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펀 신작시 강정숙
몬스테라 외 1편
온통 회색빛이던 날
카페 이층 문 앞에서 동정만 살피고 있던 몬스테라
내 어그러진 마음 다스리느라
지인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다 듣고 있었구나
그 유연한 몸짓으로 엣지를 생각하고 있었는지 몰라
그날 뭐가 그리도 서러웠는지
먼 길을 따라와 발등 앞에서 뒹굴더니
아무도 모르게 떠나고 말았네
그래 모른 척할 수 없어
혹시나 하고 다시 가보았을 땐
변산바람꽃만 흐드러지게 피어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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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에게
봄은
노랗게 여린 자주로 분홍으로 아주 하얗게
땅으로 나무로 들판으로 바람결로 번지기 시작했어
창공에서 아주 반듯하게 나누어진
알래스카와 캐나다 국경을 본 적 있어
기척 없는 이른 시간 북쪽 마이산에는
여린 파랑으로 물들여진 현호색 얼굴 내밀고
또 얼레지도 화들짝 치마를 들쳐 보이는데
주식은 곤두박질
이란 호르무즈해협 핵 불바다
귓전에 맴도는 말 말들
엣지를 불러 보지만 기척은 없네
계곡을 숨 가쁘게 넘어 방향을 돌렸지
절벽 돌 틈 사이 쇠살모사 봄바람을 밀고 나와 말을 건네는구나
지난겨울은 어땠어요
사방이 산밖에 보이지 않는 고원에서도
AI가 밤새워 일 하는 시대가 온다고...
정치를 꿈꾸는 자들 로터리마다 번호표를 목에 걸고
여러분들을 위한 유토피아를 만들어 보겠어요
아우성, 아우성
봄은 그렇게 쳐들어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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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2023년 《문예연구》 신인상으로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