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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동화 오리손을 꼭 잡고 - 장인선
자꾸만 루희에게 눈길이 갔다. 나만 변한 게 아니었다.
아직도 어린애라고 내 마음대로 단정 지어 버렸는데
루희도 성장 중이었나 보다.
▲ 표제·일러스트= 우형순
▲ 표제·일러스트= 우형순
루희가 한참이나 통화하더니 전화를 끊자마자 나에게 달려온다.
“민하야아아.”
코맹맹이 소리에 말꼬리가 길어진 걸 보니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할 모양이다.
“파자마 파티 가자니까! 전엔 그렇게 자랑하더니 왜 안 간다는 거야. 난 이번이 처음이란 말이야.”
역시나 파자마 파티 얘기다. 이미 여러 번 안 간다고 말했다. 파자마 파티가 바로 오늘 밤이고 이제 몇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저 난리다. 혼자 갈 것처럼 말하더니 인제 와서 딴소리하는 건 이모가 허락해주지 않아서겠지.
루희와 나는 이종사촌이다. 우리는 동갑에 생일도 둘 다 오월이다.
집이 가까워서 2년 전 루희네가 이사 가기 전까지는 거의 쌍둥이처럼 자랐다. 2년 동안 나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루희가 여전히 철없는 어린애라면 나는 삐딱한 사춘기가 돼 버린 것 같다. 이모와 이모부가 지금도 사이좋게 지내서일까. 루희가 그대로 인 것이…….
아마 이모네가 이사하고 난 직후부터였을 거다. 엄마, 아빠가 싸우기 시작한 게. 어느 날 아빠는 짐을 싸서 나갔다. 나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그 후로 한동안 아빠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연락은 없었고, 나의 바람과는 달리 엄마 아빠는 결국 남남이 되었다.
한 달 전 엄마와 나는 루희네 집 근처로 이사 왔다. 루희와 같은 학교 같은 반이 되었다. 반이 딱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학교 끝나면 루희와 함께 학원에 갔다가 이모네서 저녁 먹고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
루희는 학교에 갈 때마다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지만 나는 아니었다. 루희와 같이 다니는 게 신경 쓰이고 불편했다. 모든 게 루희와 비교되었다. 루희는 아빠가 있고 나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것, 루희는 집에 엄마가 있고 우리 엄마는 늦게까지 일해서 텅 빈 집 대신에 이모네로 가는 것, 루희는 여전히 까불대고 나는 조용해진 것 등 내 눈엔 비교할 것투성이였다. 루희가 좋아하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은 우리 사이를 부러워했다.
“싫어, 싫어. 나 파자마 파티 갈 거라고! 꼭 간다고 했단 말이야.”
루희가 이모한테 징징대며 떼쓰는 소리가 들린다.
“다 큰 게 아기 짓 하기는. 얘기 끝났잖아. 민하는 안 간다는데 너 혼자 간다고? 남의 집에서 자는 게 뭐가 좋다고 그래.”
이모가 루희를 살살 달랜다. 이모 뒷모습만 봐도 표정이 보인다. 눈빛으로 하트를 보내며 루희가 이뻐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 이모는 루희가 다른 집에서 자는 게 싫은 것 같다.
“민하랑 같이 가면 된다는 거지?”
루희가 이모에게 다짐을 받고 나에게 온다.
“난 안 가.”
내가 먼저 선수 쳤다. 목소리를 내리깔고 단호하게 말했더니 루희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내가 재밌게 해줄게.”
루희 목소리가 사정하는 투로 바뀐다. 루희는 모른다. 내가 왜 파자마 파티가 싫은지…….
그건 전학 오기 전 파자마 파티 때문이다.
그날은 유난히 기분이 안 좋았다. 파자마 파티가 재밌지도 않았다. 엄마, 아빠가 곧 헤어질 것 같은 불안에 떨던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까.
발란스 게임을 하는 중에 제일 친했던 채연이가 나에게 물었다.
“잘생긴 남친 1년, 나만 바라봐주는 남친 5년.”
뭘 고를까 고민하는 데 이어서 갑자기 튀어나온 말.
“엄마, 아빠”
그 말을 듣자마자 난 얼어붙었다. 다른 애들이 깔깔대며 웃었다.
“뭐야, 애도 아니고.”
“유치한 질문하기 없기.”
친구들의 웃음으로 얼렁뚱땅 지나갔지만, 엄마, 아빠 소리가 계속 귓속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나에게 아빠라는 선택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아빠라는 단어에 자격지심이 생긴 이유가.
아주아주 어렵게 채연이에게만 털어놓았던 말이었다.
-우리 엄마, 아빠 이혼할 것 같아. 그럼 난 어쩌지-
그 뒤로 채연이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아니, 보지 않았다.
사정하는 루희랑 실랑이를 하는 중에 엄마가 퇴근하고 나를 데리러 왔다.
“민하야, 집에 가자.”
엄마 목소리를 들은 루희는 쪼르르 달려가 엄마에게 엉겨 붙는다.
“이모, 이모. 우리 반 여자애들이랑 파자마 파티하는데 민하만 안 간대요. 가라고 해주세요. 애들이 다 기다린다고 했어요.”
또 코맹맹이 소리로 졸라댄다.
“그래? 민하야. 왜 안가? 너도 같이 가. 반 여자애들이라고 해봤자 다섯 명밖에 없잖아.”
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말에 당황했다.
“어…? 우리 영화 보기로 했잖아.”
얼버무리는 나에게 엄마는 밝은 표정으로 해결책을 내놓는다.
“금요일인데 뭘, 영화는 내일 보면 되지.”
엄마가 저렇게 말할 줄 몰랐다. 이사 오고 처음으로 우리끼리 시간을 보내기로 손가락 걸고 약속해놓고선. 이런 상황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 탓이다.
“아싸. 그럼 이모, 민하랑 같이 파자마 파티 가도 되죠? 민하야, 가는 거다!”
“어어….”
딱히 더 둘러댈 말이 없었다. 너 때문에 나까지 억지로 가기 싫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우물쭈물하다 아무 말도 못 했다. 루희가 톡 나서서 말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승낙한 꼴이 되었다. 하여간 루희 때문에 짜증 난다.
“민하 너는 오리 잠옷 있지? 그거 가져가면 되겠다. 나는 뭐 입을까? 나도 오리 잠옷 입고 싶은데….”
루희가 쉴 새 없이 재잘댄다. 정말 못 말린다. 불안하다. 루희가 말실수할까 봐. 전학 온 지 이제 겨우 한 달. 아직은 이곳 친구들에게 엄마, 아빠 이혼한 걸 알리기 싫다.
“민하야, 지오가 공포물 끝내주는 거 알아놨다고 기대하래. 넌 무서운 거 잘 보잖아. 영화 볼 때 네 옆에 있을 거야.”
“민하야, 진실 게임할 때 첫사랑 얘기랑 지금 좋아하는 애 있는 거랑 질문 꼭 나오겠지? 너무 기대된다.”
마음에 있는 얘기가 바로 튀어나오는 루희. 속이 다 들여다보인다. 벌써 마음이 파자마 파티에 가 있다. 아무래도 루희에게 미리 당부해야 할 것 같다. 루희가 실수로 내 상황을 얘기해 버릴까 봐 맘이 놓이지 않는다.
“루희야, 있잖아.”
정신없는 루희에게 운을 띄웠다.
“왜? 여기 보드게임 찾았다. 이것도 가져가자.”
들떠 있는 루희가 내 얘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으응, 보드게임? 그래.”
루희에게 꼭 당부 해야 하나 그것도 갈팡질팡 마음이 헷갈린다.
“근데, 뭐라고?”
루희가 고개를 돌리고 나를 본다.
“어…… 무슨 말이냐면…… 오리 잠옷 그거 너 입어.”
“꺄! 진짜? 민하야아 싸랑해.”
막상 당부하려고 하니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다. 엄마 아빠 이혼한 거 말하지 말라고? 그래서 여기로 이사 온 거 비밀이라고? 어떤 말도 이상하다. 또 루희는 아무 생각도 없는데 괜히 당부하는 것도 우스웠다. 엄마 아빠가 이혼한 게 내 잘못도 아니고 애써 감출 것도 아니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마음이 무겁다. 아무 준비 없는데 갑자기 물어보면 저번처럼 움찔할 게 분명하니까.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은별이 집 앞이었다.
“민하야, 루희야. 너희 언제 오나 눈 빠지게 기다렸어. 이제 우리 반 오 공주가 완전체가 됐다.”
먼저 온 지오와 소희는 놀이동산에서 산 듯한 동물 머리띠를 하고 빨강과 민트 파자마를 입고 우리를 맞았다.
“내가 파자마 파티 순서 다 짜놨어. 나만 믿어.”
“이것 봐. 너희가 좋아하는 음료랑 젤리, 과자도 잔뜩 사 왔어. 오늘 밤엔 아무도 잘 수 없어.”
애들이 우리 둘 다 왔다고 엄청나게 반겼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우리도 빨리 파자마부터 갈아입자.”
루희도 신나서 나를 재촉했다.
어느새 나도 들뜬 분위기에 스며들었다. 보드게임과 함께 준비해온 파자마를 꺼냈다. 오리 잠옷을 입은 루희가 단연 인기 최고였다. 오리 실내화를 신고 뒤뚱대는 루희는 내가 봐도 웃기고 귀여웠다. 이렇게 인기 많을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입을걸. 괜히 루희에게 어떻게 당부할까만 생각하다가 맘에도 없는 말을 해서 오리 잠옷만 날아갔다.
저녁으로 마라탕을 먹었다. 이제부턴 신나게 놀라고 우리를 챙겨주시던 은별이 엄마, 아빠는 안방에 자러 갔다.
지오가 알아놨다는 공포물을 보기 위해 거실 불을 끄고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좀비가 나오는 영화는 공포라기보단 슬펐다. 난 하나도 안 무서운데 루희는 좀비가 등장할 때마다 내 손을 꼭 잡는다. 하여튼 루희는 겁이 많다.
영화를 반쯤 보다가 다들 재미없어하자 지오가 불을 켜고 외쳤다.
“보드게임 하자!”
보드게임을 하면서 과자와 젤리, 음료수를 먹었다. 보드게임에 한동안 집중했다. 지오가 다음 순서로 넘어가자고 했다.
“진 겜 시간!”
진실 게임 소리에 갑자기 긴장됐다.
“자, 카드를 한 장씩 뽑아. 멍멍이를 뽑는 사람이 당첨이야.”
은별이가 인기 캐릭터 카드 다섯 개를 보여주더니 마구마구 섞는다. 한 사람이 한 장씩 뽑았다. 처음부터 걸리기 싫었는데 다행히 나는 복숭아 카드다.
“힝, 내가 멍멍이야. 첫 번째로 걸려버렸네.”
소희가 무표정으로 눈을 반쯤 뜨고 있는 멍멍이 카드를 보여줬다.
예상했던 질문이 오고 갔다. 소희 첫사랑과 지금 사귀는 애가 모두 우리 반이라 새로울 건 없었다. 내가 질문할 차례였다.
“지금 현재 고민은?”
마땅히 떠오르는 질문이 없었다.
“음, 난 아빠가 방학에 영국에 오라는데 갈까 말까 고민이야. 엄마는 갔다 오라는데.”
소희가 말했다.
“아빠가 영국에 있어? 엄마랑 같이 가면 되지. 그게 무슨 고민이야.”
나는 소희 말이 이해 가지 않았다.
“아, 민하 너는 모르지. 우리 엄마, 아빠 이혼한 지 몇 년 됐거든. 보고 싶다고 영국으로 오래. 아빠가 영국에서 애인이 생겼나 봐. 영국 사람이래. 소개해 준다고 오라는 거야.”
이혼이란 말을 서슴없이 하는 소희에게 놀랐지만, 아빠가 소희를 보고 싶어 하는 건 부러웠다. 우리 아빠도 지금쯤은 나를 보고 싶어 할까.
“무조건 가!”
아빠 생각에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에게 향하는 시선이 느껴졌다.
“깜짝이야. 민하 너 목소리 크다. 그동안 조용했던 건 내숭이었구먼.”
은별이가 깔깔대자 다른 애들도 웃었다.
“오랜만에 아빠도 만나고 좋지 뭘. 아빠 애인이랑 영어로 얘기도 하고 유럽 구경도 하고 말이야.”
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소희에게 다짐을 받듯이 말했다.
“너희는 어떨 것 같아? 엄마, 아빠랑 헤어지면 누구랑 살고 싶어?”
은별이가 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난 아빠랑 살 거야. 아빠는 내 말이면 뭐든 들어주니까. 엄마는 나랑 둘만 살면 잔소리 대마왕이 될 것 같아.”
지오가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은별이를 보았다.
“글쎄, 고민된다. 너는?”
은별이 눈이 나를 향했다.
“….”
이미 내 선택과는 상관없이 엄마와 살고 있다고 말해야 하나 어쩌나 난감해졌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엄마, 아빠 고르기를 왜 하고 있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은 생각하지 말자. 패스!”
루희가 말했다. 루희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게 보였다. 그 표정에서 난처한 나 대신 말한 게 느껴졌다. 나를 보는 루희의 긴장된 표정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제야 루희 얼굴에 배시시 미소가 번진다.
소희 다음으로 은별이가 카드를 뽑았고, 그다음이 나였다.
첫사랑 이야기, 1학년 때 오줌싼 이야기 같은 소소한 비밀을 술술 쏟아냈다. 마음 편했다. 자꾸만 루희에게 눈길이 갔다. 나만 변한 게 아니었다. 아직도 어린애라고 내 마음대로 단정 지어 버렸는데 루희도 성장 중이었나 보다.
“나 자꾸 졸려.”
오리 한 마리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온다. 루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루희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도 루희에게 살짝 기대어 눈을 감았다.
오리 손을 꼭 잡고.
[당선소감/장인선]시간이 쌓여 함께 이룬 꿈, 멈추지 않을 것
▲ 장인선
신춘문예 당선! 이 커다란 산을 넘는 건 꿈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일이었거든요. 간신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하루가 다 가도록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동화를 쓰며 보냈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가면서 고마운 분들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내 마음에 동화의 싹을 심어주신 김미희 작가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드디어 연둣빛 새싹이 올라왔어요. 3년 넘는 시간을 함께해온 세나동 글벗들, 한겨레 70기 글빛모임 친구들. 모두 저의 멘토입니다. 나이도, 지역도 모두 다르지만 한 달에 한 번 줌으로 만난 합평 시간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악어새 성욱현 작가님, 박두진 문학관 이진하 작가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책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눈빛이 반짝이는 노년의 어머니, 그 맑은 열정을 언제나 존경합니다. 85세이신 엄마는 저보다 더 많은 책을 읽으시죠. 사랑합니다.
날카로운 조언과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준 딸 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 모두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경상일보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쓰라는 격려라 생각하고 더욱 힘을 내겠습니다.
[약력]
-2024년 동서문학상 맥심상
-현 초등학교 교육공무직 재직 중
[심사평/김옥곤]탄탄한 기본기에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느껴진 수작
▲ 김옥곤
예선을 거쳐 본심에 넘어온 작품이 14편이었다. 낡은 소재와 서툰 문장, 구성이 거슬리는 작품을 떨어뜨리자 5편이 남았다.
‘율구의 동전’은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초등학교 2학년이 작중인물로 등장하는 저학년 동화로서는 구성이 산만해 보였다.
‘찰칵, 네 컷’은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는 사진 자판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서툴지만 내 힘으로 노래를 불렀고,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는 이야기인데 왠지 그런 반전이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끈’은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질병을 앓는 아빠와 어린 아들의 이야기이다. 치밀한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아빠를 돕는 친구, 가이드 러너인 지태 씨의 급한 출장은 작가가 미리 숨겨둔 장치가 아닐까 하는 작위성이 보인다.
‘스스로 한 발짝’은 간결한 문장에 신선한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GIA(생성형 인공지능)를 이용한, AI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지니의 목소리는 마법과 같은 판타지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선자의 취향으로는 호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오리 손을 꼭 잡고’는 이종사촌 동갑에 생일도 둘 다 오월인 루희와 나(민하)의 이야기이다. 철없어 보이는 루희와 달리 나는 부모의 이혼을 감추고 싶어 하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춘기 소녀이다. 루희가 파자마 파티에 가자고 했을 때 못마땅해한 것도 이혼 얘기가 나올까 싶어서였다. 파자마 파티에서 소희는 이혼한 아빠가 영국에서 애인이 생겼다고 했고, 그걸 시작으로 아이들은 이혼 얘기를 자유롭게 주고받는다. 이혼이 늘어가는 우리 사회에 어린 자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점을 이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스스로 한 발짝’과 ‘오리 손을 꼭 잡고’를 최종심에 올렸다. 한참을 저울질하다가 기본기가 탄탄하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있는 ‘오리 손을 꼭 잡고’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격려를 보낸다.
[약력]
-1973년 소년중앙문학상 수상
-198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창작동화집 <봉황새>, 장편동화집 <움직이는 바위그림>
-2011년 창릉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