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번 심사하는 미국의 비자면제국 지정에서 한국은 이번에도 진입하지 못해 앞으로도 2년동안은 미국비자 면제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미 기존 비자면제국만 재지정=부시 행정부는 최근 미국비자 면제국에 대한 재심사 결과 기존 면제국 27개국 가운데 심사가 끝나지 않은 2개국을 유보하고 25개국을 재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등 서유럽국가들의 대부분과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선 일본, 싱가포르,호주, 뉴질랜드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은 심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일단 유보됐으나 재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심사에서는 기존의 미국비자 면제국들이 재지정됐을 뿐 한국 등 새로 비자면제국 지정을 기대해온 국가들은 단 한국가도 진입하지 못했다.
미국의 재계와 상공회의소등이 나서 한국의 비자면제국 지정을 적극 로비하고 압력을 넣어줘 왔으나 미국정부나 의회에서는 시쿤둥한 반응을 보여 한국의 미국비자면제국 지정이 이번 에도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년에 한번 심사=2002년 5월 국경비자 강화 개혁법에 따라 미국은 2년마다 비자 면제국 지정을 심사하고 있어 한국은 향후 2년간 비자면제국 지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은 비자면제국 출신 국민들에 대해서는 관광등 상용목적으로 단기간 미국을 방문할때에 미국비자없이 방문해 90일 동안 머물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미국비자 면제국으로 지정되려면 비자발급 거부율이 3% 이내여야 하며 미국 시민에게 비자
면제 편의를 제공하는 ‘상호주의’를 실행하는 국가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 기계 판독 여권 프로그램과 여권 불법 사용 방지 조치를 시행하는 등 여권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불법 체류율이 낮으며 미국의 관계 당국 및 국제 사법기관과 협조가 잘 이뤄지는 나라들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 비자소지국중 미국방문자 최다=한국은 한해에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국가로서는 톱 5-6에 들어 있고 비자 면제국을 제외하면 최다 방문객을 기록하고 있어 비자 면제를 기대해 왔으나 번번히 물거품이 되고 있다.
한국인 미국 방문자들은 2004년 한해동안 82만 9031명(전체의 2.7%)으로 영국과 멕시코, 일본,독일, 프랑스에 이어 6번째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보다 많은 미국방문자들을 기록한 4개국이 미국비자 면제국이고 멕시코도 인접국
으로서 사실상 면제국과 비슷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미국비자를 받고 입국하는 국가중에
서는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미 업계 한국 면제국 지정 압력=이 때문에 한국내에서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재계와 상공회의소등이 나서 한국인들에 대한 신속한 미국비자 발급과 나아가 비자면제국 지정을 강력히 촉구해 왔다.
미국 재계 협의회와 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한국의 비자면제국 지정을 미의회와 행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미 업계는 2001년 한국인 미국 관광객들은 8억달러를 썼으며 한국 유학생들은 지난 99년 미국내에서 17억달러를 사용했다고 지적하고 미국 비자발급이 까다로워져 미국을 찾는 한국
방문객, 관광객, 유학생, 비지니스인들이 급감하면 미국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정부 난색 “비자거부율, 불법체류 비율 높아”=이에 대해 미국정부는 한국이 아직 비자면제국에 지정될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난색을 표시해왔다.
미정부는 한국인들에 대한 미국비자 거부율이 최근에도 5%안팎을 기록하고 있어 비자면제국지정의 조건중 하나인 비자거부율 3%이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미 정부당국이 공개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 가운데 합법체류시한을 넘겨 그대로 눌러앉는 불법체류 비율도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비자면제국 지정에 미온적인 것으로 시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