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3일 뮌헨 / 68분>
=== 프로덕션 노트 ===
브루크너 교향곡 3번 '바그너' 실황
크리스티안 틸레만 지휘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
2016년 뮌헨 필하모니에 홀
틸레만의 지휘봉, 브루크너를 통해 바그너의 잠을 깨우다
2012년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브루크너 교향곡 3번 실황물이다. 이 곡은 바그너가 브루크너의 헌정을 받아들여 일명 '바그너 교향곡'이라고도 불리지만, 훗날 바그너에 대한 실망감과 주변 지인들의 참견으로 바그너 음악의 인용부분이 1877년과 1889년 개정작업과 함께 점차적으로 사라진 곡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많은 지휘자들이 수정을 거쳐 브루크너 색채의 응축도가 높아진 1889년판을 채택하는 것과 달리 틸레만은 1877년 판본을 택했다. 철저한 개정의 칼을 들이대었지만 바그너의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이며, 이러한 판본 역시 바그너 전문가인 틸레만이 지나쳤을 리 없었으리라. 틸레만의 연주는 온건하고 기품 있으며 너그럽다. 1080i 해상도의 놀라운 화질과 PCM스테레오/DTS-HD MA5.0/서라운드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오디오 옵션은 묻히기 쉬운 악기들의 음색을 또렷이 끄집어내는 틸레만의 지휘와 연주환경을 고스란히 재연한다.
Bruckner: Symphony No.3 in D minor ‘Wagner Symphony'
Filmed at the Philharmonie Munich, 2&3, 9.2016
Staatskapelle Dresden, Christian Thielemann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지휘하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연주한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이 담긴 영상물로, 2016년 9월 2·3일 독일 뮌헨 필하모니에서 실황 영상물이다.
1548년 창단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베버·바그너에 이어 20세기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67년간 음악감독을 맡은, 이른바 '살아있는 서양음악사'로 불리는 악단이다. 2012년부터 독일 정신의 계승자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수석지휘자로 취임해 468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역사의 순도 높은 악단과 함께 틸레만은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비롯하여 브루크너 교향곡 5·8·9번 실황 영상물을 차례대로 내놓고 있다.
1873년에 완성되어 바그너에게 헌정했기에 '바그너 교향곡'이라는 부제를 안고 있는 교향곡 3번은 그의 교향곡들 가운데서 가장 복잡한 판본을 지니고 있다. 훗날 바그너에 대한 실망감과 주변 지인들의 참견으로 바그너 음악의 인용부분은 1877년과 1889년 개정작업과 함께 점차적으로 사라진다. 브루크너만의 특색이 짙게 드러나는 것도 이때부터다. 교향곡 3번은 크게 1873년 판, 1877년 판, 1889년 판으로 나눠지는데, 오늘날의 많은 지휘자들이 여러 수정을 거쳐 응축도가 높아진 1889년 노바크판을 채택하는 것과 달리 틸레만은 1877년 판본을 택했다. 1877년 판은 철저한 개정의 칼을 들이대었던 것이고, 3악장 스케르초에 코다를 포함하고 있다.
그의 연주는 온건하고 너그러우며 기품이 배어 있다. 한스 리히터부터 푸르트벵글러, 오토 클렘페러 등 독일계 지휘자가 연주하는 독일악단의 특정 사운드가 틸레만에게서도 들린다. 시종 흐트러짐이 없고, 화려한 외형의 효과를 노리기보다 정성스럽게 브루크너의 음악 세계를 하나하나 짚어가는 틸레만의 자세는 훌륭하다.
관악 독주의 시작을 잡아내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재빠르며 영상에 더욱더 집중하게 한다. 1080i 해상도의 놀라운 화질과 PCM스테레오/DTS-HD MA5.0/서라운드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오디오 옵션은 묻히기 쉬운 악기들의 음색을 또렷이 끄집어내는 틸레만의 지휘와 연주환경을 고스란히 재연한다. 묵직한 총주에서도 악기 사이에 통풍이 잘 되는, 실제 홀에서 느껴지는 음질과 음장감은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준다.
=== 작품 해설 === <2012년 6월 18일 네이버캐스트 / 최은규 글>
클래식 명곡 명연주
브루크너, 교향곡 제3번 '바그너' in d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은 브루크너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1877년 12월 16일,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진 [교향곡 3번]의 초연 현장은 그야말로 ‘대재앙’이었다.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 있던 청중은 하나 둘씩 연주회장을 빠져나갔고 연주가 다 끝날 무렵에 객석에는 고작 20여명의 청중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청중 가운데는 후에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로 성장할 구스타프 말러도 끼어 있었다. 당시 17세였던 말러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크게 감명을 받아 이 곡을 ‘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이듬해인 1878년에 출판했다. 브루크너는 말러의 편곡에 아주 만족하여 그 답례로 말러에게 자신의 [교향곡 3번]의 총보를 선물했고, 이후 그들은 좋은 친구이자 동료가 되어 서로를 열렬히 숭배했다.
그러나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브루크너에게 호의적이던 음악평론가 에두아르트 크렘저마저 이 교향곡에 대해 “그의 음악은 매우 창조적이지만 응집력이 부족해서 그 창조적 영감을 지탱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감수성은 매우 깊지만 긴 호흡이 부족해서 세부적으로 매우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체적으로는 완결되고 세련된 예술작품의 인상을 주지 못한다”고 평했다.
바그너에게 헌정된 '바그너 스타일' 교향곡
아마도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이 전문가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은 이 곡에 바그너 풍의 악상이 많아 독창성이 결여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당대 빈 음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음악평론가 한슬리크도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대해 “베토벤의 제9번이 바그너의 [발퀴레]와 만났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들의 발굽 아래 짓밟혔다”고 평하며 이 작품의 독창성을 문제 삼았다. 물론 이 교향곡에는 바그너의 음악과 비슷한 점이 많기는 하다. 우선 이 곡은 마치 바그너의 오페라처럼 이 교향곡 역사상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이다. 1873년에 완성한 오리지널 버전의 연주시간은 무려 65분이 넘는다. 아직 말러의 교향곡이 나오기 전이었던 당시로선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이 가장 긴 교향곡이었을 것이다.
또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과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발퀴레] 등과 유사하거나 인용된 부분이 있으며, 바그너와 유사한 어마어마한 음향 또한 놀라운 것이다. 하지만 한슬리크가 브루크너 음악의 장엄한 양식과 정신적인 개성을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한 것도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초연 실패는 이 작품의 음악적인 면 때문이라기보다는 당대 빈 음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분쟁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 같다. 문제는 브루크너가 자신의 [교향곡 제3번]에 바그너 풍의 악상을 넣어 그의 ‘바그너 숭배’를 공공연히 드러낸 데 있었다. 게다가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에 “깊이 존경하는 거장 바그너 선생님께”라는 헌정사까지 붙여 바그너에게 바쳤으니 바그너 반대파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당대 빈 음악계는 브람스와 한슬리크를 중심으로 한 보수주의 음악가들과 바그너·리스트로 대표되는 진보주의 음악가들로 양분되어 있었기에 바그너에 대해 노골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교향곡 3번]의 초연 실패 후 브루크너는 1877년과 1888~89년의 두 차례에 걸쳐 악보를 개정했다. 초연의 싸늘한 반응과 주변 인물들의 조언 때문이었다. 브루크너는 개정작업을 통해 바그너 음악을 연상시키는 인용부분을 삭제해 곡을 짧게 줄였고 이곳 저곳을 이어붙인 듯 모자이크 같던 음악을 좀 더 매끄럽게 다듬었다. 따라서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악보는 1873년의 오리지널 버전 외에 1877년 버전과 1889년 버전이 존재한다. 브루크너가 내놓은 3가지 버전 가운데, 한동안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1888~89년의 세 번째 버전이 가장 자주 연주되었다. 이는 이 판본이 가장 길이가 짧고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1873년의 버전이 1977년에 노바크의 편집에 의해 출판된 후, 오리지널 버전의 우수성이 인정되면서 최근에는 1873년 오리지널 버전이 종종 연주되고 있다.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울림의 4악장
1악장 도입부는 인상적인 트럼펫 주제로 시작한다. 바그너는 제3번 도입부의 트럼펫 주제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나중에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의 트럼펫 주제 때문에 “트럼펫 브루크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전반적으로 1악장의 음향은 마치 오르간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오르가니스트였던 브루크너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제1주제군의 전개는 포르티시모의 선언과 속삭이는 듯한 답변의 반복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마치 오르간 즉흥연주와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1악장의 전개부는 발전적 요소와 재현적 요소가 뒤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전통을 무시하고 전개부에 재현적 요소를 집어넣은 점 때문에 데소프와 한슬리크 등은 브루크너 교향곡에 형식미가 결여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악장 아다지오는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여린 다이내믹의 스트링 사운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명상적인 음악이다. 군데군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나타난다. 3악장 스케르초는 메인섹션과 트리오의 두 부분으로 되어있지만 두 부분의 대비는 그다지 크지 않다. 트리오에서 도약하는 선율의 제스처는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인 렌틀러와 요들을 닮았다.
4악장 피날레는 8분음표의 빠른 음형의 반복으로 인해 긴박감을 주는 음악이다. 바그너 풍의 느낌이 두드러지고 휴지부가 많아서 브루크너 음악 중에서도 가장 모자이크 같은 작품이기도 한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오케스트라로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울림을 실현해내는 솜씨는 놀랍다. 특히 금관은 윤기 흐르고 풍성한 사운드는 경이롭다.
추천음반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추천 음반으로는
한스 크나퍼츠부쉬와 빈 필하모닉(testament),
카를 뵘과 빈 필하모닉(Decca),
첼리비다케와 뮌헨 필하모닉(EMI),
얀손스와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RCO)의 음반을 꼽을 수 있겠다.
[네이버 지식백과] 브루크너, 교향곡 제 3번 ‘바그너’ [Bruckner, Symphony No. 3 in D minor] (클래식 명곡 명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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