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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애틋하게>
17화 (3)
윤피디 - "넌 시도때도 없이 아무데나 그렇게 빨대를 꽂냐? 존심도 없어?"
노 을 - "존심이 뭔데요? 마트에서 파는건가."
윤피디 - "너 한 번만 더 다큐 찍는 데 나타나면은 신준영네 대표가 너 아주
아작을 내버리겠대."
노 을 - "그럼 저 성형수술 할까요? 아무도 못알아보게."
윤피디 - "아유, 이 찰거머리 진짜..."
윤피디 - "네, 누구시라고요? 신준영?
아, 준영 씨가 어쩐 일로 직접 저한테 전화를 다 주시고...
예. 아, 예, 알겠습니다."
노 을 - "뭐래요?"
윤피디 - "오늘 저녁 촬영 나 말고 니가 와서 하래."
노 을 - "에이~"
윤피디 - "너도 봤잖아! 신준영이 직접 전화한거! 이랬다가 저랬다가~
누구 놀리나 지금..."
준영 - "인상 좀 펴지? 찍기 싫으면 가고."
노 을 - "...내가 아직 감이 안잡혀서 그러는데 오늘 뭐 찍는다 그랬지?"
준영 - "내 첫번째 버킷리스트. 오늘 내가 사랑하는 여자한테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프러포즈 할거야."
노 을 - "병원은 정말 안갈거야?"
준영 - "나한테 굉장히 중요한 날이니까 협조 좀 잘해줘.
계속 그런 표정 짓고 있을거면 다시 윤피디한테 전화하고. 전화할까?"
노 을 - "내 표정이 뭐! 됐냐?
근데...공개 프러포즈 상대가 누구야?"
준영 - "노 을."
노 을 - "......"
준영 - "얼굴 안 펼래, 진짜? KJ 윤정은 본부장."
노 을 - "...나 물 한 잔만 마시고 올게."
노 을 - "진짜 잔인하다...다른 여자한테 프러포즈 하는걸...
어떻게 나한테 찍으라고 시키냐? 개자식..."
준영 - "안녕하세요, 이은수 회장님. 신준영입니다.
전 무슨 일이 있어도 정은이 가질겁니다. 당신들이 가지고 싶어하는거
이제부터 하나하나 다 뺏어올겁니다."
정은에게 전화를 건 은수.
(은수) - "신준영이랑은 얘기 잘 끝냈니? 얘기 잘 끝냈으면 그만 돌아와.
돌아와서 지태랑 결혼식 올리자."
정은 - "전 더이상 최지태 씨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은수 - "결혼을 사랑으로 하니?"
정은 - "전화 그만 끊겠습니다."
은수 - "10년 전에...니가 사람을 치고 뺑소니를 쳤을 때 그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던
CCTV 영상이 있어. 폐기하려고 했다가 언젠가 쓸모가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뒀는데."
정은 - "거짓말!!"
은수 - "믿기지 않으면 구경하러 와."
정은 - "그게 세상에 나오면 저만 죽지 않아요. 최현준 의원님도,"
은수 - "머리 검은 짐승을 도와준 대가는 당연히 치러야지.
근데 살인자 딸의 죄를 덮은 대선주자 아버지와
권력의 협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진범을 조작한 일개 부장검사.
누가 흘리는 피가 더 아프고 치명적일까? 돌아와, 정은아.
기다리고 있을게."
준영 - "도망 안갔어요?"
정은 - "최종 목적지가 어디였어요? 만약 들키지 않았음...
어디까지 가려고 했어요?"
준영 - "윤정은과의 결혼. 내 아버지가 가장 안달내며 가지고 싶어 하는 것.
그걸 한 번 뺏어보고 싶었어요."
정은 - "아버지에 대한 증오 때문에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까지 한다구요?"
준영 - "마음이야 언제든 바뀌는거니까. 그쪽이 최지태에 대한 복수로
나한테 왔다가 속은걸 다 알고 있는 지금까지도...
나한테 흔들리고 있는 것처럼. 자꾸 사람 미련 갖게 하지말고 빨리 도망이나 가요."
정은 - "역시 선수네. 여자를 너무 잘 알아.
같이 가요. 신준영 씨의 목적지와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가
어쩌면 비슷할 것도 같은데. 같이 갑시다, 우리.
그쪽을 용서할지 죽일지는 계산 끝나고 생각하고."
정은 - "늦었죠? 여기저기서 어찌나 미행을 붙였는지
따돌리고 오느라구요. 이거 정말 방송으로 나갈 수는 있는거에요?"
준영 - "모르죠. 우리 피디가 워낙 외압에 잘 흔들리는 사람이라서."
정은 - "......"
준영 - "맘에 안들면 피디 바꿀까요?"
정은 - "아뇨. 괜찮아요. 되게 맘에 드는데요, 피디."
노 을 - "안녕하세요. 연출을 맡은 노 을입니다."
정은 - "우리가 인연이 깊네요. 예쁘게 찍어주세요.
주름이랑 잡티는 꼭 포샵해주시구요."
봉숙 - "현우 오빠...? 맞네! 현우 오빠 맞네!!"
지태 - "잘 지내셨어요?"
봉숙 - "몰라, 몰라. 내가 그동안 얼마나 오매불망 오빠를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늙어갔는지 알아?"
지태 - "전 바빴어요."
봉숙 - "오빠, 근데 꼴이 이게 뭐야...왜 이렇게 멋있어졌어?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지태 - "내가 어떤 사람같아요?"
봉숙 - "잘생기고, 멋지고, 섹시하고,"
지태 - "난 내가...되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공정하고 좋은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봉숙 - "그건 좀 어렵다. 내가 아직 오빠를 디테일하게 잘 몰라서.
그러니까 우리 자주 좀 만나자~ 오빠 집에두...초대 좀 해주고~"
강비서 - "지태야, 큰일났다."
봉숙 -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요? 이 오빠는 현우 오빤데."
강비서 - "지금 막 신준영에 관한 찌라시가 떴는데..."
지태 - "...말도 안돼..."
만옥 - "말도 안돼...우리 준영이 오빠 얘기 맞제?"
용득 - "어, 백퍼."
만옥 - "이럴 수가 없다..."
국영 - "이것들 딱 걸렸어!! 이 신성한 노동의 현장에서
자꾸 연애질 쳐 할래?"
만옥 - "그게 아니고 큰일났다, 오빠야."
국영 - "왜, 니 또 악플달다 걸렸제? 아이고~ 꼬시다.
니같은 악플러는 한 번......뭐고 이거. 이 A군이 우리 준영이라고?"
만옥 - "어."
국영 - "이거 누가 썼노. 이걸 지금 말이라고 써놨나!! 이것들이 진짜!!!
우리 준영이가 무슨!!"
정식 - "너거들 입단속 단디 해라. 그라고 니는 준영이한테 퍼뜩 가봐."
국영 - "아버지도 읽었나?"
정식 - "읽었다. 그라고 니는 니 대표한테 연락해가 어찌된 일인지
상황파악 퍼뜩 해라캐라"
만옥 - "아버지, 우리 준영 오빠 큰일나는거 아니겠제?
이거 지금 싹 다 인터넷에 퍼졌다카는데..."
정식 - "미친놈들 씨부리싸는 소리 신경쓰지 말고!
너거들 이 얘기는 영옥이 아줌마 귀에 들어가면 절대 안된다. 알았나?
그라고 느그들 중에 이 얘기 영옥이 아줌마한테 하는 놈 있어봐라.
내가 주디를 확!! 뭐?"
영옥 - "무슨 얘긴데 주디를 확 찢어?"
정식 - "...옥아."
영옥 - "무슨 일인데. 우리 준영이한테 무슨 일 있어?"
대표 - "준영아......"
촬영 도중 울린 을이의 벨소리.
노 을 - "죄송합니다."
노 을 - "질문 좀 해도 되겠습니까?"
정은 - "얼마든지요."
노 을 - "윤정은 씨같은 공인이 공개 프러포즈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카메라 앞에 서신 이유가,"
준영 - "그건 제 버킷리스트,"
노 을 - "윤정은 씨가 말씀해주시겠어요?"
정은 - "난 신준영 씨로 결정했으니까 누구든 날 흔들지도,
협박하지도 말라고 알려주고 싶어서요. 공개적으로."
노 을 - "두 분, 진심으로 사랑하십니까?"
정은 - "그럼요."
노 을 - "신준영 씨가 대답해주시죠."
준영 - "...그럼요. 당연히."
노 을 - "언제부터 사랑했습니까?"
준영 - "네?"
노 을 - "윤정은 씨를 언제부터 사랑했냐구요. 정확히 몇 년, 몇 월, 며칠부터."
준영 - "...아,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노 을 - "어떻게 그게 기억이 안납니까?"
준영 - "그럼 피디님은 사랑에 빠진 순간이 다 기억이 납니까?
그게 몇 년, 몇 월, 며칠이었는지?"
노 을 - "그럼요. 2005년 3월 15일, 우리 동네 놀이터.
엄마가 없다고 애들한테 놀림받고 우는 내 동생한테 그 사람이 그랬어요."
준영 - "뚝! 울지 마. 사내대장부가 왜 울어? 직아, 엉아도 너만 할 때
애들이 아빠 없는 애라고 되게 놀림 받았거든? 근데 형은 절대로 안울었어."
노 직 - "왜요?"
준영 - "왜요? 그 자식들이 바라는게 내가 애들처럼 징징거리고 우는거니까.
나는 걔네가 원하는대로 절대 안해줄거니까."
노 직 - "저도 이제 안울거에요. 형처럼."
준영 - "역시 우리 직이 완전 상남자네? 멋있다, 노 직."
노 을 - "그 날 이후로 제 동생은 아무리 애들이 놀려도
절대 울지 않는 아이가 됐구요, 전 그 날 이후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노 을 - "신준영 씨는 사랑을 어떻게 합니까?"
준영 - "...질문의 요지를 잘 모르겠는데요."
노 을 - "윤정은 씨를 만나기 전에 사랑했던 여자가 있지 않았습니까."
정은 - "저기요,"
준영 - "네, 있었죠."
노 을 - "그 여자를 사랑하긴 했습니까?"
준영 - "기억 안납니다."
노 을 - "...기억이 안난다구요?"
준영 - "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되도록 그 전의 기억은 깨끗이
먼지 하나 안남기고 지워버리는 성격이라서요."
노 을 - "...죄송합니다. 5분만 쉬고 하죠."
카메라를 끄고 멀어져 가는 을이.
정은 - "무서운 사람이네요, 신준영 씨."
준영 - "카메라 되게 좋네. 기종이 뭐지?"
준영은 을이가 끄고 간 카메라를 다시 켠다.
정은 - "계산 다 끝나면 우리 다시 시작해볼까요?"
준영 - "꿈이 뭐였어요?"
정은 - "네?"
준영 - "난 아버지처럼 멋진 검사가 되는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언젠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아버지 없이도 아버지처럼 잘 컸습니다.
칭찬 받고 싶었었는데."
정은 -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버지를 원망했던거 아니에요?
복수하고 싶었다면서요."
준영 - "우리 아버진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도 모르고 있어요.
그래서 없는 머리에 죽도록 공부해서 사법 고시 1차까지 패스했는데...
근데 어느 날 아버지의 실체를 알아버렸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했던 아버지가
사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비열하고, 잔인하고, 무서운 사람이란걸."
정은 - "왜요? 아버지가 뭘 어쨌는데요?"
준영 - "검사란 사람이 윗선의 청탁을 받고 뺑소니 사고를 덮었어요."
준영 - "CCTV를 없애고, 목격자를 회유하고, 운전자를 바꿔서
거짓 자수를 시키고, 진범을 밝히겠다는 후배 담당 검사를
지방으로 좌천시켜버리고."
떨리는 손을 못이기고 와인잔을 떨어뜨린 정은.
준영 - "괜찮아요?"
정은 - "ㅎ,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준영 - "같이 가죠."
정은 - "아뇨, 됐어요."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온 을이.
노 을 - "분명히 꺼놓고 갔는데...녹화가 언제 됐지?
혹시 카메라 만졌어?"
을이의 물음에 준영은 노트북을 건넨다.
준영 - "지금부터 여기 있는 모니터 화면 절대 눈 떼지 말고 잘 지켜봐."
노 을 - "무슨 말이야, 갑자기?"
지태 - "어머니 작품입니까?"
은수 - "무슨 소리야, 그게?"
지태 - "신준영 마약 찌라시!! 어머니 작품이냐구요."
은수 - "신준영이 마약을 했어?!!"
영옥 - "다시 한 번 읽어봐."
만옥 - "톱 배우 겸 가수 한류스타 A군이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동석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프라이빗 클럽에서 불법 유통된 마약을
투여하고 동행한 여자들과 문란한..."
정식 - "이 사람 우리 준영이 아니다 옥아. 대체 어떤 새끼가...
이런 말도 안되는 누명을 우리 준영이한테 씌운교...
내가 잘근잘근 씹어 먹어버릴테니까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라..."
비서 - "인터넷엔 이미 실명이 오픈됐고 경찰이랑 검찰 쪽에선
곧 신준영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모양입니다."
현준 - "그래, 수고했어."
비서 - "이 방법밖엔 없으셨습니까? 그래도 의원님의 혈육인데..."
준영 - "아버지한테 전화 왔었어요."
정은 - "고마워요. 검사도 사람인데, 세상을 매일 도덕 교과서처럼 살 수 없죠.
가끔은 비겁하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요."
준영 - "내가 아는 검사들은 안그래요.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이 오고
가족들에게 무능한 가장으로 낙인 찍히더라도, 자신이 믿는 신념과
정의와 양심을 지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고 살아요."
정은 - "그래서 그깟 일로 아버지한테 복수하겠다고
나를 유혹했던거에요?"
준영 - "그때 그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신 분이...내 여자친구의 아버지였어요.
그리고 나는 자기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내 여자친구를..."
준영 - "그런 사람도 아버지라고...내 아버지를 지키려고
내 여자친구를 죽여버렸어요."
준영 - "내가 그 앨...죽였어요."
첫댓글 아아 ㅠ ㅠ 을아
헐...
으아에에애에에에 욕밖에안나오네ㅜㅜ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현준 진짜 ㅋㅋㅋ아오 ㅋㅋ
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친 아 을이랑 준영이랑 행복해지긴 하는거냐 ㅠㅠㅠㅠㅠㅠㅠ
와 진짜재밌어 맨날맨날 게녀만기다린다진짜 너무고마워ㅠㅠ♥♥♥
을이 인생 너무 불쌍해..
아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 진짜 쟤넨 어디까지 손을 쓸 셈이냐ㅜㅠㅠㅠㅠㅍ
ㅠㅠㅠㅠㅠㅠㅠㅠ허어어어억 너무재믿다이거몇화까지있어 ...?
ㅈㄴㄱㄷ 20화!
@만인의 첫사랑 고마엉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다음 대사랑 이어지는거야 그냥 노 을 얼굴 안펼래? 이런식으로! 근데 일부러 연출을 저렇게 하신거...을이도 우리도 다 프러포즈 하는 상대가 혹시 진짜 을이..? 하게끔..!!
어헝항ㅜㅜㅠㅜ너무슬퍼ㅜㅜㅜ
아이고 맘아파라
ㅜㅜㅜㅜㅜㅜ준영이짠내
으어 ㅠㅜ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