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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부산교대 2회 양구로 가을 나들이를 가다
사진1. 재경 부산교대 2회 동기들을 태운
가을나들이 대형 럭시벌 관광버스.
사진2. 박정숙. 배민수, 정영자, 황근희,이민자 ,
박선자, 조현희, 손명자, 빈행자, 이길자,
강능자,윤연희, 최윤도, 박연남, 이학원,
신기석, 김중용, 백무석, 한희정 동기.
사진3. 아! 절경이다! 두타연 부근 하천 위
나무다리 산책.
사진4. 북한강 상류 하천의 하방침식작용으로
형성된 계곡과 폭포가 만든 폭호(두타연),
옥이 지표에 표출되 있다.
사진5. 양구군청에서 지원 나온 문화생태
해설가의 두타연 지형과 생태 설명을
경청하는 2회 동기들.
사진6. 풍악산(금강산의 가을 이름)에서 흘러
내리는 북한강 상류의 맑은 물(1급수)을
보고 환호하는 박연남, 백무석, 최윤도 동기.
사진7. 아름다운 두타연 트래킹에서 보는 동기가
없어 더욱 자유로워진 동기 나들이(계단
오르기를 도와주고 있다).
사진8.두타연 흔들다리에서 박씨 종친 친목회
산책(박연남, 박선자 동기)
사진9. 두타연을 찾은 관광객들이 남긴 남북통일
염원 쪽지와 소원 기원 쪽지.
사진10. 소름끼치는 대인 대전차 지뢰
사진11. 2~3 미터 높이의 폭포가 만든 두타연
웅덩이(폭호).
사진12. 고개를 들어 북쪽으로 향하면 지척에
금강산이 있다(35km 북쪽지점).
사진13. 점심 때 먹은 그 유명한 양구 산채나물
비빔밥
사진14. 양구 산채나물 비빔밥을 먹고 속세를
잊었다(밥을 남긴 동기가 없었다).
사진15. 양구 을지전망대에서 북쪽으로 쳐다보면,
남북한 청년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비극적인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사진16. 중동부 양구 제4땅굴 속 답사.
사진17. 제4땅굴 기념탑
사진18. 박연남, 백무석, 김중용 동기
사진19 .양구군청에서 지원나온 문화생태 해설가
(황혜숙 씨)의 멋진 해설이 우리 가을나들이를
한층 격조높게 하였다.
재경 부산교대 2회 양구로 가을여행을 가다
이학원: 부산교대 2회,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2017년 11월 2일,
손꼽아 기다리던 우리 2회 동기 가을나들이 날이다.
하늘이 시샘을 하듯, 이른 아침부터 늦가을 궂은비를 뿌린다.
우리가 가는 곳은 한국의 최전방, 최전선 지역이다. 양구 DMZ 안에까지
들어가는 꼬불꼬불한 산길, 비에 젖은 미끄러운 길이 걱정이다.
김중용 회장과 백무석 목사, 한희정 회장이 각출하여 마련한 럭셔리한
대형 관광버스가 춘천역 앞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경이었다.
차창으로 내다본 북한강변의 빼어난 경관과 강가에 펼쳐진 아름다운
가을 단풍에 흠뻑 젖어 달려온 동기들의 상기된 얼굴과 밝게 빛나는
눈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른다.
강능자, 박선자, 박정숙, 배민수, 빈행자, 손명자, 윤연희, 이길자, 이민자,
정영자, 조현희, 황근희(여자동기 12명), 김중용, 박연남, 백무석, 신기석,
이학원, 한희정, 최윤도(남자동기 7명) 모두 열아홉 명이 가을나들이에
나섰다. 차에 올라 두리번거려 살펴보니 김승삼, 김정태, 김종문, 민병원,
정호석, 심학자, 차호자, 최정자, 황영숙 등, 보고픈 동기들 얼굴이 보이지
않아 얼마나 섭섭했던지 모른다. 12월 5일 망년회 모임에서는 꼭 만나보자.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안부가 궁금했다. 동기 모임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최정자 동기가 안보여 안부를 황 총무에게
물었더니, 집안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 참석 못한다는 전갈이 있었다고
전해주었다. 정이 들대로 든 친구들 얼굴이 안 보이니, 참 서운하였다.
이런 기회에 이 친구들을 빼놓고 우리들만 가다니, 이 친구들이 다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최고 성능, 최고 시설의 대형 관광버스를 세 친구가 준비했을
것이 아닌가.
이제 우리 동기들도 몸이 마음 같지 않다는 푸념을 할 나이가 되었다.
앞으로도 참석 인원이 점점 더 많이 줄어들지도 모르는 나이가 되었다.
어제는 건강 상태가 괜찮았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리오금이 펴지지
않고, 걷기가 불편해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지금 우리 또래의
건강이다. 가슴 아픈 현실이 자꾸만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쨌던지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해서 움직여야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종문이도 허리와 척추가 안 좋아 모임에 참석을 못하니 안타깝다.
지난 달 10월 24일, 재경 우리 동기 중에서 제일 먼저 하늘나라로 귀천한
조귀자 동기를 조문, 추모했다. 그동안 조귀자 동기와 우리들 사이에 있었던
추억 어린 이야기를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오랫동안 나누며, 그리운
동기의 명복을 빌었다. 많은 동기들의 문상에 감사하다는 황근희 총무의
인사말이 있었다.
가을나들이에 참석 못한 친구들아! 그대들이 얼마나 그립고 보고픈 얼굴인지,
그대들은 모를 끼다. 친구들아! 이제 조금만 세월이 흐르면, 초겨울 찬바람이 불어
올 것이다. 우리 모두가 바람에 날려 운명적으로 흩어져야할 낙엽과 같은
인생의 막다른 골목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인생 허무가 가슴을 짓누르며
윙크를 한다. 우리 동기들이 이런 때 자주 못 만나면, 사방으로 흩어져 날리는
낙엽 같은 운명이 되어, 다시 못 보는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그런 일이
걱정스럽고 안타깝다. 남동쪽 기장, 넘실거리는 태평양 바닷물에 하얗게 씻겨
있을 옛 서울 윤미순 동기는 오늘도 동해의 푸른 파도를 헤치고 치솟아오르는
태양을 향해 해맞이 맞절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왜 대학 동기 모임에 열심히 찾아다니는가? 교육대학 재학 시절 우리
동기들은 참으로 어려웠던 환경에서 2년이란 짧은 대학시절을 보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그 시절이 한 인간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으며,
그런 행복감에 대한 향수를 찾아 그 시절 주인공인 한새벌 동기들을 만나보려고
걸음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싶다.
양구에 가면 10년이 젊어진다고 한다. 공기와 물이 맑고 깨끗할 뿐만
아니라, 사방천지 산으로 둘러싸인 무공해 풍광이 빼어나서 속세에 찌든
몸과 마음의 때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윤연희 동기가 거금을 내어 동기들에게 점심을 샀다. 김중용 회장의
알뜰한 준비와 배례로 양구군청이 지원, 동승한 황혜숙 문화생태해설가의
안내로 찾아간 산채나물 비빔밥집! 정말 정말, 맛있는 산채나물
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다. 강원도 산골에서 수십 년을 살아왔지만,
이렇게 맛있는 산채나물 비빔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음식 맛은
누구와 같이 먹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다고 하였다.
이 날 점심을 산 윤연희 동기가 우리 동기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아름다운 단풍을 닮았는데 다, 마주보며 입을 오물거리는
정다운 친구들 얼굴이 화려한 단풍물이 들어서 그랬던지 정답기 그지없었다.
여기다 여러가지 산채나물 맛도 천하일미였다. 이 것 먹고, 우리
모두 강원도 산신령이 되고, 화려한 색깔의 강원도 단풍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즐거운 기분으로 우정이 철철 넘치는 뜻 있는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금방 지은 밥솥에서 우려낸 구수한 누룽지 숭늉이 나왔다.
어릴 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구수한 숭늉이 생각났다.
연희 동기! 감사하다! 참 맛있게 잘 먹었다! 부처님 말씀에, 보시 중
으뜸 보시가 먹는 음식 보시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연희 동기가 우리
동기들에게 베푼 음식 보시가 이번뿐이 아니라는 것을 부처님께서도
알고 계시는 듯, 그 예쁜 연희 동기 얼굴이 부처님 얼굴을 닮아 주름살
하나 보이지 않으니,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다. 까딱하면 부처님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들, 며느리,손자, 손녀 등, 자손들이 그렇게 복을 많이 받으며,
잘 살고 있는 것이 정말 부럽고 자랑스럽다.
몇 해 전, 부산 자갈치 횟집에서 신선한 회를 양껏 포식하도록 대접했던
박정숙 동기 얼굴이 떠올랐다. 지나간 세월동안 인생을 성공한 많은 우리
동기들이 알게 모르게 친구들과 이웃에게 보시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만 듣고도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웠던지 모른다. 살아있는
부처를 닮은 우리 동기들 입에서 그 때마다 연방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이런 불심의 외침이 그치지 않았다. 이런 외침과
기도가 있는 동기들과 같이 지낸 세월이 극락세계였고, 천국이었다.
적덕지가 필유여경(積德之家 必有餘慶)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친구나
이웃에게 덕을 많이 베풀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스러운 일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여태까지 재경 우리 2기 동기들이 친구들과 동기들에게 베푼 덕이
참으로 많아 늘 감사하며 행복한 시간을 더불어 보낼 수 있었다.
이 번 가을나들이에도 김중용 회장, 백무석 목사, 한희정 회장, 윤연희 동기,
박선자 동기 다섯이서 동기들에게 덕을 베풀었다. 그대들이 자랑스럽고,
부럽기도 하고, 고맙고, 감사하다.
양구군청에서 지원해 보내준 문화생태 해설가(여교사 출신, 황혜숙 여사)와 우리
동기들을 태운 럭셔리한 관광버스를 타고 두타연, 펀치볼, 양구통일관(전쟁기념관),
을지전망대, 제4땅굴 등을 차례로 찾아보며, 안보관광 가을나들이 일정을 모두
마쳤다.
남북통일이 되어, 이 나라 젊은이들이 청춘을 바쳐 이 곳 최전방 전선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그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누가 만든 전선인가? 누구를 위해서, 언제까지, 우리 젊은 청춘들이 깊고,
험하고, 외로운 이 산골짜기까지 와서 아까운 청춘을 매달아 효수를
당하며 지내야 하는지,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환장 요로시할 지경이다.
도대체 정치란 것이 무엇인지? 선하고 착한 남북한 동포 7천만이, 역사 깊은
우리 민족이, 왜 이 모양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세상천지에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 보지 못하게 하는 정치가 어디에 있었던가? 동서고금
역사에서 읽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희안한 일이, 이 나라, 이 민족, 이 땅,
우리 세대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죽음을 바로 앞에 둔 이산가족이, 마지막으로 헤어진 자식을 보고 싶어도,
남편과 아내가 보고 싶어도, 차마 눈을 감지 못하고 한을 품은채 죽음을 맞는
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 아프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민족,
가장 부끄러운 땅, 가장 부끄러운 세대가 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역사를 사학가들은 누구 탓이라고 쓸 것인지 , 자못 궁금하다.
두타연에서 북쪽을 향해 고개를 들면, 금강산이 지척에 있다. 두타연 폭호를
거슬러 산골짜기 하천 상류 쪽으로 35km 만 올라가면, 내금강 장안사에 이른다.
북한강 상류인 이 곳 강물이 금강산에서 흘러온 물이다. 단풍이 곱게 든
이 산골짜기에 들어선 우리 동기들! 나이 들어 단풍 모습을 한 해맑은
얼굴들을 가진 우리 동기들이 고운 색깔, 고운 빛으로 물든 풍악산 개울물에
손을 담그고, 얼굴을 씻는 모습이 선경에 산다는 산신령을 닮아있다.
늦가을 하루 낮이 참 짧았다. 하루 종일 햇빛을 볼 수 없었다. 잿빛 하늘에
검은 구름이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더니, 오후 늦게부터 궂은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후 7시 쯤, 강원대학교 정문 근처 진미닭갈비 본점에서 닭갈비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춘천에서 유일하게 옛날 전통 방식 그대로 전통적인
닭갈비 맛을 제대로 내는 집이어서 늘 손님이 북적인다.
성한 다리로 따라다녀도 힘든 하루길 이었는데, 지팡이에 의지한
박선자 동기가 건강을 회복하여 하루 종일 뒤처지지 않고 잘도 따라다녔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박선자 동기가 우리가 먹은 닭갈비 저녁만찬
비용 일체를 몽땅 지불했다. 선자 동기! 감사하다! 고맙다! 올 가을 나들이
시간 내내 옆에 앉아 박정숙 동기가 삶아와 동기 몫으로 나누어 주었다는
밤도 빼앗아 먹고, 과자도 얻어먹었다. 행복한 가을 나들이 시간이 하도 짧아서
아쉽기 한이 없었다. 박선자 동기의 그 당찬 모습을 오래 오래 기억하며
지내고 싶다.
늦가을 궂은비가 제법 주룩 주룩 소리를 내며 내렸다. 뽀얀 비안개 속으로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정다운 동기들을 태운 관광버스
뒷모습이 안 보일 때 까지 동기들의 안전 귀환을 빌며 비바람을 맞고
도로가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정답고 그리운 친구들아!
12월 5일 정오, 수담의 망년회 모임에서
우리 모두 다시 만나보자. 감사하다!
2017년 11월 30일, 학원배.
첫댓글 화가에게는 심미안이 있어서,음악가에는 듣고 느끼는 귀가 있어 작품을 감상하고 가치를 안다고 하던데, 이번 우리가 가본 곳에서는' 아름답다,물이 맑다'라고 만 생각했는데 이교수가 이렿게 해부하듯 표현을 해놓으니 나는 그저 "그렇네 맞아 "라고만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이번에 무엇보다 춘천지역이다 보니 여러가지 신경쓰고 수고 많이 했다.김중용.
존경하는 자코브씨! 동기들의 여행을 위해 회장단이 애를 많이 썼지, 춘천에서 신경쓰고 수고한 것이 없네. 최윤도 교장과 내가 하루 낮 춘촌역 앞 강원도 관광안내센터에 가서 양구관광 가이드맵 정보를 수집하여 보내준 것이 전부였네.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우리 남여 동기들이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그 아름다운 마음이었네. 아름다운 동기들 마음이 뜨끈뜨끈하게 전해오는 온돌방 아랫목 방바닥 처럼 썩썩 끓는 것 같았네. 동기는 비 오는 날 우산과 같은 존재들이었네. 이 번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우리 동기 모두가 애를 많이 써 주셨네. 고생하셨네. 감사하네. 학원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