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3%+α’로 확정됨에 따라 2000년 이후 줄었던 민간기업 근로자와 공무원간의 보수 격차는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23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예산 가운데 22조 4800억원이 공무원 임금 지급을 위해 책정됐으며,이에 따른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3.9%이다.이는 보수총액 대비 인상률 3.0%와 국가 예비비에서 충당되는 봉급조정수당 2000억원의 지급을 가정하고 추가 인상률 0.9%를 합한 수치이다.
●민간임금 접근율 95.4%
지급 여부가 불투명한 봉급조정수당을 제외할 경우 내년도 공무원 보수의 민간임금 접근율은 95.4%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는 민간기업의 평균임금 인상률을 5.0%로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접근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노동부가 밝힌 올해 상반기 5명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1인 평균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공무원 급여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는 “공무원 보수현실화 계획의 마지막 해인 내년에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적어도 6.6%는 돼야 한다.”면서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3%+α’로 할 경우 민간기업 근로자와 공무원의 보수 격차는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수현실화 지속해야”
공무원 보수는 97년 외환위기 직후 잇따른 삭감으로 민간 중견기업의 88% 수준까지 떨어졌다.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공무원 보수현실화 5개년 계획’을 추진해왔다.
공무원 보수를 2004년까지 민간 중견기업의 10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지난 2000년 9.7%,2001년 7.9%,지난해 7.8%,올해 6.5%를 각각 인상했다.
민간임금 접근율도 2000년 91.1%,2001년 95.3%,지난해 96.8%를 기록했으며,올해에는 97.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내년도 민간임금 접근율은 지난 200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공직생활 15년째인 한 7급 공무원은 “공무원이기 이전에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현재 급여수준으로는 가정을 꾸려가기도 벅차다.”면서 “민간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격차에 상대적 박탈감만 커질 뿐”이라고 토로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2차 추경을 포함해 0.5% 감소하기 때문에 무작정 공무원 보수를 높일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공무원 사기진작을 위해서도 현실화 계획과 관계없이 민간과 공무원의 보수격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