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14:18]
가라사대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시고....."
내게 가져 오라 - 마태만이 이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떡의 끝없는 분배 사건이 예수의 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암시하는 말이다.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의 명령을 이해치 못한 제자들의 연약한 믿음에서 기적이 형성된 것이 아니라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는 예수의 마음에서부터 그것은 발생되었다.
따라서 제자들은 기적의 공동 창조자가 아니라 기적의 분배자에 불과하였다. 실로 제자들의 이러한 연약한 믿음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기까지 계속되었다. 따라서 예수의 '내게 가져오라'라고 하는 이 말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키 위해 제자들에게로,
교회 자체에게로가 아니라 오로지 교회의 머리 이신 주님에게로만 자신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는 사실을 암시한다.
[마 14:19]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잔디 위에 앉히시고 - 눅 9:14에 의하면 떼를 지어 한 오십 명씩 앉히셨다고 하였고, 막 6:40에 의하면 혹 백씩 혹 오십씩 알았다고 하였다. 여기서 '알았다'의 뜻인 '아나클리노'는 물론 이스라엘인들의 보통의 식사 때의 자세와 마찬가지로 비스듬히 기대어 눕는 것을 의미한다.
여하튼 예수께서는 신령한 이적을 행하시기에 앞서 그 이적에 참여하게 될 무리들에게 먼저 '순종'과 '질서'를 요구하셨다. 한편 본문의 '잔디'에 관한 언급으로 보아 이때는 대략 3, 4월 경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팔레스틴에서는 우기가 막 끝나가는 2월 중순 경부터 빈들에 잔디가 돋아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한은 이때가 유월절 니산 월 14일 이 가까운 때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참고로 유월절 기간이 다한 이후로는 잔디가 푸른 기운을 잃고 시들기 시작한다.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 이러한 행동은 유대 가정에 있어서 가장이면 누구나 하는 평범한 일이었다 유대인 탈무드에 의하면 '감사없이 무엇을 즐기는 자는 하나님께 강도짓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감사의 일상화를 가르쳤다. 바로 예수께서 이 날의 잔치를 주관하시는 주인이시며,제자들은 그의 시중꾼이며, 무리들은 잔치에 초대되어 온 손님들이다.
여기서 '축사하다'의 뜻인 '유로게오'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먹기 전에 하는 유대인들의 공통된 기도의 내용은 '땅으로부터 양식을 얻게 하시는 우주만물의 왕이신 우리 주 하나님이시여 감사하나이다'였다. 본분에서 예수께서 행하신 기도의 내용 역시 그들앞에 적은 양이나마 음식이 놓여진 것에 대한 감사이지,
그 음식의 무한정한 증가를 간구한 기원에 집중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 예수께서 평소에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실때 드리던 기도 그대로였을 것이다 떡을 떼어 - 떡을 떼시며 그것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는 예수의 손이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 5천명과 여자, 어린아이가 먹을 수 있었던 기적의 근원지요,
기적이 일어난 현장이며, 떡을 떼시는 그 순간이 바로 그러한 기적이 발생한 시점이다. 예수가 행하시는 기적은 이상한 주문이나 신기한 동작이 필요치 않는 일상적인 자연스런 행동 속에서 이루어졌다. 조각이 계속해서 불어나며 떡덩어리가 결코 없어지지 않는 이 기적을 나타내는 말이 바로 '떡을 떼며'라는 이 단순한 한 마디의 말이다.
그런데 이 뗀 떡은 그것이 바로 인류의 영적 생명을 위해 찢기울 생명의 떡이신 예수와 그분의 육체의 모형이라고 하는 점에 그 큰 의의가 있다. 예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하기위하여 끊임없이 손으로 떡을 떼셨다.
오늘도 하늘 보좌 우편에 앉으신 예수께서는 우리의 육과 영의 양식을 위해서 여전히 떡을 떼어주신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 제자들은 언제나 예수의 사건을 다른 사람보다 더 가까이, 더 먼저 경험한 목격자들이며 그 목격한 사실들을 전달해 주는 증인들이다.
떡과 물고기가 전해지는 이러한 과정은 생명의 양식인 그리스도의 말씀이 먼저 복음에 사로잡힌 자들에 의해 세상에 전달되는 과정과 동일하다.
[마 14:20]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 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다 배불리 먹고 - 겨우 목을 축이고 한 끼니를 때우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자신의 집을 찾아 갈 기운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게 떡과 물고기가 배급되었다는 말이다. 특히 '배불리 먹었다'고 하는 말은 아마도 미래에 있을 메시야 왕국의 잔치의 풍성함을 나타내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더욱이 이는 그리스도의 몸은 온 인류의 영적 양식이 되며 모든 죄인의 죄악을 모두 사(赦)할 수 있는 큰 사랑의 힘을 지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남은 조각 - 기름으로 모든 빈 그릇을 채운 이적과 스무 개의 보리떡과 자루에 담은 채소로 100명을 먹인엘리사의 기적과 신약에서 나오는 예수의 모든 기적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용하고도 남았다'고 하는 사실에 있다.
예수께서 병자들을 고치신 기적에서도 병자는 그 자신의 병을 고쳤을 뿐만 아니라 몸이 완전히 건강해지는 것을 체험한다. 이러한 차고 넘치도록 후히 주시는 사랑이 바로 하나님의 긍휼이다. 따라서 남은 조각들은 바로 주님이 행하신 기적의 조각들이며 주님의 사랑의 파편들이다.
한편 여기서 '남은 조각'은 단지 먹다가만 부스러기만을 의미하지 않고 예수께서 나눠주시기 위해 손으로 떼 놓은 조각듸까지를 포함한 말일 것이다. 열 두 바구니 - 열 두 제자가 각각 한 바구니씩 거둔 것이라 볼 수 있다. 사실 그 남은 조각들은 12제자들의 계속되는 식량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바구니를 뜻하는 헬라어 '코피노스'는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버들가지로 만든 음식담는 그릇으로서 여행자들의 휴대용 주머니로 활용된 것이었다. 그에 비해 예수께서 4천명을 먹인 이야기에서 나오는, 일급 광주리는 헬라어 '스퓌리스'로, 흔히 이방인들이 물고기나 과일을 담는데 사용하는 갈대로 만든 광주리였다.
그리고 오천 명, 떡 다섯 개, 열 두 바구니 등의 5와 '12'라는 숫자는 '모세 오경'과 '열 두 지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유대인들에게 의미 있는 슷자로 이해된다. 결국 이러한 점들은 많은 학자들로부터 오천 명을 먹인 기적은 유대인에게, 4천명을 먹인 기적은 이방인들에게, 예수가 생명이 됨을 나타내기 위해 기록된 것이라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 14:21]
먹은 사람은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 명이나 되었더라....."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 명 - 오병 이어의 기적 사건은 예수께서 돌아가시기 만 1년전인 유월절이 임박한 기간에 베풀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 당시 무리들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많은 숫자가 한꺼번에 운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이때 모인 무리는 성인 남자만을 계수하는 유대인의 계산법에 따라 '오천 명'이었기 때문에 여자와 아이 파이디온, 조그마한 아이란 뜻까지를 합산하면 1만 5천명에서 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예수의 공생애 중에 최대의 군중이 운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