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시다시피 세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가 처음 바둑을 접했던 당시에는 두 아들이 유치원 들어가던 시점이라 오전에 여유 시간이 있었어요.
그치만 저는 그 당시 성당을 다니고 있어서 주변의 아는 엄마가 바둑을 배우러 오라고 아무리 꼬셔도 한귀로 듣고 흘렸지요.
그런데 그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만날 때마다,,,
"언니야 바둑 배우로 와~~!! 우리 원장님이 너무 좋아. 그리고 돈도 만원 밖에 안 받아~~(한달에)"
그 당시가 99년이었지요.
수원 영통에 바둑 학원이 두군데가 있었지요.
지금 파워군의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명인 바둑 교실과 홍익 바둑 교실.
저는 집에서 가까운 홍익 바둑 교실로 월욜과 수욜 두 차례에 걸쳐 오전에 나갔습니다.
첫날...그곳에는 오륙명 정도의 어머니들이 계셨습니다.
저보다 일주일 먼저 들어온 어머님에게 단수되는 모양 만들어서 따먹혀 주라고 하시더라구여;;;;
그런데 그 엄마는 일언지하에 딱 거절을 하는겝니다.
싫다고!!!
(미친....그래서 그 엄마와의 첫인상이 아주 안좋게 각인되어 버렸죠.지금도 그 엄마랑은 사이가 서먹 서먹;;)
그때 한 엄마가 제가 두어줄게요 라고 해서 ...처음으로 단수라는걸 알게 되었고 저는 다 따먹혔죠. ㅠㅠ
그리고 이어지는 강의.
원장님께서 기초 포석이나 사활을 강의해 주시는데...잘 몰라도 자꾸 들으라시기에 듣기만...했죠
하루, 이틀,,,,,시간이 지나면서 단수는 알겠는데...
바둑을 두다보니 제 돌이 한순간 훅~~하고 날아가버리자 저는 절망하고 말았어요.
그게 환격이라는것은 나중에 알았지만...참으로 어이가 없는 순간이었답니다.
사실 원장님께서 바둑의 기본 개념들을 일일이 설명해 주시지 않았고,
그냥 두면서 실전으로 이게 그거(바둑...ㅋ)라는걸 알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수업 중에 제가 잘못된 수를 두게되면 옆에서 보시던 원장님이 속이 터지시는지...마구 머라하셨어요,ㅠㅠ
야단을 듣고 나서는 조용히 일어나 화장실로 직행해서는 혼자 꺼이 꺼이 울다가 돌아오곤 했던 적도 있었죠.
참으로 서럽기도 하고 내가 나이들어서 머하러 이걸 배우나~~내 머리가 그래 나쁜가???(사실 나쁜 듯...)
별별 생각을 하며 보냈어요.
아줌마이다보니...학원에서 강의 듣고 대국 몇번 하는게 다였고, 집에 오면 땡!!! 이었죠.
그러던 중 그 당시 천리안, 하이텔, 넷츠고 같은 인터넷 시기이다보니
원장님께서 네오스톤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바둑을 두라고 하셨어요.
ㅋㅋㅋ~~그곳이 정말 신세계이더구만요.
집에 돌아오면 네오스톤 접속해서 바둑을 두기 시작했지요.
18급으로 ....
바둑 두다가 솥도 다 태우고 애들 밥은 간단히 챙겨 먹이고 미친듯이 바둑만 두었어요.
한 백판도 넘게 지기만 하고 이기지도 못하면서 지면 욕하고... 채팅하면서 놀기만 했었죠.ㅎㅎㅎ~~
18급에서 17급 올라가기가 왜 그리 힘든지...
그래도 자려고 누우면 천장에서 바둑판이 둥둥 떠다녀서 잠 못 이루던 날들이었네요.
지금은 그런 열정이 사라져버린게 제일 아쉬워요.
천장에 바둑판이 둥둥 떠다니길 다시 한번 꿈꾸어 보지만...헛일^^;;이란걸 알아요.
바둑을 자꾸 지다보니 안좋은 수들은 두지 않으려 노력하게 되고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면서 17급으로 겨우 올라갔지요.
그 당시엔 16급만 되어도 좋겠다가 저의 소망이었죠. ^^;;
그리고 그때 알게 된 친구가 고황천인님...ㅋㅋㅋ(이거 볼랑가??)
그 당시 20살 새내기 대학생이었는데...저에게 바둑도 가르쳐 주고 참으로 착한 학생이었는데,
그때 제가 아가씨라고 거짓말을 했지요. 나이도 속이고...ㅋㅋㅋ
그 친구가 군대 다녀오고, 저도 그 후로 솔미 낳아 키우게 되면서 서서히 바둑에서 멀어졌죠.
그 친구랑은 소식이 뜸했다가 타이젬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죠.
지금은 30살이 넘은 청년이 되었으니...세월이 참 많이 흘러 버렸네요.
저의 바둑은 늘 지지부진....늘지도 않고, 아직도 개떡수만 두어대고...
아마도 책을 보며 공부하는걸 시르라 해서 그런거 같아요.
쓰고보니 잡소리였네요. ㅠㅠ
그치만 솥까지 태워 먹고 밤마다 천장에 바둑판을 그리던 그때가 지금도 그립습니다.^^*
고맙습니다.
프바사 파이팅~!!!
걸그룹 파이팅~~~!!!!
첫댓글 누나글 읽으니까 저도 입문때생각나서 빙그래 웃었네요 대학 기우회 가입했을때 선배형한태 모조리 죽었거던요 어찌나 서럽던지ㅋㅋ
이런말 쓰면 형님들한테 욕먹겠지만 저도 나이먹으면서 바둑욕심은 점점사그라들더라구요 하지만 바둑에대한 사랑은 점점 늘어나는거 같아요 누나도 그럴거라 생각하고여 그리고 누나아이디에 홍익이 들어가는 이유를 알게됐네요
ㅎㅎㅎ~~~네...
홍익바둑에서 배워서 홍익이 들어간거에요^^*
다음엔 프바사 입문기를 올리도록...ㅋ
아기가 똘망똘망하고 너무 이뻐군요^^
사실 저도 지나고보면 ,,,배울때가 힘들지만,,
더 재미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아기가 지금은 10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죠.
쏠미 덕분에 바둑을 쉬었던 공백기 이후에 다시 바둑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끼게 해 준 것이 프바사랍니다. ^^*
울 와이프도 얼릉 바둑에 입문시켜야 하는데 ㅋㅋ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 지금 가르쳐주면 아차하는 순간 아들놈이 바둑알 삼킬것 같아요 ㅎㅎㅎ
우물행님 ㄳㄳ
아기들 조금 더 크면....그때
천화님네 학원에서 오전에 어머님들 반 만드시면 좋은데...ㅋ
여성분들중에서 싸움바둑 여성분보면...머싯떠요^.^
ㅡ,.ㅡ;;
멋있긴여....그냥 줄창 끊고 싸워보는거죠.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ㄴ 것이 바둑에선 마음껏 싸우고 남자들에게 펀치도 날려보고 할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아요.
물론 이길 때보다는 질 때가 더 많긴 하지만....
아마도 제 안에 숨어 있던 전투 본능을 바둑에서 발휘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ㅋ
잘 봤습니다..ㅎ 리그에서 혹시 만나더라도 제게는 살살 둬주세요 ㅋㅋ 전 싸움을 못해서 ㅎㅎ
전에 우리 둔적이 있는것 같은디유~~~
지금은 걸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자유로운 대국은 가능합니다.
저야말로 살살 부탁드립니다.^^*
바둑학원에 같이 다니는 동지(!)가 있으면 정말 좋을거같아요~
아이친구 엄마들 중 관심 있는 사람 있다하면 내가 입문 시켜줄수있는데~ ㅎㅎㅎ;
내가님이라면 잘 지도할 수 있을 듯...
아이들 엄마에게 문자 보내서 주1회로 바둑 갈쳐 준다고 사람 모아보세요^^*
몇편을 쓸 수 있는 소재를 이렇게 한편으로 쓰는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ㅎㅎㅎ 따먹혀주기 싫다고 했던 그 아주머니도 성격이 대단하지만, 지금까지 안풀고 있는 개똥이님도 만만치 않은 성격이신데요? ㅎㅎ
ㅡ,.ㅡ;;
느림보님 글을 보고 나니 급 후회가 밀려 드네요. ^^;;
따먹혀 주기 싫다고 한것이 아니라...일주일 먼저 왔으니 한번 두어 주라고 한건데...일언지하에 거절을....
지나 나나 단수 겨우 알고 시작하는건데...머이 그리 잘났다고 그러는지 싶어서 우껴 보였죠.
그때 이;후로 그 엄마랑 저랑은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더라구요.
지금도 사이가 썩 좋지는 않지만 만나면 아닌척 웃어주긴합니다.
사람이 자기랑 맞는 스탈이 있고 전혀 맞지 않는 스탈이 있는것 같아요.
아마도 성격이 안 맞다는게 그런걸 거에요.
그녀랑 나랑 결혼 햇다면 정말이지 성격 차이로 이혼 열두번도 더 햇을 겁니다. ㅠㅠ
머...제가 뒤끝이 있다기 보다
제가 한번 안보겠다고 마음 먹고 짜르면 두번 다시 취급을 안합니다.
한마디로 냉정하고 칼이지요.
그래서 때로는 제가 냉정하다는 의외의 이야기도 듣습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식이죠..ㅋㅋㅋㅋ
남들도 그러지 않나여??
진짜 저만 이상한건가요???
개똥이님한테 찌키면 죽는다는...ㅠㅠ
ㅋㅋㅋㅋ~~~그냥 하는 말인데...ㅠㅠ
누나... 저는 제발 찍지 마세요... ㅎㅎㅎ
저는 아직 더 자라야 하는 새싹이랍니다...
들었던 이야기도 있고 첨 듣는 이야기도 있고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ㅎㅎ 뜬금없지만 고황님이 보고 싶네요ㅋ
그러게요...저도 바둑하면 우리 고황이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이제는 바둑하면 프바사가 먼저 떠오르긴 하지만요...
우리 고황이 잘 있으면 안부라도 전해 주그라~~~누나한티...ㅋㅋ
언니 제가 방금 고황님한테 말했어용 ㅋㅋㅋ
금방 올거에요 ㅎㅎ
은영이누나 파워님 안녕하세요^^ ! 내가님한테 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보러왔어요 ㅋㅋ 두분 뵌지 오래되었네요 (__
너...누나한테 연락도 안하고 그동안 장가 간것은 아니겠지???
ㅋㅋ 아직 결혼전이에요
ㅋ~~~내가님 ㄱㅅㄱㅅ
넘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ㅎㅎㅎ~~넘 좋은 친구님 고맙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두시나요?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늘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물 1급 입니다^^;;
저 사진이 누굴까? 생각했지만 금방 답을 찾았네요.. 너무 이뿌다...
으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