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가 저수지를 샀다
채린
흥부가 제비 덕분에
살림이 피더니
커다란 저수지를 샀다
궁금증이 부풀어
하늘이 웅크린 날 답사를 했다
신작로를 걸었던 유년의 추억을 몰고
자갈길을 걸으며 한 바퀴 돈다
아직 근사하게 단장치 못해도
자연스러운 맛이 난다
사람들이 비켜앉은 자리에
새들이 거리 제한하듯
듬성듬성 앉아서 낚시를 한다
착각하고도 남는다
오래된 수양버들이
갓 올라오는 용버들 보며
흡족스레 웃음 짓는다
옳거니 옳거니
그렇게 기지개를 켜는 거야
부지런한 흥부는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기를 거야
뒤뚱뒤뚱 흉내를 낸다
잠잠한 수면 위로
반영도 드리우며
아름다운 꿈은 계속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