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세월이 깃든 전통 마을과 아름다운 숲
포항 덕동문화마을
덕동문화마을은 마을 숲이 보기 좋아 찾았다가 마을의 멋과 전통에 매료되는 곳이다. 여주 이씨 집성촌으로 그 역사가 300년이 넘는다. 계곡에 접한 경치 좋은 용계정을 비롯해 애은당 고택, 사우정 고택, 여연당 고택 등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미리 예약하면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덕동마을 숲
우아한 솔숲과 호산지당
덕동문화마을은 입구부터 솔숲이 울창하다. 솔숲 그늘을 밟고 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솔숲 옆으로 지난해 문을 연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이 있다. 체험관보다 먼저 보아야 할 곳은 용계정과 호산지당이다. 덕동마을 숲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마을 입구의 솔숲과 용계정 맞은편의 솔숲, 호산지당 옆에 있는 솔숲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호산지당 옆 솔숲이 가장 아름답다.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 옆으로 누운 나무, 살며시 S자를 그리는 나무 등 고송들의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다.
솔숲 앞으로 물을 끌어와 만든 호산지당
덕동마을은 산이 강하고 물이 약하다 하여 마을 앞으로 흐르는 계곡물을 솔숲 앞으로 끌어와 연못을 만든 것이 지금의 호산지당이다. 전망 데크가 있어 수생식물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물 위에는 노란 꽃잎에 솜털이 부드러운 어리연이 떼를 지어 피어 있다. 피고지고를 거듭하는 백일홍나무도 아름다운 풍광에 한몫한다.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돌다 보면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마을 주민들의 식수를 책임지던 회나무 우물도 구경할 수 있다. 잘생긴 소나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이하게도 나무마다 이름표를 하나씩 달고 있다. 소나무 한 그루에 마을 주민 한 명씩 지정해 나무를 관리하고 있다. 이름과 함께 택호도 표기하고 있는 게 재미있다.
호산지당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는 아이들 소나무마다 담당자 이름표가 붙어 있다.
마을 앞을 적시는 용계계곡을 굽어보고 서 있는 용계정은 1687년에 세워진 건물이다.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이후에는 마을 서원인 세덕사의 강당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서원철폐령이 내려졌을 때 세덕사와 분리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밤새 담을 쌓아 용계정을 지켰다고 한다. 누각 바로 앞에 계곡이 흘러 경치가 빼어나고, 용계정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향나무, 은행나무, 백일홍 등도 볼 만하다. 계곡물이 시원해 여름에는 피서객들도 제법 찾는다. 용계정으로 통하는 3개의 문이 각기 다른 멋이 있으니 모두 출입해볼 것.
계곡 옆 암벽 위에 지은 용계정 [왼쪽/오른쪽]호산지당에서 용계정으로 들어가는 문 / 용계정 아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고택들
덕동마을에는 민속자료나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이 여러 채 있다. 용계정 가까이에 있는 애은당 고택은 원래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했으며 길주목사를 역임한 농포 정문부의 가족들이 전쟁을 피해 지내던 집이다. 여연당 고택은 정문부가 임진왜란이 끝난 뒤 손녀사위인 이강에게 양도한 집이다. 바깥마당에 ‘一’자형으로 길게 사랑채를 배치한 사우정 고택, 1947년에 지어 전통 한옥과 근대 한옥의 특징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오덕리 근대 한옥, 덕동서당 등 역사 깊은 건물도 많다. 구불구불 이어진 마을길을 따라 고택들을 찾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게 된다. 마을과 숲, 계곡 등을 이어 만든 감사나눔둘레길도 걸어볼 만하다.
거북형 배치가 특징인 애은당 고택 [왼쪽/오른쪽]굴뚝이 인상적인 여연당 고택 / 마을과 숲을 잇는 마을길 코스 안내
주말에 이 마을을 찾는다면 덕동민속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주말에 한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이동진 관장이 20여 년 이상 수집한 민속품이 전시되어 있다. 마을 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옛 물건과 용계정 천장에 숨겨진 선조들의 유물을 찾아내 먼지를 털고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박물관 전시품에 뒤지지 않을 가치 있는 유물도 상당수 있다. 결혼할 때 보내는 편지, 노비문서, 언문으로 기록한 《사씨남정기》, 세덕사 현판, 마을 숲을 관리하던 기록서, 의복, 생활소품, 농기구, 항아리 등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전시물 가운데 경상북도 지정 문화재가 67점이나 된다.
[왼쪽/오른쪽]덕동민속전시관에서 전시물을 설명해주는 이동진 관장 / 전시관에 비치된 마을 숲 관련 기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한옥체험까지
지난해 문을 연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서당체험, 서예, 다도예절, 숲생태체험 같은 교육체험이 있고, 난타, 택견, 짚풀공예, 한지공예, 천연염색 같은 문화체험도 있다. 이밖에 두부 만들기, 떡 만들기, 김치 담그기 등 음식체험도 가능하다. 20인 이상 단체일 때 체험 신청이 가능하다. 한옥 온돌방을 비롯해 체험실, 전시관, 식당, 샤워실 등 시설이 깔끔하고 편리하게 갖춰져 있다. 마당에서 투호놀이, 널뛰기를 할 수도 있다.
[왼쪽/오른쪽]신나는 난타체험 / 체험관 마당에서 즐기는 투호놀이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익산포항고속도로 서포항IC → 기계 삼거리 → 기북면소재지 → 기북로 → 덕동마을
* 대중교통
서울→포항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약 30분 간격 운행(06:00-익일 00:30), 4시간 30분 소요
- 서울역에서 새마을호 하루 2회(09:40, 16:05) 운행, 약 5시간 20분 소요
※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기계면 방향 버스 이용. 기계터미널에서 하차 후 기북면 버스 지선 이용
2.주변 음식점
농부가한우촌 : 한우구이 / 포항시 북구 기북면 기북로 827 / 054-243-9100
오대양물회식당 : 물회 / 포항시 북구 대신로 28-1 / 054-244-7164 / korean.visitkorea.or.kr
하옥산장 : 오리훈제밀쌈 / 포항시 북구 죽장면 죽장로 2630 / 054-262-7885 / korean.visitkorea.or.kr
3.숙소
연산온천파크 :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518 / 054-262-5200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애플트리호텔 : 포항시 남구 중흥로100번길 7-5 / 054-241-1234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스테이인호텔 : 포항시 남구 중앙로131번길 1 / 054-274-8300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포항전통문화체험관 : 포항시 북구 기북면 덕동문화길 7 / 054-280-9372~3 / potcec.phsisu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