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무덤 설화 자기 말의 능력을 시험하려다가 부주의로 명마를 죽인 장수가 후회하며 말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는 내용의 설화. 지명유래담의 하나로 ‘용마총(龍馬塚)’·‘치마대(馳馬臺)’ 전설 등으로도 불린다. 전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으며, 주로 구전설화로 전승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무예가 뛰어났지만 아직 벼슬자리에는 등용되지 못한 어떤 장수가 있었다. 그에게는 천하 명마가 한 필 있어 언제나 그 말을 타고 산천을 달리며 무예를 닦았다. 자기 말의 뛰어남에 자부심을 느낀 장수는 말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 화살과 말의 빠르기를 겨루는 내기를 하였다. 장수를 태운 말이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화살이 보이지 않으므로, 장수는 말이 화살보다 늦은 줄로 알고 화가 나서 말의 목을 베었다. 바로 그 순간 화살이 날아와 꽂혔다. 장수는 자신의 실수로 아까운 명마를 잃게 되었다고 후회하면서 말의 무덤을 세워 주었다. 이 유형 설화에서, 장수는 무명의 장수로 얘기되고 있지만, 때때로 전승되는 지역에 따라서 지역과 관련된 실존 인물의 이야기로 결부시켜 전해지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옛날 백제 지역에는 견훤(甄萱)·흑치상지(黑齒常之) 등으로, 또는 이성계(李成桂)나 최영(崔瑩)도 등장한다. 말의 설명에서, 하늘에서 내려준 용마라는 각 편도 있어, 대단히 뛰어난 말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뛰어난 장수와 뛰어난 말의 관계를 제시하면서도, 장수가 말을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 우선 장수의 입장에서 볼 때, 뛰어나지만 역사의 실질적인 주체 세력이 되지 못해 때를 기다리는 인물들의 불우한 처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의미는, 주인인 장수와 소유물인 말을 통해 나타나는 주종관계이다. 충직한 말의 억울한 죽음은 장수의 경솔함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데, 그것은 하층민에게 가해지는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지배층의 횡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구실을 한다.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말의 죽음이란 사건은 말의 비극만이 아니다. 장수 또한 소중한 명마를 잃어버리는 비극을 맞이한다고 설정한 것은 설화 향유층이 가진 부덕한 지배층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의식의 반영이다. ≪참고문헌≫ 韓國民間傳說集(崔常壽, 通文館, 1958), 嶺南의 傳說(柳增善, 螢雪出版社, 1971), 韓國民俗綜合資料報告書 -慶北篇·忠南篇-(1974∼1975),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韓國傳說에 나타난 傳承集團의 意識構造硏究(姜秦玉, 梨花女子大學校碩士學位論文, 1980). [출처] 말 무덤 설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