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일색에서 신화·고전으로…'라드(라디오 드라마)'가 돌아왔다!"상상력 자극하는 오디오 북" 중장년층에 뜨거운 반응
"삼!국!지! 제2부 도원결의! 여섯 번째!"한 성우가 우렁찬 목소리로 친절하게 드라마 회차까지 읊어준다. MBC 라디오가 가을 개편을 맞아 지난달 18일부터 방송 중인 드라마 '배한성 배칠수의 고전열전'(표준FM 95.9㎒)의 오프닝 멘트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라디오 드라마가 속속 부활하고 있다. 한때 영상 매체인 TV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됐던 라디오 드라마가 '상상력의 옷'을 입고 새 장르·새 작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KBS 라디오는 지난 8일부터 제1·3라디오 두 채널을 통해 특별기획 드라마 '이금희의 신화 오딧세이'를 방송 중이다. 그리스 신화뿐 아니라 북미 인디언 신화, 수메르 신화, 한국 신화 등을 차용해 삶의 지혜를 전달한다는 의도다. 방송인 이금희씨가 내레이션을 맡고, 성우 10~20여명이 출연해 목소리 연기를 한다.
TV에도 각종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마당에, '아날로그 냄새' 물씬 풍기는 라디오 드라마가 왜 다시 등장한 것일까. 방송 관계자들은 '격동 50년' '대한민국 경제실록' 등 다큐 드라마 일색이던 라디오 드라마가 신화·고전 등으로 확대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창회 KBS 라디오 PD는 "최근 방영되고 있는 라디오 드라마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소리의 무한한 상상력을 적절하게 활용한 '오디오 북'으로 봐야 한다"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언제 어디서나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음성 매체의 유연성을 이제야 발견한 셈"이라고 말했다. 정태익 SBS 라디오 책임PD도 "대중이 여전히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을 선호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측면에서 라디오 드라마가 갖는 장점이 TV보다 더 크다"고 했다. 하지만 제작비가 일반 라디오 방송보다 2~3배 가까이 많이 드는데다, 라디오 드라마 대본 작가 또한 부족하다. 그래서 '부활'이 본격적인 '중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서경주 MBC 라디오본부장은 "성우 출연료나 작가 대본료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월등히 많이 들고, 드라마작가 지망생 대부분이 TV로만 몰리면서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작가 발굴은 물론, 멜로물이나 판타지 등 대중에 소구력 있는 다양한 소재를 발굴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우 배한성씨는 유쾌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선뜻 주차장 바닥에 몸을 던졌다. “평범한 것은 늘 재미없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끝에 살점이 튀어나온 배씨의 오른손 검지(사진에선 왼쪽). 상고를 다닌 배씨는 주판을 할 수 없었고, 은행 취업을 포기해야 했다 배한성씨의 영화감독 데뷔작 ‘가제트’ 촬영 현장. 15일 개막하는 제4회 올레국제스마트폰영화제에서 공개된다. 우리 시대 성형 열풍을 비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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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늘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