었어.
미자 뭐가 별일 없었어? 지피디 삐졌던데.
정민 삐졌대, 지 말로? 차.
미자 도대체 왜 그래요, 나이도 많은 사람이 속 좁게?
정민 (울컥) 그 놈이 싸가지잖아.
미자 (기분 상한다)
정민 어린 노무 자식이, 슬쩍 사람 약이나 올리고.
미자 (참고) 어떻게 약 올렸는데?
정민 그냥 말투도 그렇고, 알잖아 그 놈. 딱히 뭐라고 꼬집을 껀 없는데, 그냥 몸에
베어 있잖아 싸가지 없는 게. (농담처럼) 이유, 어떻게 그런 놈 눈에 들었냐?
미자 (OL) 그렇게 말하지 마요!
정민 ...!!
미자 지피디, 그렇게 나쁜 사람 아녜요. 사회성이 부족해서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 거
뿐이지, 상식이 없거나 못됐거나 사악하거나, 그런 거 없어요.
정민 ... 자기 좋아하는 남자라고 편드는 거야?
미자 그렇게 시시껄렁하고 별거 아닌 남자가 좋아하는 나도 별거 아닌 여자 되는 거 같애서
싫어서 그래요. 아무리 이상한 사람이라도, 날 좋아한다는데, 친한 친구인 날 좋아한다는데, 그렇게 욕하는 건 너무 한 거
아녜요? 그럼 그런 남자가 좋아하는 난 뭔데?
정민 ...!!
미자 아무리 아닌 남자라도 괜찮다고 해주는 게 예의 아녜요? 그게 상식 아녜요?
정민 (씁쓸) 미안하다... (마시는)
씬/ 집 외경 (D)
씬24/ 부록방 (D)
우현, 혼자 일인이역하면서
우현 (카드 건네며) 여?습니다. 일시불로요. (명세서 주며, 점원 흉내) 여기
싸인이요. (갖고 와) 네.
먼저 ‘우현sign’이라고 쓰는데
‘우’자를 아주 크게 쓰고, 옆으로 비슷한 크기로
‘현’과 ‘sign’을 쓴다. 그리고 그 아래에 날짜를 쓰고,
끝에는 또박또박 작게 ‘도용금지!’라고 쓴다.
펜 뚜껑을 닫으며 뿌듯하게 바라보는 우현.
우현 (주며) 여?습니다.
일인이역 연기 끝내고 다시 싸인을 본다.
맘에 든다. 뿌듯해서 종이를 들어 보는.
그리곤 카드에 뽀뽀를 쪽쪽 한다.
씬25/ 재래시장 일각 (D) - ENG
#우현, 장본 봉지를 들고 신나서 걷다가
#한 가게 앞에서 이것저것 봉투 받아들고
우현 얼마에요?
주인3 만팔천원이요.
우현 (예의 그 카드를 꺼내고) 아 참, 이런 데선 안되죠. 습관이 되나서...
주인3 (OL, 손 내밀며) 됩니다. 주세요.
우현 에? 돼요?
주인3 되요. 주세요.
우현 (잠깐 망설이다가 ‘그래 한번 써보자’하는 표정으로, 주며) 여기요.
우현, 펜을 들고 싸인 할 자세를 취하는데,
주인 (긋고는, 기다리다가) 잔고가 없는데요?
우현 (웃던 표정에서 굳는) 에?
주인 체크 카든데, 잔고가 없네요.
우현 카드는 원래 잔고가 없어도 되는...
주인 체크카든 잔고 없으면 안돼요. 결제하면 통장에서 돈이 바로 빠져나가는 거예요. 직불
카드처럼요.
우현 (떠덩) 그럼... 이건 외상도 안되는...
주인 신용카드도 아닌데 외상이 어떻게 되요.
한 대 맞은 듯 멍한 우현의 표정에서.
씬26/ 놀이터 일각 (D) - ENG
장본 봉지 옆에 놓여져 있고,
그 옆을 비추면, 그네에 쓸쓸히 앉아있는 우현.
우현, 주머니에서 그 카드를 꺼내본다.
<INS: 그 카드로 ‘FBI다’처럼 연습하고,
싸인 연습하고, 장 보면서도 들떴었던 우현의 모습>
날리는 꽃송이... 평온한 분위기...
그러나 왠지 모를 배신감에 슬퍼진다.
우현 (낮게) 써보고 싶었는데... 카드도... 싸인도...
멀어지면서 점점 작아지는 우현의 모습에서.
씬/ 거리 외경 (N)
씬27/ 차 안 (N) - ENG
#동직, 표정 굳어있는 정민에게
동직 (답답) 얌마, 쪼잔하게 남자들끼리 여자 하나 놓고 싸우고, 왜 그러냐 너 답지
않게? 유치찬란이다 임마!
정민 (크게) 나보고 어쩌라구우?
동직 (크게) 왜 미자한테 말도 못하고 뱅뱅 돌기만 하냐고 임마!
정민 (격앙된) 그럼 미자씨 납치해서 목 졸라서 누구 선택할 껀지 빨리 결정하라 그래?
그래서! 지피디 그 놈 선택하면?
동직 ...!!
정민 ...!!
정민, 확 차에서 내려버린다.
동직 얌마! 야!
#뚜벅뚜벅 걸어오는 정민의 뒤로
차에서 내려서 보는 동직 걸리는.
씬28/ 미자방 (N)
미자, 책상에 앉아 있다.
자는 듯한데, 스물스물 상단이 내려온다.
<INS:거리를 두고 마주 보고 서 있는 정민과 현우.
뚜벅뚜벅 다가간다. 만만치 않은 눈빛들 교차.
정민 (눈빛) 나... 미자씨 포기 못해.
현우 (눈빛) 나도 못해!
정민, 강하게 현우를 때려눕힌다.
현우, 입에서 피가 난다. 벌떡 일어나!
두 사람, 슬로우로 멋지게 치고 박고
싸우기 시작한다. 꽤나 멋진 액션들.
이때 뛰어와 등장하는 미자.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울며 절규한다.
미자 (신파톤) 그만 해요! 제발 그만 해요!
그와 동시에 테잎 엉키는 소리.
상상 그림 확 사라지면서>
미자 소설을 써라, 소설을 써. 아으~~~
침대로 가는
씬29/ 거리 일각 (N) - ENG
그런데! 미자의 상상과 똑같이
거리를 두고 마주 보고 서 있는 정민과 현우.
역시 뚜벅뚜벅 다가간다. 만만치 않은 눈빛들 교차.
그런데! 오다가 다리를 접지르는 정민.
그걸 보고 푸! 살짝 웃음이 터진 현우.
둘 다 참 면 안 선다. 다시 분위기 이어
진지하게 서로 스쳐 지나가는데,
정민, 뒤돌아 괜히 노려보고 가고 나면,
현우, 뒤돌아 괜히 노려보고.
그렇게 서로 멀어지는 두 사람.
씬30/ 미자방 (N)
모로 길게 누운 미자의 뒷모습.
스물스물 상단에서 그림이 내려오는데,
<INS:잔디에 누운 정민과 미자의 얼굴만 타이트 샷.
흐뭇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미자, 고개를 돌려 이쪽을 보면 현우도 있다.
두 남자 사이에 누워 행복해하는 미자.
마치 글루미 썬데이 같은 그림>
그렇게 상하단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에서,
하단에 등지고 누워있는 미자,
미자 (손바닥으로 머리를 다다다 때리며) 미쳤어! 미쳤어!
그런 상하단의 그림에서 F.O.
씬31/ 헬쓰장 (D) - 에필로그
F.I 되면서
정민과 현우, 오다가 서로를 보고 멈칫.
무시하고 걸어가는데 어깨가 부딪힌다.
정민 ... 한번 하자는 거야?
현우 ... (지지 않고) 뭘로 할까요?
정민 (어랍쇼? 똑바로 서며) 그래. 뭘로 하까?
현우 복싱, 검도, 뭐든 정하세요.
정민 (한쪽에 세워진 스트레칭 바가 눈에 들어오고, 전투적으로 잡아들고) 검도 좋네.
여서 하지 뭐.
현우, 어처구니 없어 하며 바 들고 있는데,
정민, 손에 퉤퉤 침 뱉고, 뎀벼 씨이!
정민, 바를 뒤로 들고 내려칠 듯
달겨들려고 하는데, 그때 미자가 들어오자
그 자세에서 순간 스트레칭 자세로 바뀌는.
정민 (바를 든 채로 손을 뒤로 하고, 다리를 쭉쭉 늘리며 현우에게) 야, 이거
시원하다~ 해봐 이거~ 야~ 시원하다~ 어우~
미자를 못 본 현우는 그런 정민이 어처구니 없고.
미자는 풀어진 듯한 두 사람을 보고 안심하며 다른 운동기구로 가 앉고.
정민은 현우 앞에서 실없는 사람 되어가며 계속 스트레칭 하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