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오산 백일장 수상자 기념 촬영. ⓒ조백현 기자 |
아침밥
오늘 아침도 밥솥에서 기차가 달린다. 하얀 연기가 나고 삑! 기차 소리도 난다. 아침밥이 하얀 눈 같다. 또 밥이 푹신푹신 구름 덩어리 같다. 또 쌀이 눈사람 100개 있는 것 같다. 엄마 고맙습니다. (초등부 장원 작품. 이유건(운산초등학교 1학년))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중순 오산의 밤은 문학의 향으로 가득 찼다.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이하 오산문협, 회장 윤민희)는 17일 저녁 오산시자원봉사센터 1층 대회의실에서 ‘제26회 오산 학생 및 시민 백일장 시상식’을 열었다. 한글 반포 565돌을 기념하여 지난달 11일 꿈두레 도서관 뜰에서 한글 골든벨, 시낭송, 시화전 등을 엮어 다채롭게 진행한 ‘오산 학생&시민 백일장’ 결과를 시상한 것. | | | ▲ 오산 백일장 초등부 시상. ⓒ조백현 기자 |
이날 행사엔 이강석 부시장, 강한석 예총 회장을 비롯하여 학생, 학부모, 오산문협 회원 등 15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워 문학 축제 한마당을 연출했다.
초·중·고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장원, 차상, 차하, 참방으로 각각 나눠 무려 84명이 수상했는데도 놀랍도록 질서정연하고 흥겨웠다. 상을 주는 주최 측인 오산문협 회원들도, 수상자와 가족들도 모두 즐겁고 신나는 자리였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재능 있는 문학 시민을 발굴·육성하려는 오산 백일장은 올해로 26회를 맞는 역사 깊은 문학 행사이다. | | | ▲ 오산 백일장에 응시한 가족 3명이 모두 상을 탔다(맨 오른쪽과 옆은 윤민희 회장, 이강석 부시장). ⓒ조백현 기자 |
이번 백일장의 시제는 신발, 별, 아침밥, 바다, 다리, 모자, 멍 등 현실적이면서도 친근한 소재들이다.
수상자들은 자신과 가족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나 가슴 아픈 사연을 진솔하게 풀어냈고, 표현에 있어 놀랄만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심사위원들은 행여나 우수한 작품을 탈락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1, 2차 심사를 거의 자정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백일장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고백하고 이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거나 자신의 소질과 끼, 적성을 깨달은 이들에게 상의 등급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 | | ▲ 일반인 수상자의 자작시 낭송. ⓒ조백현 기자 |
오산문협은 작년부터 백일장 수상작을 보존하고 참가자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고자 작품집을 발간하고 있다.
윤민희 회장은 수상 작품집의 발간사를 통해 “갈수록 정서가 삭막해지고 물질이 만능인 시대라고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요즈음, 가족·친구와 정담을 나누고 우정을 나누며 원고를 채워나갔던 백일장의 광경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다”면서 “문학은 가슴을 뛰게 한다. 수상자들의 글은 맑고 향기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선구적인 빛으로 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백원 시인은 “이번 백일장을 통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만났다. 가족의 해체로 인한 쓸쓸함과 꽉 짜인 일상에 병든 아이들, 돈밖에 모르는 철면피한 인간이 잘난 자로 인식되는 현실을 해부해 인간다운 삶의 원형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사람을 돈보다 귀히 여기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심사평을 내놨다. | | | ▲ 오산 백일장과 시상식을 주최한 오산문협 회원들. ⓒ조백현 기자 |
한편 이날 백일장 시상식에서 초등부 이유건(운산초 1)·이진성(수청초 4), 중등부 이지윤(원일중 3)·이소정(운암중 3), 고등부 현명한(운천고 2)·전지원(오산고 1), 일반부 이정관(원동)·홍연희(금암동)가 장원의 영광을 안았다. < 저작권자 © 물향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첫댓글 감사합니다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