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본지 꽤 됐는데 이제야 후기를 올리게 되네요.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공연 장면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걸 보면 정말 인상깊고 재미있는 공연이었던것 같아요.
처음 The bench 가 대사가 없는 이미지 연극이라고 들어서 공연 보기에 앞서 걱정도 했었거든요.
저같은 일반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평론가나 연극매니아들이 좋아하는 공연이 아닐까 해서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그런 우려가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인것 같아요.
무대위에는 bench 하나만 달랑 놓여있고 이 벤치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각각 서로 분위기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도 어색함이 전혀 없고 극이 이어지는게 독특했어요.
맨 처음에는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했는데 대사없이 슬로우로 움직이는 배우들의 움직임이 독특해서 끝까지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떤 이야기는 뮤지컬처럼 배우들이 춤을 추기도 하더군요.
또 다른 이야기는 모녀가 등장해서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술에 취해서 벤치에서 잠든 여자와 그여자를 지켜보던 남자 이야기에요.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로맨틱하기도 해서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질 정도로 좋았어요~ ^^*
장애가 있는 언니를 버리는 동생이야기는 가슴 아프기도 했고요..
이렇게 희극과 비극이 번갈아가며 무리없이 얽혀서 진행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실감나고 따뜻하게 잘 보여준것 같아요.
무엇보다 비극적인 장면에서도 유머를 잃지않아 보는 내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에 모처럼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연극 보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어요.
같이 본 제 친구도 연극을 처음 보다시피 하는데도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거든요.
덕분에 모처럼 어깨가 으쓱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