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일인 6.25 남측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측 개성공단과 시가지 모습 - 뉴시스 보도사진
그야말로 마른장마 중의 맑은날이었습니다
어찌나 햇살이 눈부시던지 멀리멀리 땅과 산세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하~개성 송악이 이래서 고려의 도읍지였구나
풍수를 공부 중인 필자로선 절로 감탄이 튀어나옵니다
도라선 남측 출입국사무소로부터 남방한계선을 넘어 가로등으로 구분되는 삼팔선을 지나
북방한계선을 지나면 막바로 개성공단입니다
미국적을 갖고있는 고등학교 동창녀석은
연신 신기한듯 감탄사를 쏟아냅니다 '우리가 지금 북한에 와있는 거 맞잖아?,,'
비무장지대를 통과할 땐 여자분들의 소름돋는다는 듯한 표정과 탄식이 버스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공단 내 남측근무자들이 타고 들어가는 고급승용차 행렬이 이어지고 아무렇지도 않은 그네들의 표정과는 달리
아직은 총을 차고 내려다보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는 남북의 정서와 공포감, 호기심이 교차하는 것이었겠죠
저도 내심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그렇게도 원하던 판문점 관광을 아직껏 못해본 필자로선
그래도 묵혀두었던 원을 비로소 풀어보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정말 모든게 신기하고 소름도 돋고 그렇더군요
북측 개성공업지구 내 브리핑룸에선 남측 관계자들과 북측 관계자들의 간략한 투자설명회가 있었고
그들이 정해준대로 좋은사람들 공장엘 들렀습니다(이왕이면 신원공장이었으면 했는데 선배도 볼 겸 해서요 안타깝더군요
늘 신원엘 갔다는데 그날만큼은,,그나저나 주병진 빠진 좋은사람의 앞날이 투자관점에서 어쩌냐고 물어보는 남측관광객이 있더군요 물어볼 사람한테 물어보던가,,쩝,,)
넓은 공장 내부에선 미싱들이 요란하게 돌아갑니다(마스크들좀 착용시키지,,거 원단 먼지가 장난아닌 법인데,,,)
최근 북한 내부에선 개성사람들을 부러워한답니다 돈좀 돌아가고 먹거리도 좀 풍족해졌단 건진,,
한달 인건비를 6불로 계산하더군요 부지비용은 평당 15만원선 30년 장기임대라고 합니다
전체 2천만평 개성지구 중에 일단계 1백만평 개발사업 중인데 초창기에 비해 리스크 부담이나
신뢰문제는 많이 해소되었지만 인프라 부족과 3通등 정치적인 문제 때문인진 몰라도
투자가 활발한 단계라고 보긴 힘든거 같습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남측에서도 아파트경기가 사라지고 신규사업꺼리들이 떠오르는 가운데
심심찮게 검토되고 있는 아파트형공장이 공단 내 여러군데 블럭에서 진행 중이더군요
(발빠른 늠들입니다^^)
아가씨 공원들이 대부분일줄 알았는데 아주머니들이 많더군요
사내식당을 둘러보면서 식재료들은 남한식으로 내어놓는 지 궁금했는데 묻지 못하고 온 게 아쉽더군요
한달 6딸라 벌어서 몇 딸라 뜯기고 남는 돈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구조라지만
먹는 것이라도 국내 공단처럼 흔한 게 요즘은 고기라고 쌈장에 불고기, 닭도리탕들 많이들 공급해주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는 지 의심스러운게 관광객들을 위한 개성시내의 유일한 식당인 '령통식당' 밥을 먹는데
12첩 반상이라고 놋그릇에 정성어린 상을 차려냈습니다만 이게 이 정도면 공단짠밥은 어떻게 주고있나 그게
못내 궁금해지더군요 그저 공단내 출입이 가능한 북측주민들이라도 여기 공단 수준의 점심이나 새참을 나누었음 생각합니다
공업지구 견학을 마치고 이제 개성시내 관광 차례입니다
불행인가 오전 개성공업지구 참관단들은 박연폭포와 절깐구경은 생략하고 박물관과 선죽교만 보여주더군요
지정식당인 '령통식당'의 불꺼진 희미한 테이블과 엉뚱하다 싶은 랭면의 맛은 예상보단 좀 낮게 평가하고 싶더군요
엉성한 한복차림의 순진한 안내원동무들의 능숙한 써비스와 환담에 감사를 느끼면서
식사 후 몇군데 시가지 내 유적지를 제한적인 동선으로 움직입니다
박물관의 국보급 문화재의 관리실태는 문외한이 제가 느끼기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물론 여기와 정서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질서없이 여기저기 떠다니는 남측 관광객들의 무질서 함에 혹 문화재가 다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더군요
역시나 만지지말라면 만지고 가지말라면 꼭 들어갑니다
열악한 조명시설과 조악한 설명문에 그슴이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선죽교에 다다라선 관광객들이 엉키는 통에 더위에 그만 집어치고 빨리 집엘 가고 싶더군요ㅜㅜ;
상점점원동무나 안내원동무나 이젠 어느정도 남측 관광객에 대해 이골이 난 모양입니다
슬며시 핀잔도 주고 제제도 하고 남측 소식을 대충은 알고있다는 듯 경제문제에 걱정도 하더군요
이런저런 자유스런 개별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고 정말 많이 개방됐구나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더군요
그런 중에 한가지 남측관광객 근처엔 사람들을 통제시키고 이쪽 과광객들도 접근을 금지하였지만 심한 건 아니고
연신 서로 손들을 편하게 흔들어 댑니다
초등 중등생들이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긴행렬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얼굴들도 나름 밝고 건강하게들 보이더군요
어찌나 반갑고 다행스런지 그러나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헐벗고 시커먼 아이들 모습에 억장이 무너짐을 느꼈습니다
하,,,,~~
개성이 북한에서 볼때 2대도신지 3대도신지는 모르겠으나
평양시내를 어느정도 생각한 저에겐 참으로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변변한 건물도 없고 그나마 신축건물 조악한 불럭벽돌에 세맨마감으로 아파트공사가 올라갑니다
타워크레인도 모양이 엉성하기 그지없더군요
대부분의 개성주민들은 관광객이 지나가는 모습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거나 숨어서 봅니다
군생활 때 사단장 뜨면 숨으라는 식으로 전개되는지 군인들이 모퉁이마다 등을 돌린채 주민들을 감시합니다
그래도 생각한 거에 비해선 엄청난 정도의 개방성에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이걸 낱낱이 보여주는 이유가 뭔가 생각이 들 정도의 완벽한 전시회같았습니다
정말 어린이들을 볼 때마다 감동과 가슴이 저며왔습니다
송악이 이토록 터가 좋은데 근데 나무 하나 제대로 없는 민둥산 천지더군요
이게 두번째 가슴아픈 모습이었습니다
먹을 것도 중요하지만 나무를 나눠주고 심는 행사가 중요하다고 누가 그러시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해도해도 너무할 정도의 민둥산이었습니다
이쪽 기준으로 본다면 재건축 디급판정의 쓰러져가는 브로끄 건물들과 현대가 보내준 차량외엔 차하나 없는 도로며
가도가도 끝없는 민둥산,,,아,,,
할 얘기도 많고 나누고 싶은 얘기꺼리도 산재합니다만
시국이 말한마디에 좌우가 나뉘는 더러운 시대인지라 정치적인 문제는 말안하렵니다ㅜㅜ;
다만 같은 말을하고 다정스럽게 인사를 먼저 건네는 저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엄숙하게 생각해보는 참으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래서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눈으로 보는 것이 효과적인 모양입니다
어서어서 이 질박한 이념문제가 청산되고 통일 전에 서로 안정적인 삶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남과북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란 생각입니다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었네,,"
전 예전부터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우리의 소원'은 애써 외면하고 부르지 않습니다만
할수만 있다면 남쪽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서둘러 급하게 동포차원의 실질적인 도움을
저들과 나눠야 할 거란 생각입니다
머리가 멍하고 가슴이 저려 이틀간 오래오래 생각이 맴돌더군요
북쪽사람들의 억센 손과 얼굴, 이쁘장한 안내원의 손톱 밑 검은 때가
참으로 잊혀지지 않습니다
주여,,,이장로님이시여,,,우리 조선놈들이시여
도대체 우린 언제까지,,,
p.s 저는 이 참담하기조차 한 모습을 가리는 것 없이 낱낱이 보여주기로 작정한 북한당국의 의도가 뭔지 그 화두를 잡고 지금껏 고민 중입니다
평소 정치집단이 아니라 종교단체로 북한을 평가하는 저로서는 이 기막힌 이해가 안되는 현실이 그저 두렵고 복잡할 따름입니다 이제 막장에 외화벌이를 위해선 통일교도 식의 강고한 믿음 아래 앵벌이라도 시키는 건지,,다른 건지가,,도무지
자 휴전선 두군데에 어마어마한 개구멍을 김정일 자신이 먼저 뚫었습니다
남측은 아직도 저들을 막아내기엔 독자적으론 역부족이라고 말합니다
국방비를 올려서라도 독자적으로 저들을 막아낼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네요
그러자면 교육비를 제외한 정부예산 2위규모의 이 막대한 국방비를 더 증액해야 한답니다
방문객, 관광객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군인애들이 키가 너무작아..."
첫댓글 이제 다시 장마입니다 그간 더웠는데 시원하게 비가 오는군요 먼길 떠나기 전에 대방사식구분들에게 글로써 인사남깁니다 갔다와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성불하십시요 - 본오동에서
개성을 다녀오신글...보고, 듣고, 느끼신 기행문을 읽고 나니...북한에 실상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갑니다...라팔님...어디론가 다시 먼길을 떠나시는군요...몸건강히 잘다녀오십시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