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갑작스럽게 제가 몸도 지치고 식욕도 없고, 어지럽기도 하고 그래서 아는 여자 - 친구(그냥 친구)에게
'난 너무 찌들어 있구나' 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보려무나. 참 영화제목이다.' 라고 답장이 왔습니다.
저는 즉시 영화를 구해서 봤죠. 두 번 봤습니다. 연속으로.
너무 좋습니다. 그 시골의 풍경하며 아이들의 순수함, 사춘기 소년,소녀의 적절한 감수성, 물 흐르는 듯 흐르는 이야기...
예전부터 저의 꿈은 젊었을 때 시골에 집을 얻을 정도의 돈을 모아서 마을에서 옹기종기 사는게 꿈입니다.
풍수지리에 따라 뒤는 산이요, 앞은 강이 흐르는 그런 집이면 금상첨화구요ㅎㅎ
뒷마당엔 농구골대가 있어서 아들과 마을 친구들과, 열심히 땀흘리며 농구하고, 작은 일이라도 기쁜일이 있으면 모두 모여
잔치를 열고, 슬픈일이 있으면 모두 모여 이웃을 챙겨주고...
주인공인 카호라는 아이는 참 순수하고 예쁘더군요. 저는 이름만 얼핏 듣다가 영화에선 처음 봤는데, 왜 사람들이 카호~카호~
하는지 알겠더라구요ㅎㅎ 남자 주인공도 너무 예쁘장하게 잘 생기고, 아이들도 너무 귀엽고...
아빠도 시골남자 특유의 그 '오다 줏었다~'라며 반지를 던지는 듯한 성격이 또 귀여우시고, 옹기종기 가족들이 모두 모여 밥먹는
모습하며, 주인공들의 기름기 없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로맨스도...
보고 나면 새해 첫날 때를 밀고 난 듯, 뭔가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아무도, 어느 장면도, 어느 대사도 오바스러움 없이
매끄럽습니다.
어느새 자극적인 것들을 따라가던 저와 제 마음을 조금이나마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동이었습니다.
자신이 뭔가 좀 찌들어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께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첫댓글 저도 훈훈하게 봤어요.
카호 너무 이쁘죠..ㅋㅋ
저도 재미있게 보긴했는데 너무 루즈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찌들었나;)
배경이 너무 좋덛군요..ㅎㅎ그런데서 산다면..왠지 행복할꺼 같다는..카호도 옆에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