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맑기가 거울과도 같아 어청도(於靑島)라 불리워졌다.
어청도의 ‘청’은 맑을 청(淸)이 아닌 푸를 청(靑)자를 쓰고 있다
거친 외해에 자리 잡은 곳이지만 섬 안의 분위기는 포근하고 아늑하다.
어청도항은 U자형으로 움푹 들어가 있어 태풍 때 선박들의 피난처 역할을 한다.
어청도 둘레길은 4개 코스가 개설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는 군사도로 개설 공사로 인하여 군데군데 끊어져 있다.
어청도의 새벽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새벽 6시 반에 서방파제로 나갔다
그러나 안산의 봉우리에 가려서 일출은 보지 못했다
빨간 등대 너머로 그물을 걷어서 들어오는 고깃배가 한척 보였다
양지식당
미역국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섬 트레킹에 나섰다
양지식당은 외국인들과 작가들이 보낸 새 사진들로 미니 전시장을 마련해 놓았다.
어청도에 외국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영국 조류학자 닐 무어스씨가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이곳에서 희귀조류를 발견한 사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봄부터 늦가을까지 끊임없이 찾고 있다
어청도초등학교
어청초등학교는 1925년에 개교하였는데, 쌍향나무가 교문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섬들이 그러하듯 어청도 역시 젊은 사람들의 이도현상으로 쇠락하고 있다
어쩔수 없이 작년에 폐교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흰색 노루귀
어제는 분홍색 노루귀를 보았는데 오늘은 흰색이다
노루귀는 흰색, 분홍색, 청색 등의 꽃을 피운다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믿음이라고 하는데, 앙증맞은 꽃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팔각정 쉼터
팔각정은 섬의 명소를 둘러보는 푯대 구실을 하고 있다
각 명소의 거리도 팔각정을 중심으로 표시돼 있다.
쉼터 오른쪽으로는 포토존인 빨간 하트형 조형물이 있는데 전망이 매우 좋았다
어청도 등대(1)
1912년, 일제에 의해 축조되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제378호로 지정되었다
대륙 진출의 야망을 가진 일본의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건설되었다
군산항과 우리나라 서해안의 남북항로를 통항하는 모든 선박들이 이용하는 중요한 등대이다.
고래상
어청도 등대의 중앙에 있는 널찍한 잔디밭에는 예쁜 고래상이 서 있다.
이 돌고래 조각상 자리에는 해송 한 그루가 서 있었는데, 나무가 고사하는 바람에 돌고래 조각상을 세웠다고 한다.
세우정(洗憂亭)
등대관리소 옆에 아담한 정자 세우정(洗憂亭)이 있었다
'근심을 씻어버리는 정자'라는 뜻인데 풍경과 잘 어울려 보였다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노라면 근심은 저절로 사자라질 것 같았다
어청도등대(2)
어청도 등대는 백색의 원형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다
윗부분을 전통 한옥의 서까래 형상으로 만들어 조형미가 으뜸이다.
등대 윗부분 홍색 등롱과 하얀 등탑 그리고 돌담이 등대를 껴안은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다
어청도등대(3)
고도 61m에 위치하여 약 37㎞ 떨어진 바다에까지 그 등광(燈光)을 비추고 있다.
특히 해질녘 등대 주변의 해송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은 환상적이다.
등대 앞에 있는 돌담길이 푸른 잔디밭과 함께 멋지게 뻗어 있어 동화에서나 볼 듯한 정경이다
어청도등대(4)
흰색과 빨간색이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운 등대와 바다의 영롱한 푸른색이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아주 작은 섬의 등대임에도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장소다.
서해안에서는 인천 팔미도 등대 다음으로 불을 밝힌 등대로 알려져 있다.
바람 부는 날은
그리움에 온 몸 떨며
파도에 간간하게 절여져
추락하는 피투성이의
그 하얀 실선
더 낮게 엎드리면서
마음의 칼을 갈 듯
내 몫의 날을 세워
이 세상 어딘가에 순수(純粹)의
줄긋는 소리 들었지
그것은 어둠을 감아올리는
물레 너머 시퍼런
새벽이 다가오는 소리
희망의 종소리.......................................................................문상금 <등대의 꿈> 부분
구유정(鳩遊亭)
등대 좌측을 보니 '갈매기가 노는 정자'라는 구유정이 보인다.
불과 500m 거리인데 사고위험 지역이란 팻말과 함께 '통행금지'라고 써놓았다
구유정 남쪽 바위 앞에 등대처럼 보이는 시설이 있다.
우리나라 서해의 영해 직선기점 영구시설이다.
이곳으로부터 12해리(약 22km)까지의 해역이 우리나라 영해(領海)이며, 그 밖은 공해(公海)이다.
달래 채취
섬의 양지쪽에는 향긋한 달래가 무더기로 자생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들이 언덕을 내려가서 달래를 채취하느라 정신이 없다 ㅎㅎ
공치산능선
다시 팔각정쉼터로 내려와서 공치산으로 향한다
아스라이 이어지는 공치산 능선이 우리들의 걷기 본능을 자극하였다
공치산(해막넘쉼터)
해막넘쉼터라고도 부르는 이곳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또 다른 장관이 눈을 번쩍 뜨게 한다.
바로 한반도 지형과 닮은 능선이 보인다.
봄이라고 너도나도 꽃피는 게 싫다
만장일치 박수를 치며
여름이라 덩달아서 깔깔대는 게 싫다
봄 여름 가을 꿈쩍도 않다가
수정 같은 하늘 아래 기다렸었다
마지막 숨겨놨던 한 마디 유언
성처녀의 월경처럼 순결한 저 피
헤프게 웃지 않는 흰 눈 속의 꽃
사람들은 비밀처럼 귓속말을 하며
늦게 피는 꽃이 무서운 꽃이라네..........................................이향아 <동백을 보며> 부분
한반도 지형
공치산에서 5분 정도 내려오면 한반도 지형이 보인다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백두산 그리고 백두대간길이 뚜렷이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발길이 만들어낸 기막힌 광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대숲길
어청도 성당으로 가는 길목에 대숲이 우거져 있다
이 길의 끝에는 일본인들이 사금 채취를 위해 바위에 뚫은 굴이 있다는데 찾지 못했다.
다시 찾은 어청도성당
어제에 이어서 어청도 성당에 올라갔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성당은 텅~ 비어있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보내는 예수님상이 안타까웠다
어청도교회
성당에 비하면 교회는 궁궐 같았다
마을 가운데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고, 건물도 최신식이다
카톨릭 교회가 침체되어 있는 원인을 찾아 개선책을 찾아야겠다.
돌김 말리기
마을 가운데에서 돌김을 말리고 있었다
바위에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는 김을 뜯어서 말리는 것이다
작고 앙증스러워운 김발이 소박한 섬 사람들의 심성을 닮은듯 하다
어청도 포토존
해군이 사용하는 방파제를 지나 포토존이 있었다
빠알간 색으로 만들어진 '어청도'라는 문자가 강렬하였다
고래의 꿈
이곳의 솟대 위에는 오리가 아닌 고래가 얹어져 있다
어청도는 동해의 장생포와 함께 오랫동안 포경선의 전진기지였다
그러나 국제고래위원회(IWC)의 결의로 1986년에 상업 포경이 끝났다
고래잡이가 막을 내린 뒤부터 포구는 급격히 쇠락했다
참홍어
민박집의 빨랫줄에서 참홍어가 맛있게 익어가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의 식성은 홍어를 삭히지 않고 싱싱한채로 먹는다
홍어찜을 먹다
점심의 주 메뉴로 홍어찜이 나왔다
반 건조 상태의 홍어에 갖은 양념을 해서 쪄낸 것이다
우리 입맛에는 홍어회보다 찜에 더 애착이 갔다
헬기장
점심 식사 후에 우리 일행만 섬의 최고봉 당산에 올라갔다
헬기장에 올라서니 어청도의 포구와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해군기지 정문을 촬영했는데 초병이 달려나와서 사진을 지우라고 하였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경계병이 제대로 근무하고 있다는 생각에 믿음직스러웠다
당산(해발 198m)
당산 꼭대기 부근에 고려 때 세워 조선 숙종 때 폐쇄한 원추형 봉수대의 형태가 아직도 남아있다
이 봉수대는 17세기 중반, 숙종 3년에 폐쇄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일본의 침입을 받고 그들의 손에 의해 어청도 등대가 세워졌으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소똥구멍바위
능선에서 300m 아래에 있는 '불탄서'를 보기 위해 나홀로 내려갔다
서방파제와 연결된 서방산 끝자락에는 ‘소똥구멍’이라 부르는 바위가 있다.
마치 누워있는 소의 똥구멍처럼 생겼다고 한다.
중국 진시황이 보낸 불로초 사신이 쇠똥구멍 위에 있는 풀을 뜯어 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불탄서
불탄서에는 대동아전쟁 때 일본군 병참기지가 있었다고 한다
미군이 어청도를 포격하여 전멸한 일본 군인들을 화장시킨 장소라고 한다.
'불탄서'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밀박금’은 지금도 땅을 파면 사람 뼈가 나오는 음습한 곳이라고 한다.
한가로운 항구
한때는 고래잡이배, 머구리배, 불법 저인망 어선 등으로 성황을 이루었다.
한 집 건너 한집에 다방과 식당이 들어서서 작고 먼 외딴 섬이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었다.
아가씨들이 많을 때는 100여 명에 이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괭이갈매기가 주인 행세를 하며 함부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어청도를 떠나다
어청도는 고래잡이로 흥청대던 시절은 잊고 새로운 푸른 꿈을 꾸고 있다
오후 3시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어청도를 떠나왔다
어청도 관광이란 푸른 꿈이 영글어서 보다 활기찬 섬이 되길 간절히 빌면서....
첫댓글 어청도항은 해군과 어민들이 절반씩 사용하고 있더군요
해군기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싹~ 지웠습니다
군기지를 배경으로 삼아 찍은 사진을 올리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답니다
무심코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벌금을 받은 사람이 많다는 뉴스를 보고 삭제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