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1009. 잃어버린 우산(240420)

[민구식]

십분 기도 1009. 잃어버린 우산(240420)

민요세비

여름 소나기가 요란하게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필요할 때는 찾는 우산이지만

비가 개면 기어이 잊고, 잃고 마는

오래 전 후배 부부가 아닌 밤중에 찾아왔습니다

아들이 가출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답답하니까 어찌할지 모르니까 급한 김에 왔겠지요. 도와 달라고,

찬찬하게, 곰곰이 생각해서, 여기 저기 수소문도 하고, 안심시키면서

애써서 찾았고 설득했고 잘 해결이 되었습니다.

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아들의 생각을 존중하게 되고,

그 가정의 근본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하고

그렇게 해결이 되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론 그 부부와는 관계가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지요.

어느덧 그 아들이 커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에게는 연락도 없었습니다.

버려진 우산이 된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런 바램이나 대가를 바라는 것이 교만이었다는 반성을 합니다.

저도 자주 우산을 잃어 버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