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명령을 수행할 때 누가 내린 명령에 따라 그 명령의 권위는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비롯한 규례와 법도를 주신 분은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상기(想起)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직접 경험한 것이기도 하였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이 지키도록 하신 규례와 법도는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최고의 권위를 가진 명령이라는 것을 주지(周知)시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귀담아듣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고의 권위를 지닌 말씀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 홍해를 건넌 후 약 두 달 후에 호렙산(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해서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을 주셨는데, 그때의 일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상기시키고 있는 말씀이 22절부터 31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스라엘 백성은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요단강을 건너기 직전에 이 말씀을 듣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은 그 당시 매우 어렸기에 잘 기억을 못하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일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고, 부모로부터 아마 매우 많이 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영광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임했을 때 흑암 가운데 큰 음성으로 말씀하셨고(22절), 산이 불에 타면서도 캄캄한 가운데서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23절). 불에 타고 있다는 것과 캄캄하다는 것이 서로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이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장엄함과 두렵고 떨리는 광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볼 땐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하심은 감히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듣고 있기 어려울 정도로 장엄하고 신비로웠기에 인간 스스로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들 정도였음을 보여주는 표현들입니다. 또한 거룩하시고 존엄하신 하나님을 피조물인 인간이 대한다는 것은 그 앞에서 살아남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격(隔)을 느끼게 되었기에 이스라엘 백성의 수령들과 장로들은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기보다는 모세가 나아가 듣고 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23절~27절).
이러한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모세에게 간청하자 그 이야기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모세만 나아오게 하셔서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 할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전해주시고, 그것을 이스라엘이 들어가 정착할 땅에서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켜 행하라고 명령하십니다(28절~31절). 하나님의 존귀하심과 영광스러움과 그 권능을 안다면 하나님만을 온전히 경외하며 그 말씀을 따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켜 행하는 자들은 영원히 복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29절).
그리고 이렇게 내려주신 하나님의 말씀(규례와 법도, 명령)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잘 지켜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32절).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것은 말씀하신 것을 벗어나 다른 길로 가지 말고 말씀하신 그대로 지켜 행하라는 말씀입니다. 그 명령하신 그 모든 말씀을 잘 지켜 행하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서 오래도록 잘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33절).
우리에게 말씀하신 분은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이십니다. 거룩하시고 존엄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늘 위와 땅 아래에도 하나님보다 위대하고 거룩하신 분은 없습니다. 지존자(至尊者, The Most High)이신 하나님이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 이러한 하나님께서 주신 법도와 규례는 그 자체로 최고의 권위를 가지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성경으로 하나님께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우리의 삶에 최고의 권위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매일 읽고, 묵상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당연하고 마땅한 일입니다. 새해에 우리 교회공동체에서 성경통독을 시작했고, 말씀묵상도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고, 늘 그 말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습관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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