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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안데르센상으로 등단한 뒤 어린이책을 쓰고 번역하는 일을 해왔다. 지은 책으로 <삼신할머니>, <역사질문77>, <우리 고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가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찰랑찰랑 긴 머리가 좋아>, <다니엘의 특별한 그림 이야기>, <괴짜 할머니의 우주비행> 등이 있다. <숲의 사람, 몽이>가 2020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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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몽이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윤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갈색 털이 온몸을 듬성듬성 뒤덮고 있다. 게다가 꼬리 없는 펑퍼짐
한 엉덩이에 갑자기 툭 튀어나온 아래턱이며 우람한 어깨와 긴 팔까지, 아무리 봐도 원숭이는 아니었다. (중략) 하지만 몽이는 숲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자신의 거친 털과 독보적인 프로필을 사랑했다. 누가 뭐라든 그런 건 상관없었다.
--- p.8~9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떠 보니 사방이 깜깜했다. 어둠보다 먼저 몽이를 짓누르는 건 오른쪽 눈을 긁어 대는 뜨거운 통증이었다. 눈이 잘못된 것 같았다.
--- p.18
둘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몽이는 오른쪽 눈이, 오딘은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오랑우탄이었다.
--- p.33
“미라네 집은 괜찮았어?”
“그럭저럭.”
몽이는 꽤 좋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끝이 별로였으니까.
--- p.49
“아, 정말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내가 사람 흉내 내자는 게 아니잖아.”
“난 그따위 사람 말 배우고 싶지 않아.”
몽이는 오딘이 이렇게까지 화내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답답했다. 아까운 시간이 자꾸만 흘러가는 것도 속상했다.
--- p.62
“어쨌든 우린 내일 무슨 일을 당할 거야. 어쩌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몰라.”
--- p.70
“흠. 돼지만의 문제가 아닌 거 같아. 어쩌면 우리 모두 잘못될 수도 있어.”
몽이와 오딘이 안절부절못하는 사이 어느덧 아침 햇살이 긴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 p.80
“꿈? 돼지가 무슨 꿈씩이나 꾸어? 난 그냥 하루하루를 사랑해. 이 눈부신 아침을 한 번 더 본 게 기쁠 뿐이야.”
이 말을 하는 리뉴의 하얀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리뉴는 이렇게 말하고는 몽이의 오른쪽 눈두덩을 어루만져 주었다. 몽이는
리뉴 곁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 p.83
몽이는 잠 속에서 생각했다.
‘혹시 내가 죽은 걸까. 죽는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
눈물이 났다. 그렇게 슬프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어쩐 일인지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 p.88
“끝이 어딨어. 다시 시작하면 되지. 꽉 잡아!”
몽이는 미미의 팔을 끌어당겨 자신의 등에 올렸다. 미미는 화들짝 놀랐지만 이내 몽이의 목덜미를 꽉 붙들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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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소설에도 동화에도 없었던 독보적인 소재와 주제!
‘이종장기이식 영장류 실험동물’ 이야기,
생명 연장에 대한 인간의 욕망에 경종을 울리는 동화!
어느 날 인간들에 의해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강제로 벗어난 오랑우탄 몽이. 『숲의 사람, 몽이』의 주인공 몽이는 영문도 모른 채 인간들의 세계로 들어와 이종장기이식 영장류 실험동물 8번이 된다. 그곳에서 같은 처지의 오랑우탄 오딘, 수입동물검역소에서부터 악연으로 이어진 일본원숭이 미미,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3번 원숭이, 그리고 그저 평온하기를 꿈꾸는 긴꼬리작은원숭이들을 만난다. 또한 장기이식용 공여동물로 살아가는 존재인 미니돼지들을 만나며 마침내 탈출을 계획한다. 그 과정에서 오가는 이들의 대화에는 저마다 삶에 대해 원하는 바가 무엇이며 얼마나 다른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들은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숲의 사람, 몽이』는 몰입을 높이는 초반부의 흡입력이 대단하고, 이야기가 박진감 있어서 한 호흡에 끝까지 읽게 하는 글맛이 있다. 무엇보다 동물의 입장에서 인간세계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줄거리가 흥미롭다. 특히 소재와 주제가 희소성이 있어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야기 속에는 실험군, 공여군 동물들의 시선뿐만 아니라 그 동물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야 하는 인간들의 자세도 담고 있다.
아직 그 구조를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어리고 순수한 어린이들. 하지만 머지않아, 곧, 생각보다 이른 미래에 생명공학 언저리의 일꾼이 될 수도 있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 흥미롭고 독특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아마도 여러분이 짐작하는 것처럼 이 동화는 조금은 어렵고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할 것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와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문학적 상상력 속에 녹여낸 그 진실을 깊고 넓게 살펴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동화는 세상에 무수히 많을 몽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대표하는 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숲이 아닌 뜻밖의 장소에서 인간의 필요와 요구로 황당한 일을 겪고 있을 것이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몽이’를 알았으면 한다. 이 눈부신 생명공학의 발전 속에는 미니돼지와 영장류의 희생이 있다는 사실도……. 그들에게도 생명으로서 가진 기본권리가 있고, 꿈이나 사랑도 있을 거다. 그것을 우리가 다 알 수 없다고, 헤아릴 수 없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몽이, 오딘, 리뉴, 미미, 1번~7번 돼지, 그리고 1번~5번 원숭이에게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 _정순영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을 먼저 읽은 어린이들의 독후감]
세상에는 실험 실패라는 명목으로 묻히는 동물들이 참 많을 것 같다. 나는 『숲의 사람, 몽이』를 읽고 처음으로 실험 당하는 동물들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꼈다._차동빈(2학년, 판교중)
어느 기사를 봤는데, 어떤 화장품이 사람을 아프게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화장품은 동물에게는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즉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에게 반드시 이롭다고 볼 수 없다는 거다. 이 책은 매우 현실적이고 이슈가 될 수 있는 주제여서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오랑우탄과 원숭이들의 생각까지 알 수 있어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_이주형(1학년, 운중중)
과도한 동물실험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험이 성공적이어도 너무 많은 동물들이 희생된다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동물실험을 성공할 때까지 하는 것보다 몇번의 실패를 겪었을 때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 책은 전개와 결말이 정말 깔끔하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침실의 팻말에 쓰여 있는 기호들이 묘사된 부분이다. 기호의 뜻이 여러 장기라는 것을 알았을 때 충격적이었다._박희찬(2학년, 판교중)
그녀는 숲의 사람인데도 숲에서 살 수 없고, 숲에서 살고 싶다. 이 책은 그런 한 오랑우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략) 사실, 리뉴의 꿈은 바깥세상에 나가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었다. 비록 살아서는 아니지만, 리뉴는 바깥세상이자 숲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몽이는 리뉴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리뉴는 늘 몽이의 한쪽 눈에서 살아 숨쉴 거다. 자유로운 숲에서 뛰어다니며._황연후(6학년, 샘말초)
나는 동물실험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실험에 관련된 동물들이 모두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론 애초에 동물실험의 성공확률도 7%쯤 된다고 한다. 운좋게 성공하더라도 사람에게 부작용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몇십 번 정도 더 실험할 것이다. 그것이 성공하면 동물 몇백 마리가 더 죽을 것이다._원정혁(2학년, 운중중)
첫댓글 축하왕창입니다. 못 읽어, 읽을 수 없어 애석하네요.
판형도 글씨도 작아서 죄송합니다ㅠ
앗, 소심 님 감사합니다!
첫 장편 동화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소심 고맙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독자와의 만남이 설레기도 합니다.
할미꽃 샘, 축하드립니다.
제목도 좋고 표지도 멋있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를 응원합니다.
햇무리 선생님 감사합니다. 인쇄된 자신의 글은 언제나 부끄럽네요.^^
할미꽃님 출간을 축하드려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할미꽃님! 책출간 축하드립니다.
몽이! 만나고 싶네요^^
귤향님 고맙습니다. 좋은 봄날 맞으시길 바랍니다^^
다음 동화집 준비 하시기 바라며. ~~
넵, 명심할게요! 외로울 때 슬플 때 속상할 때 글을 쓸게요. 언제나 선생님 말씀이 옳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