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또와 나
김져니 지음
[그 겨울]
10년 전, 해리와 폴라리또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아니, 그건 우연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일이었다.
(14)빵 굽는 냄새 - 김져니
땅콩버터가 입에 물린 무렵, 해리는 폴라리또에게 새로운
맛의 세계를 보여주기로 했다. 식빵을 만들어서 땅콩버터를
맛있게 먹는 방법. 해리는 아주 자랑스럽게 폴라리또에게 선
포했다.
「오늘은 토요일! 행복의 나라로 너를 인도해 주겠어, 나만
따라오라고, 제군!」
해리는 제빵기를 찾기 위해 창고를 향했다. 폴라리또는 해
리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녔다. 창고를 열자 먼지가 수북이
쌓인 사진첩과 책들이 쏟아졌다. 헤리는 제빵기만 잽싸게 꺼
낸 뒤 창고 문을 닫아버렸다.
「와,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 이곳은 나한테 맡겨, 제군!」
폴라리또가 경쾌한 발 구르기를 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각자의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만나기로 합세.
고맙네, 제군!」
해리는 폴라리또가 창고를 정리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아주
든든했다. 해리는 밀가루 반죽을 하는 내내 창고에서 일어나
고 있을 일을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스트는 넣었는지,
폴라리또는 아직 창고 안에 있는 건지, 제대로 되고 있는 것
인지. 해리는 식빵 반죽을 제빵기에 넣어 발효시켰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고 허둥지둥 창고로 향했다. 폴라리또
는 책 속에 파묻혀 있었다.
「폴라리또, 여기 먼지가 많아, 얼른 정리하고 나오자.」
폴라리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띵 - 제빵기 소리에 해리
는 다시 허둥지둥 오븐 앞으로 돌아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빵
을 만드는 단계다. 식빵 틀에 반죽을 둥글둥글하게 넣어 오븐
에 넣었다.
곧이어 빵 냄새가 피어올랐다. 그제서야 겨우 폴라리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폴라리또는 해리가 어릴 적 읽었던 책,
할아버자께서 쓰시던 안경, 장난감 상자 그리고 아직도 작동
이 되는지 알 수 없는 라디오까지 오래된 물건들을 한가득 들
고 나왔다.
「창고 속에서 구해줘야 하는 친구들이었어. 어쩔 수가 없
었다구.」
폴라리또는 식빵 냄새를 맡으며 라디오를 만지작거렸다.
지지직- 지지직- 라디오 신호가 잡혔다.
「빵 냄새와 음악! 정말 잘 어울리는 친구 둘이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 여기에 땅콩버터도 한 입, 완벽해,」 헤리가 말
했다.
그랬다, 해리와 폴라리또는 라디오 음악과 빵 굽는 냄새 그
리고 땅콩버터 한 입 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땅콩버터 토스트
땅콩버터를 듬뿍 바를 토스트는 폴라리또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첫댓글 좋은글 다녀갑니다
감사합니다
책속의한줄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