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다리고 고대하던 오대산 자생식물원 가는 날~
함께 가려고 들떠 있던 친구들이 사흘 전, 이틀 전, 하루 전,,,
차례로 애석한 불참을 통보해 오고... 질꼬냉이는 조금 시무룩해졌답니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도 했어요.
그 친구들 모두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변수가 많을 거라고 생각은 했거든요.
어쩌면 꽃박사님한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죠.
일이 없다가 식물원 여행을 계획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섭외가 들어왔으니...^^
어쨌든 비가 온다고 다들 염려를 해주었지만, 씩씩하게 출발했습니다.
"시간 엄수"라는 용어에 겁 먹어 조카와 8시 50분으로 약속을 하고 부리나케 수서역으로 갔죠.
역시!!!!
저 혼자 놔두고 갈까 봐 20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ㅋㅋ
전혀 모르는 분들이었지만, 북주차장의 분위기를 보아 하니
이분들 역시 같은 목적으로 모이신 분들이라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꽃박사님이요?
렌트한 차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0분 정도 지각하셨대요~
미안하시다며 그 대신 "재밌게" 놀아주신다고 약속하셨는데... 글쎄요.... ?.?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연료도 넣고...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와이퍼로 막아내며 씽씽 달렸답니다.
강원도쪽에 가까워질수록 창밖 풍경이 예뻤어요.
안개비구름(?)들이 산 중턱까지 내려와 있다가 슬슬 올라가는 모습이 참 신비로웠거든요.
제 조카는 그걸 "온천"이라고 하고.. 저는 "솜사탕"이라 우기고... --;;
하여튼, 운전기사 겸 가이드 겸, 재미있게 해 주시겠다던 꽃박사님은
노래도 한 곡 안 불러 주시고... 쳇!
11시반에서 12시 사이였나요?
한국자생식물원이란 표지판을 오른쪽으로 두고 계속 오대산 국립공원쪽으로 달리니
식당들이 보이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왼쪽 집, 실제로는 가운데집에서 점심을 먹었답니다.
(아! 중간에 무슨 표 받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다 점심 먹고 나올 거라고 얘기해야 해요.
이유는 저도 잘 몰라요. @.@)
와~~~ 이게 점심상의 일부(왼쪽)였어요. 먹음직스럽죠?
저 빈 공간에 간이 적절한 구수한 된장찌게가 들어갈 거예요.
두부부침이랑 표고버섯이 정말 정말 맛있었고, 나물맛도 끝내줬는데요~
딱 하나, 가시오갈피 나물은 정말 입에 쓰더군요. 켁켁~~
이게 위에 본 점심상의 오른쪽!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식당 아주머니께서 바로 옆 밭에서 뚝 따오신 야채들이 올라 있네요.
으악, 군침난다...
요렇게들 냠냠쩝쩝 드셨죠.
식사하시는 모습은 그다지 안 멋지니까 쪼고맣게 보세요. ㅎㅎ
점심 먹자마자 부리나케 뛰쳐 나와 감자밭을 찍었답니다.
실제로 본 모습은 이거의 한 10배는 더 아름다워요!! 촉촉하구요!!
저는 감자꽃이 이렇게 예쁠 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으아~~
계속 보실래요?
꽃색깔이 달라요. 흰색, 분홍색, 보라색...
감자 맛도 조금씩 다를까요???
저기 서 계신 분은 우리 일행 중 한 분...
하여튼 저는 이번 여행의 백미로 이 감자꽃밭과
잠시 후에 보시게 될 분홍바늘꽃 군락을 꼽습니다요.
세상에!
감자꽃밭 옆에 있던 탐스런 밭딸기의 유혹도 뿌리치고 출발하려고 얼른 뛰어왔건만..
승합차 문이 한동안 열리질 않는 거예요.
꽃박사님이랑 김태영 선생님이랑 낑낑대시는 모습 찍으려고 했는데 들켜버렸어요.
쩔쩔매시는 거 하나도 티 안 나죠? -_-;;
이건... 자생식물원 입구에 있는 시청각 교육실이랍니다.
하필이면 화면에 까페 장면이 잡혔는데요.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식물원 소개도 하고 그래요.
흰진달래였던가, 흰철쭉이었던가... 이름이 가물가물
아주 귀한 경우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ㅠ ㅠ
아마 앞으로 이렇게 잘 모르는 사진이 줄줄이 나올 거예요. 흑흑...
얘도 이름을 모르겠어요.
손바닥에 적은 거 같은데,,, 세 글자로... 흠...
어쨌든 파일명은 지어야 하니까 그냥 내 맘대로 "순대꽃"이라고 했어요. ^^*
아마, 개느삼에 대해 설명하고 계신 거 아닐까, 합니다.
얘는 두메양귀비. 맞을 거예요.
얘는 누구죠? 도라지꽃이 연상되는 요 예쁜 녀석은 누굴까요???
얘는 솜다리예요. ^__^
5월의 비 내리는 날, 제 친구가 와서 찍어 간 솜다리양이죠. ㅋㅋ
무슨 꽃인지 모르지만 아주 아주 귀한 꽃이래요.
왜냐면 꽃박사님이 오실 때마다 꽃이 안 피어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만났다고
한참동안 이 꽃 앞에 서 계셨어요. (샘나게...)
마삭줄이래요. 향기가 은은해서 그거 음미 중이네요.
꽃 모양이 바람개비 모양 같다고 김태영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요. ^^
금낭화.
눈에 확 들어오게 예쁘긴 한데, 금방 질리는 꽃. 저한테는 그래요. ^^
으앙~~~~ 물싸리.
온실 바깥에 풍성하게 모여 있던 녀석들이죠.
이름을 자꾸 잊어버려서 애먹었는데... 헤헤... 얘들은 북한에서 자라는 야생화라고 했죠?
파일명 : 모네 풍의, 우산을 든 신사!
어때요? 그럴듯하죠? ^^ 정말 모네의 그림에 나오는 양산 든 여자와 느낌이 비슷해요. 하하하~
물싸리 옆에 있는 우리들 단체 사진을 찍어주시는 모습이죠.
고개 떨구고 있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바위에 머리 콕 처박고 있는" 요 녀석은 양귀비랍니다.
원래 다들 머리가 무거운지 이러고들 있었습니다만,
요 녀석이 유난히 제 마음을 끌어당겼던 건 바로 아래 그림때문이었습니다.
리까르도 바에스 (Ricardo Baez)라는 화가가 그린 두아르떼(Duarte)라는 연작 중 하나인데요~
제 후배가 이 그림을 보고, 새로 제목을 지어준 게 바로 "견딤" 이었거든요.
이 그림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서인지, 저 꽃을 본 순간... 바로 "견딤"이 생각났어요.
처절하죠?!
넌 또 누구지? 꽃잎이 다 떨어져버린 모양인데...
이 사진을 보니까 얘도 양귀비인 것 같죠?
매발톱꽃이래요.
파일명: 장벽
인의 장벽입니다.
저는 궁금한 것도 많고, 좀더 들여다보고 싶은 것도 많고 걸음이 느린데요.
꽃박사님은 말씀도 빠르시고 걸음도 빠르세요. -_-v
게다가 저 수많은 우산들에 둘러싸여 계시죠, 빗소리 때문에 소리 전달 잘 안 되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전, 뒤쪽에 든든하게 서 계시던
젊고 부리부리하게 잘 생기신 김 태영 선생님하고만 다녔대요. =3=33=333333 ㅋㅋㅋ
드디어 꽃창포와 분홍바늘꽃 군락~~~ *^^*
으... 이거는 직접 보시지 않고는 정말 그 느낌의 절반도 못 느끼실 거예요.
하늘에선 고운 빗줄기가 가늘가늘 떨어져 내리죠~
땅에서는 분홍바늘꽃들이 바람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스르르 사르르 물결치죠~
내 마음도 그 물결따라 울렁울렁 파도가 일고~~
어디선가 개회나무꽃 향기까지... 으흑~~~
사랑은...
바로 이런 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마음. 딱 그건 거 같아요.
같이 보고 싶고, 같이 느끼고 싶고, 같이 누리고 싶은,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
열심히 렌즈에 담고들 계시네요.
그 날 저녁, 소중한 사람에게 보여드리셨을 테죠. ^__^
잠깐 한눈팔고 보면 어느 새 저만치...
재배단지의 반환점에 서서...
또 어느 새 총총히.... ㅜ.ㅡ
우중산책.... 정말 좋습니다. ^0^
(오디 따 먹다 꽃박사님한테 혼난 것만 빼고 ㅠ ㅠ)
다시 식물원으로 돌아와 둥굴레 찍고... (꼭 완두콩 같죠?)
기념품으로 꽃누르미(?) 책갈피를 사고...
조그만 다리 건너에 있는 까페 비안으로 향했답니다.
앞마당에 신기한 꽃이 있었는데요.
팻말에는 "민둥인가목"이라 돼 있었지만, 꽃박사님과 김태영선생님의 관찰 후 결론은...
찔레랑 생열귀였던가요? 찔레랑 다른 꽃이었던가요? @.@ 에공..
하여튼 장미과의 두 식물이 자기들끼리 땅속 안 보이는 데서 여차저차 했는지 어쨌는지
그렇고 그렇게 돼 가지고 이렇게 변종이 탄생한 것 같답니다.
그런데 식물도 여차저차가 되나 보죠? 신기해라~~~ *^0^*
바로 그 꽃이랍니다. 예쁘죠? ^^
암만 봐도 제 눈엔 분홍 찔레로밖에 안 보입디다만...
이 친구는 자작나무입니다.
"절대 모르는(^^)" 아저씨께서 비에 축축히 젖은 이 자작나무 껍질을 벗겨
라이터를 당기셨는데요, 불이 활활 타더군요.
껍질에 지방질(?)을 저장하는 녀석이라 그렇답니다.
책에서 읽기를, 이 자작나무 수피에 사랑의 편지를 곱게 적어 보내면
그 사랑이 이루어진다네요. 허걱~ 이루기 힘든 사랑일수록 그렇다네요.
허겁지겁 그 껍질 놓칠세라 등 뒤로 감춘 아낙이 있었다는데... 허허... @.@
자작나무 옆에 있던 피뿌리풀.
촛점이 잘 안 맞아서 좀...
아이고, 이제 해찰 고만 하고 차나 마시러 들어가야지~
벽난로가 있어 훈훈한 실내.
초여름비에 흠뻑 물기 머금은 옷을 말리기엔 안성맞춤인 곳.
저는 잘 우려낸 백리향 차를...
조카는 삼지구엽초 차(한약맛 -,-)를 한 잔씩 마셨답니다.
둘 다 향이 진하긴 해도 마실만 하던걸요~ ^^
차가 너무 뜨거워서 식히고 있는데 (뭐, 사실 사진도 좀 찍었지만 --a)
우리만 남겨 두고 다들 마지막 정원으로 나가셨어요. ㅠ.ㅠ
헉~ 무슨 차를 막걸리 마시듯 부리나케 들이붓고 뒤따라갔죠.
다행히 그다지 멀리 안 가셨어요. ^^;
김태영 선생님께서 숲 저쪽에서 불러주시는데 고맙고 반갑고 ㅎㅎ
음... 이 녀석 이름을 잊었는데... 백두산 천지에 지천으로 깔려 있었답니다.
마치 이 날 절정을 이뤘던 분홍바늘꽃처럼요. 참 장관이었겠죠?
미안해. 애교많은 흰꽃아!!
또 매발톱꽃.
산딸나무.
무슨 꽃인지 무지 궁금했었는데 궁금증이 풀려서 참 좋았어요~ ^^
저 하얀 색이 꽃이 아니라 그냥 잎이라고 하셨죠?
자, 여기가 비행장이다~~ 하고 벌들의 착륙을 유도하는 뭐 그런 기능..
큰까치수염.
물까치수영이랑 이름을 혼동했었다는... 후후.
드디어 박사님을 따라잡았다!!!!!! 얏호~
환호하는 순간!
오늘의 식물원여행일정은 끝이 났다나 뭐라나... 털푸덕~ --;;
다시 차에 타고 열심히 서울로~ 집으로~
흠... 서울로 가까이 올수록 비도 그치고 도로도 마르고...
걱정했던 것처럼 힘든 산타기가 아니어서 좋은 점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건,
비가 오니까 한손엔 카메라, 한 손엔 우산,
그래서 메모할 손이 없었다는 거.
이름표가 붙어 있는 식물원이라 그때 그때 호기심은 해결되었지만
넓고 깊은 산속에서 보물찾기 하듯 야생화를 찾아내는 그런 흥미진진한 맛은 좀 덜했다는 거.
^____________^
그래도 다행인게요.
처음엔 19,20일 바로 어제 오늘 계획된 지리산행을 감행할까 하다가
너무 무리인듯해서 목요일로 바꾼 거였거든요.
어제 오늘 비가 많이 내리는 걸 보면서 식물원에 미리 가길 잘했다 싶었답니다.
꽃박사님 운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
김태영 선생님께도 감사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 하셨던 분들, 반가웠습니다. ^^*
아! 마지막으로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한국자생식물원의 화장실 표시를 선물합니다. ㅋㅋ
깜찍한(?) 발상이죠?! 푸하하~~~
첫댓글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지무지 부럽습니다.이날 졸개들과 동참하고 싶엇는데 목요일은 천지가 개벽을 해도 못가거든요...편안한 구경 할수있어 즐거워요 이 아침에............
어떤 분인지 뵌 적 없지만 이제 그 이름이 친근합니다. 너무 재미있게 잘 보고 읽었습니다. 큰소리 내어 웃는 바람에 옆자리 선생님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네요. 현박사님 근처에 있으면 언젠가 뵙게 되겠지요.
바위에 머리를 콕 쳐박은 두메양귀비는 정말 그림 같습니다. 모르는 식물 이름은 꼬리진달래, 우산나물, 당잔대, 하늘매발톱, 큰금매화 등과 매치시켜 보세요. 그리고 화장실 표지판에는 불만이 없지 않습니다. 큰개불알꽃도 아니고 겨우 개불알꽃이라니!! ^^*
박쥐나물보다는 우산나물 아닐까요?
고쳤습니다. (에고, 이런 실수를..^^;;)
즐겁게 봐 주시고 꼬리글까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너무 길지 않나 했는데... 헤헤~// 박새님! 제가 숲속의 사람들에 가서 컨닝을 한 후에야 박새님이 뉘신지 알았지용. ^^ 전에는 어쩐지 '박새' 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분이라면 머리가 하얀 분일 거란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흠...
꽃이름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사진 정리하다 보니 어쩜 한 장도 안 찍어 드렸지 뭐예요. -__-;; 참,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분홍바늘꽃을 배경으로 저랑 조카 찍어주셨죠? 사진 아주 맘에 들어요! ^^* 그리고 두메양귀비 이야기에 공감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에구, 또 길어진다 이 놈의 수다.
근데 꽃박사님은... 공부 열심히 안 하고, 꽃이름도 기억 못하고, 열심히 안 따라다녔다고 아무래도 화가 단단히 나신 모양이네요. 으앙~~~~~~~~~~~~ // ps. 지인씨가 책이랑 브로치 보내주셔서 감동했답니다. 제가 대신 감사말씀 드려요!!!! (훌쩍훌쩍)
꽃박사님은 지금 인터넷도 보기 힘든 곳에 출장 중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