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 일요일
[녹]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대영광송신경교중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6년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며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선포하셨다. 이날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의 모범을 보여 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모든 공동체와 그리스도인이 가난한 이들을 향한 자비와 연대, 형제애를 실천하도록 일깨우고 촉구한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백성을 보살피시니, 우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시어 잠에서 다시 깨어나게 하실 것입니다. 성령의 도움으로 날마다 열심히 사랑을 실천하며,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시어 뽑힌 이들을 모두 주님 나라에 모아 주시기를 기다립시다.
제1독서<그 때에 네 백성은 구원을 받으리라.>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2,1-3
1 그때에 네 백성의 보호자 미카엘 대제후 천사가 나서리라.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
2 또 땅 먼지 속에 잠든 사람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깨어나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받으리라.
3 그러나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무궁히 빛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6(15),5와 8.9-10.11(◎ 1 참조)
◎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 주님은 제 몫의 유산, 저의 잔. 당신이 제 운명의 제비를 쥐고 계시나이다. 언제나 제가 주님을 모시어, 당신이 제 오른쪽에 계시니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 ◎
○ 제 마음 기뻐하고 제 영혼 뛰노니, 제 육신도 편안히 쉬리이다. 당신은 제 영혼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에게 구렁을 보지 않게 하시나이다. ◎
○ 당신이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고, 당신 오른쪽에서 길이 평안하리이다. ◎
제2독서<그리스도께서는 한 번의 예물로 거룩해지는 이들을 영구히 완전하게 해 주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0,11-14.18
11 모든 사제는 날마다 서서 같은 제물을 거듭 바치며 직무를 수행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결코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12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없애시려고 한 번 제물을 바치시고 나서,
영구히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13 이제 그분께서는 당신의 원수들이 당신의 발판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십니다.
14 한 번의 예물로, 거룩해지는 이들을 영구히 완전하게 해 주신 것입니다.
18 이러한 것들이 용서된 곳에는
더 이상 죄 때문에 바치는 예물이 필요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루카 21,36 참조
◎ 알렐루야.
○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사람의 아들은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24-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25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26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28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1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연중 제33주일 복음묵상
(마르13,24-32)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종말에 관해 말씀해 주셨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전례주년의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 계속해서 종말에 관한 말씀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종교에서는 종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절망의 순간을 이야기하면서 공포를 조장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종말은 절망의 순간이 아니라 희망이며 구원의 순간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늘 하느님 안에 머물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며 하느님과 함께 모든 일들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예화를 하나 들려 드리자면 옛날 한 마을의 유지가 창고에서 일을 하다가 어쩌다 보니 아버지의 유물인 귀한 시계를 잃어버렸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아무리 찾아보려고 했지만 창고 안에 너무나 많은 물건들이 많이 있어서 혼자서 찾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마을 사람들을 다 불러서 상금을 걸고 시계를 찾도록 시켰습니다. 그러나 유지의 창고가 워낙 넓고 많은 물건들이 있어서 아무리 뒤져도 시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나절이 지나도 시계를 찾지 못하자 사람들은 하나 둘씩 돌아가기 시작했고, 어느 새 어린 아이 한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창고에 혼자 남게 된 아이는 무서워서 곧 돌아가려고 했지만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어디선가 시계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째깍째깍 그 시계의 바늘이 돌아가는 소리였습니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 아이는 곧 시계를 찾게 되었고, 어른들도 찾지 못한 시계를 찾음으로 많은 상금과 칭찬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구원은 바로 어린 아이가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시계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처럼 절망과 혼란 속에서도 고요히 주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데서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질지라도 주님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사라지지 않는 주님의 말씀에 늘 귀 기울이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구원의 결정적인 관건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라져 버리는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진정 사라지지 않는 주님의 말씀에 늘 귀 기울이며 주님과 함께 참된 구원의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으면 합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