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인사업무는 미세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 업무처리의 완벽함에 늘 신경이 쓰인다."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심정필 무거초등학교장은 활력이 넘치는 교실, 사랑과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넘치는 학교, 서로 존중하며 다 같이 즐겁고 재미있게 배움에 몰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을 만들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1980년 3월 1일 경남 남해군 설천초등학교에서 첫 교단에 섰다. 그는 온남초 교감 근무 중 친언니인 심양옥 교장(정년퇴임)의 추천에 전문직에 들어왔다.
옥산초등학교에서 학교장을 1년하고 또 다시 울산시교육청 교원인사과 과장을 맡았고 올해 3월 1일자로 무거초 교장으로 부임했다. 오는 2022년 2월 말불로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심정필 교장을 만나봤다. ▲교장선생님의 교육 철학은.
음식 중에 아무런 색깔이 없고, 냄새 또한 나지 않는 음식이 있는데 그것은 소금이다. 소금은 무색, 무취하지만 음식에서 맛은 내는데 빠지면 안 되는 재료이다. 이런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며 흐르는 물과 같은 자세로 구성원들과 생활하겠다.
미래의 꿈을 찾는 교육, 그 꿈을 실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되도록 교육과정 속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의 꿈을 찾고 그 꿈을 바르게 가꾸어 갈 수 있도록 교육활동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겠다.
▲무거초등학교 양성평등 연구학교 2년차 추진 방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과서로 배우는 지식보다는 스스로 찾아 탐구하는 능력인 지적 유연성을 강조하는 시대가 되었다. 경쟁을 위주로 한 학습에서 서로 협력을 통한 성장과정에 맞춘 상황에 따라 새롭게 만드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양성평등은 남녀 간의 문제가 아닌 사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인권과 관련된 내용은 이미 사회, 도덕 등의 교과목에 포함돼 있어 양성평등과 인권존중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구학교 2차 년도의 양성평등교육은 자기 자신을 넓혀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겠다. 양성평등을 양성존중으로 교육하면서 어느 한쪽 性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학교를 추진할 계획이다.
▲울산형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울산은 지난해 준비과정을 거쳐 2018학년도는 서로나눔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예비학교 7교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교의 성과를 평가해 2019학년도부터 서로나눔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혁신학교는 입시와 경쟁보다는 함께 배우는 교육, 교사와 학생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학교, 교사와 학생들 끼리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문화를 목표로 해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교 운영 및 교과 과정의 자율권을 주고, 학생들에게는 토론 중심의 수업을 강조하는 등 교육 과정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통해 공교육 정상화 및 다양화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혁신학교는 학교ㆍ수업 운영 등에 높은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중앙정부가 짠 교육과정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학교에서 학생 수준이나 지역 형편에 맞춰 수업 내용 등을 재구성해 가르친다. 혁신학교 확대의 찬반을 떠나 양적 목표에 치중하는 정책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교육부가 입안한 교장공모제 확대 건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입장은.
절차는 까다롭지만 교장은 원하는 학교에서 근무하니 만족도가 높아지고 학생과 학부모입장에서는 원하는 교장선생님이 일하게 되니 학생 행복도가 높아지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얼마 전 내부형 교장공모제 중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15년 이상 근무한 교사가 교장이 되는 것을 15%로 제한했었는데 이 규정을 푸는 교장공모제 관련 임용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는 내용이 있었다.
이 제도의 확대는 교원 인사제도의 근간을 흔들어 교단 안정성을 저해하고 교직 사회를 분열시켜 무력화 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고, 교직 경력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므로 보직교사경험 등 중견 교사로서의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 교사가 선발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교직 사회는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었다.
과도한 공모비율은 기존 승진체제의 신뢰 이익을 침해하고 승진적체 심화로 부장교사 이상 교육계의 중추세력을 약화 시키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시교육청 교원인사과장으로 근무 당시 애로사항은.
교원인사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교원인사업무 규정과 지침의 변경 될 때였다. 인사업무는 규정과 지침에 의거하여 처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바뀌거나 변화하게 되면 새로운 규정에 의해 이익을 보는 교원과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교원이 생기게 된다. 변화된 내용을 중심으로 교원들이 다양한 이의제기를 해왔을 때 담당부서장으로 많이 힘들었다.
또 하나는 다양한 민원 업무이다. 교원, 교육전문직원을 상대로 학생, 학부모, 일반인 뿐만 아니라, 교원들도 조금의 인사제도 변화에 대하여 교원인사과에 민원을 제기한다.
인사와 관련해 본인의 입장에서 손실 여부를 생각해 보고 다수의 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히 소수인 본인이 손해를 본다고 판단이 되면 수많은 반대 의견과 이의제기를 해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업무의 민감성이다.
교원의 인사업무는 미세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 업무처리의 완벽함에 늘 신경이 쓰였다. 다양한 의견, 다양한 절차 등에 의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처리에 있어 한 치의 오차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초등교사 전보 발령의 경우 서류를 접수하고 한 달이 넘도록 서류 검토 및 neis(나이스) 입력을 한다.
그리고 버턴 하나로 모든 일을 마무리 한다. 초등교사 전보시스템을 가동하는 날은 혹시 실수라도 있을까 조마조마하면서 전날 잠을 설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초중등 신규교사 임용시험, 검정고시 등의 선발 시험 진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안이 생길까봐 초긴장 상태에서 일을 추진한다.
이렇듯 담당자 업무처리 미숙, 데이터 처리과정, 프로그램 오류 등 어느 한 영역에서도 실수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은 교원인사 업무처리에 많은 긴장감을 주었다.교육전문직원 생활 8년 중 대부분을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아 부서의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처리했다. 허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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