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마을공간, 인물 사례집에 들어갈 글
안녕하세요. ‘윗동네, 아랫동네 모엿수다’(이하 ‘위아모’)의 정혁구입니다. 도봉구는 위로는 도봉동에서부터 아래로는 창동까지 중랑천을 끼고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한반도와 같이 말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을 아랫동네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남한 사람들도 북한을 윗동네라고 부릅니다. 위아모는 도봉2동에 거주하는 윗동네 사람들과 창4동에 거주하는 아랫동네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구성된 모임입니다. 모임은 도봉구 Green 마을 활성화 사업의 2차 공모사업을 계기로 지난 4월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위아모’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서울북부하나센터의 정착도우미 봉사를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봉사활동 중 도봉2동의 서원아파트에 탈북민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평소 통일운동에 관심이 많던 저는 탈북민들이 사회 소수자로 사회통합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워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아랫동네 지인들에게 이런 저의 마음을 전하였는데 함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원영 님을 통해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소개 받고 센터에 문의 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위아모’의 사람들은 올해 사업과 함께 처음으로 모임을 가졌습니다. 아직은 서로가 서투른 자기표현과 다른 니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40년 이상을 다른 문화와 체제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니 만큼 좌충우돌하며 모임의 구심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분명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데 뭔가 익숙치 않은 말투과 억양, 다른 표현으로 인해 상호간의 신선한 문화충격도 느끼고 있습니다. 서로가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상반기 위아모의 사업은 격주로 진행되는 자조모임을 통해 윗동네와 아랫동네 사람들이 서로 알아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조모임의 첫 시간은 저희 사업의 담당 활동가이신 김수화 선생님께서 모임의 안내와 참가자들이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두 번째 모임은 센터의 마을공동체교육인 ‘열린마을강좌’를 통해 우리 모임의 의제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6번의 자조모임을 가졌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ZOOM을 통해 모임이 진행되기도 했답니다.
지난 9월 12일에는 모임의 역동과 확대를 위해 ‘보드게임, 공동체놀이 배우기’를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윗동네 분들 중 돈도 안되고, 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왜 해야 하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게임이 진행되며 어린아이와 같이 모두가 게임에 빠져들어 신나게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직은 상호간의 문화를 알아가는데 갈등의 요소도 있으나 서로가 마음을 열고 조금씩 마음의 자리를 내어 준다면 모임이 재미와 의미의 시간들을 가질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 행사였습니다.
하반기에는 초기 계획을 변경하여 진행하려 합니다. 처음 세웠던 계획은 ‘책사람을 통한 북한문화알아가기’였습니다. 이 계획은 아랫동네 사람들이 세운 계획이였습니다. 자조모임이 진행되며 아랫동네 사람들이 배웠던 것 중 하나는 윗동네와 함께 가려면 일방적인 것은 지양하고 서로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서로간의 니즈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반기는 상반기에 윗동네에서 나왔던 자조모임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진행하고, 행사로는 멋진가을 날에 야외행사로 변경하려 합니다.
‘위아모’는 아직 마을 공동체 사업이 익숙치 않습니다. 마을공동체의 신규사업을 새싹단계라고 하지요. 아직은 ‘위아모’가 여리고 약한 잎이지만 모임이 한 번, 두 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조금은 성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아모’가 지속가능한 모임이 될수 있도록 내년도 계획을 윗동네와 아랫동네 사람들이 모여 충분히 수다를 떨고 의제를 발굴하여 계획을 함께 세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봉구에 남북에서 모인 주민들이 어우러져 행복하게 사는 통일 공동체, ‘위아모’의 싹이 무럭무럭 자라 멋진 통일공동체의 나무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들도 같이 기대하며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