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파스콸레>는 희극의 전통적 소재인 구두쇠 노총각 이야기입니다. 애써 모은 재산을 사치스런 아내가 탕진할까봐 두려워 결혼을 하지 않고 늙은 남자의 이야기죠. 이탈리아에서 희극 오페라의 문을 연 페르골레지의 <마님이 된 하녀>나 텔레만의 <핌피오네> 같은 오페라는 이런 구두쇠 노총각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들입니다. 그러나 오페라 역사상 대표 구두쇠는 역시 도니체티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의 주인공입니다.
1843년에 초연된 도니체티 말년의 이 오페라는 <사랑의 묘약>을 제치고 도니체티 최고의 희극 오페라로 음악사에 기록되었습니다. 이전 작품들과는 서곡부터 다릅니다. 오페라 속 음악적 모티프를 별로 염두에 두지 않은 이전의 서곡들과는 달리, <돈 파스콸레>에서 도니체티는 ‘핵심 모티프 모음 서곡’을 선보입니다. 레치타티보에 쳄발로의 콘티누오 연주를 사용하는 대신 현악기 반주를 사용해 오페라의 새 시대를 예고한 점도 중요합니다. <사랑의 묘약>에 나타난 그럴듯한 감상주의를 완전히 배제하고 냉혹한 코미디를 창조했다는 점에서도 <돈 파스콸레>는 특별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초연 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유럽 대륙을 넘어 북미와 남미 대륙 및 호주에서까지 엄청난 찬사를 얻었지요. 가난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 때문에 50년이라는 짧은 생애에 70편이 넘는 오페라를 작곡한 도니체티가 병마와 싸우며 힘겹게 써낸 작품이지만, 그 희극적인 재미가 눈부십니다.
줄거리...
1막 1장 돈 파스콸레의 집 돈 파스콸레는 집에서 주치의 말라테스타 박사를 기다립니다. 말라테스타는 파스콸레의 마음에 꼭 들 멋진 신붓감을 구했다고 말합니다. 자기 여동생 소프로니아인데, 수도원에서 자라나 세상물정 모르는 아주 얌전하고 순진한 처녀라는 거죠. 파스콸레는 갑자기 신이 납니다. '벌써 자식들 예닐곱 명이 나를 에워싸는 게 눈에 보이는군'이라고 허풍을 떨며 그는 아리아 '신기한 정열이 솟아Un foco insolito'를 부릅니다.
파스콸레에게 혈육이라곤 조카 에르네스토뿐입니다. 자기가 조카에게 물려줄 유산도 많건만, 파스콸레는 굳이 그에 못지 않은 유산을 상속받을 부잣집 처녀를 신붓감으로 물색중입니다. 하지만 에르네스토는 큰아버지 몰래 가난한 과부 노리나와 열애중이랍니다. 선을 보라는 큰아버지의 재촉은 당연히 귓등으로 들어 넘깁니다. "과부에다 유산도 지참금도 없는 가난뱅이라구? 너, 그런 여자랑 결혼하면 국물도 없다!" 이렇게 으름장을 놓아보지만 유산상속인이 자기밖에 없는 줄을 뻔히 아는 에르네스토는 배짱을 퉁기며 큰아버지의 협박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지요.
그러자 평생 모은 재산이 아까워진 파스콸레는 얄미운 조카에게 보복하기 위해 자기가 결혼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면 유산상속인은 에르네스토에서 자신의 아내로 바뀌기 때문이지요. 예상을 뛰어넘는 사태의 반전에 에르네스토는 경악합니다. 부자 큰아버지 덕분에 고생 모르고 편히 살아왔는데, 이제 사랑하는 노리나와 결혼을 못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졸지에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으니까요.
1막 2장 노리나의 집 혼자 집에서 책을 읽고 있던 노리나는 책 속에 나오는 운명적인 사랑을 비웃으며 '그 눈빛이 기사를 사로잡았지Quel guardo il cavaliere'라는 노래로 '연애의 달인'인 자신을 관객에게 소개합니다. 이때 말라테스타가 나타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마치 노리나가 돈 파스콸레와 결혼할 것처럼 연극을 꾸미자고 말합니다. 말라테스타와 노리나는 '난 준비 됐어요Pronta io son'라는 이중창을 함께 부르지요. 노리나는 건방진 여자, 여우같은 여자, 우울한 여자, 순진한 여자 등 다양한 유형을 시험해본 다음 말라테스타의 충고에 따라 얌전하고 수줍음 많은 시골처녀를 파스콸레 앞에서 연기하기로 합니다.
2막 돈 파스콸레의 집 한편 노리나와 결혼할 수 없게 되어 절망에 빠진 에르네스토는 어디 가서 조용히 죽어버리기로 작정합니다. 말라테스타와 함께 나타난 노리나는 각본대로 순진한 처녀 소프로니아를 연기하며 파스콸레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지요. 말라테스타는 가짜 공증인까지 데려다가 결혼서약서에 서명을 하게 합니다. 이 자리에 나타난 에르네스토는 친구로 믿었던 말라테스타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며 분노에 떨지만, 곧 계략을 파악하고는 큰아버지 곯려먹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지요.
3막 1장 돈 파스콸레의 집 노리나는 결혼서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천하의 악처로 돌변해, 집안의 모든 가구를 최신유행 스타일로 바꾸고 드레스와 구두와 모자를 정신 없이 사들이는가 하면 하인들을 제멋대로 새로 고용합니다. 파스콸레는 기절 일보직전이 됩니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자 노리나는 멋지게 차려입고 나타나 '극장에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신혼 첫날밤에 남편을 두고 외출하다니 말이 되느냐'며 파스콸레가 가로막자 노리나는 말다툼 끝에 파스콸레의 따귀를 올려붙이고 가버립니다.
경악한 파스콸레는 말라테스타를 불러 상황을 설명하며 당장 이혼하게 해달라고 애걸합니다. 그리고 노리나가 일부러 흘리고 간 연애편지를 보여주며,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말라테스타는 '정원에 숨어 있다가 밀회 현장을 잡자'고 제안하지요.
3막 2장 돈 파스콸레의 정원 에르네스토는 정원에 나타나 세레나데 '아름다운 4월의 밤Come gentil'을 노래합니다. 여기에 노리나가 등장해서 두 사람은 함께 감미로운 사랑의 이중창 '사랑한다고 다시 말해주세요'를 부르지요. 파스콸레는 소리를 지르며 두 사람에게 달려들지만 어느새 에르네스토는 달아나버리고, 노리나는 정원에 자기 혼자 있었노라고 시치미를 뗍니다.
이혼을 요구하는 파스콸레에게 노리나는 결코 이혼할 수 없다고 버티고, 말라테스타는 에르네스토를 과부 노리나와 결혼시켜야만 소프로니아가 이 집을 떠날 거라고 파스콸레에게 귀띔하지요. 다른 도리가 없는 파스콸레가 조카와 과부의 결혼을 허락하자 이들은 다 함께 이제까지 파스콸레를 속였다고 고백하지만, 하루 동안의 끔찍한 결혼생활에 완전히 지쳐버린 파스콸레는 '결혼이란 정말 지긋지긋한 거야'라면서 이들을 너그럽게 용서합니다.(Musikbaum 이용숙 선생님 글 중에서...) |
첫댓글 도니제티의 돈 파스콸레 전곡입니다
좋은시간하십시오~
저런요.^^
가여운 돈 파스콸레!!
하루 동안의 황당하고 끔찍한 결혼생활에..
완전히 지쳐버려 그나마 있던 결혼에 대한 환상까지 깨져..
이젠 노총각 신세를 면하지못하겠군요.^^
애인 노리나와 결혼하려..
백부를 속인 에르네스토의 행위가 괘씸도 하지만..
자기 사랑을 이루려는 가상한 노력만큼은 이해가 되는군요.^^
.
.
.
생동감 넘치는 유쾌함과..
풍요로움과 우아함 달콤함이 어우러진..
감미로운 선율과 아리아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공..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와 재미진 내용과 아리아가..
상상이 되어..
웃음보가 터져..ㅋㅎ!!
올만에..
하하하..
목젖이 보일 정도로 유쾌히 웃습니다.^^
.
.
.
즐건 시간 보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줌러브님!!
잘 지내시는지요?
예전에 돈씨 시리즈로 올린다고 남겨 두었던거네요..
다음시간에도 돈 카를로 이야기를 음악으로 들어보겠습니다
좋은날 하십시오,,,
그러고보니 파일 리스트와 대본을 빠뜨렸네요..
흠 흠...
이제라도 올립니다
서곡이 재미나게 흐릅니다..편안하게 들어요.
^^
잘 계시지요?
서곡뿐아니라..내용도 재밋습니다앙~
울적한 마음으로 왔다가 차분하게 진정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무슨일 있었나요...
음악으로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남은시간....좋은시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