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백사실계곡
북악산 개방에 부쳐 - 황지우
뉴욕에도 도쿄에도 베이징에도 베를린,
모스쿠바에도 없는 山, 단 하루도 산을
못 보면 사는 것 같지가 않은 산이 목숨이고
산이 종교인 나라에 오늘 싱싱한 산 한 채가
방금 채색한 覺皇殿처럼 사월 초순 첫 초록
재치고 솟아올랐네.
저 권부의 푸른 기와집 그늘에 가려
지난 반세기가 마음의 위도에서 사라졌던
자리에서 오늘 이제는 육성으로 이름 불러도
될 그대 백악이여, 금지된 빗금을 넘어 그대가
사람 만나러 내려올 때 솟아난 것은 한낱
돌덩어리가 아닌 우리네 마음의 넉넉한
포물선이었구나.
이렇게 풀어버리니 별것도 아니었던 두려움이,
홍련사에서 숙정문 지나 창의문에 이른 길 따라,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아름다움이 되었으니
아무나 그 문들 활짝 열어 그대 슬하에 감추인
말바위며 촛대바위를 순우리말로 되찾아오네.
하여 차출된 팔도 머슴애들의 사투리를
잘 짜 맞춘 성곽이 산허리를 재봉틀질한 것
같은 역사의 긴 문장이 되고 그 쉼표마다
돌아서 내쉰 한숨이 이렇듯 위업이 되었음에랴,
하지만, 이렇듯 풀과 꽃과 나비가 되돌아온 자리에
제 빛깔과 향기와 이름을 되물려 주는 것만으로도
이보다 더 한 위업이 있을까!
아, 이제 가물면 北門을 열어주고
물 넘치면 그 문 닫아둘 수 있는 산,
동네 처자들 숙정문 세 번 가면 안 되는
사랑도 이루어진다는 그 소문난 산,
파리에도 런던에도 하노이, 시드니에도
없는 산, 봄비 그치고 송진처럼 물방을
맺힌 나뭇가지 사이로 마침내 사람 눈을
만난 북악산 그 언저리 허공 어디쯤
붉은 落款 한 점 꾸욱 눌러두고 싶네
삼각산(구.북한산)인 백운대,인수봉,만경대 3봉의
이름을 따서 청운대(靑雲臺)라 이름을 지었다 한다
북악산에서 가장 높은 청운대에서 바라보는 서울市街와
경복궁, 남산, 얼마 전에 철거된 광화문도 조망된다
이곳에서 듣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가장 좋았다
멀리 보이는 삼청각-
감히 도심 속 '파라다이스'라 칭하고 싶다
삼청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좌측으로 숲 속에 파묻힌 듯한 단아한
모습의 한옥 몇 채가 보인다. 지금은 전통 문화 시설로
전면 재단장했지만,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북한 적십자
대표단을 위한 만찬 장소로 건립되었었다. 삼청각의 본당에
해당하는 일화당에 오르면 풀내음 한껏 머금은 바람이 양볼을
스치고, 거기에 실려오는 은은한 풍경소리는 눈앞에 펼쳐진
풍광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누구라도 일단 경내로 들어서면 마음이 맑아진다
도심속을 벗어나 한가로이 정원을 거닐고 있으면
그야말로 마음속에 파라다이스를 느낀다 그 느낌을
못잊어 나는 그곳을 자주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선의 집을 의미하는 태청(太淸), 옥청(玉淸),
상청(上淸)에서 땄다는 삼청각(三淸閣)
그 이름과 명성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성곽도 체계적으로 분담을 이루어 쌓았고 실명제를
실시하여 돌에는 축조한 책임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서울성곽(사적10호)북악산은 낙산, 남산, 인왕산을 잇는
총길이 18,2km 의 성곽으로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다
같은 사각속으로도 자세히 보면 원거리와 근거리를
겨눌 때의 각도 차이를 알 수 있다
중국하면 만리장성을 내 세우듯,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유서깊고 아름다운 옛 성곽을 갖고 있다
이번 북악산 개방으로 성벽 4.3km 구간을 오르는 기분은
어느나라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회가 있었다
백악마루
1.21 김신조 사태 당시 맞은 총격이 그대로 남아있는 소나무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 모습이 성곽 너머로 보인다
앞쪽으로는 인왕산의 기차바위가 깨끗이 조망된다
서울의 정기를 막기위해 일본이 말뚝을 박아 놓았었다는 곳이다
지금은 말뚝을 제거하여 촛대모양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아
'촛대바위'라 칭하고 있다
숙정문은 서울 성곽의 북대문으로 남대문인 숭례문(예를 숭상한다)는
뜻과 대비하여 '엄숙하게 다스린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다
본래 사람들의 출입을 위해 지은 것이 아니라 서울성곽
동서남북에 4대문의 격식을 갖추고, 비상시 사용 할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평소에는 굳게 닫아두어
숙정문을 통과하는 큰길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가뭄이 심할 때는 숙정문을 열고
남대문을 닫아 두었다고 한다
이처럼 유서 깊은 문화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수려한
성곽을 지닌 산을 수도에 가지고 있는 나라는 서울뿐인 것 같다
서울을 찾는 해외 동포나 관광객들에게 한 번 쯤은 꼭 올라가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아름다운 산이다
창의문(彰義門)은 북소문(北小門)으로 '옳바른 것을 드러나게 하다'
는 뜻이 있다 그러나 이곳 계곡의 이름을 빌어 자하문(紫霞門)
이라는 별칭으로 우리에게는 더 잘 알려져 있다
북악산의 마지막, 창의문 밑을 지나 백사실 계곡으로 가다.
환기미술관
숲속 오솔길을 한참동안 구비구비 걸어가야 한다
청와대 바로 뒷편에 있는 백사실계곡 가는 길은
대통령의 산책길로도 유명하다
삼각산의 봉우리를 눈으로 짚어가며 걷는 기분도 색다르다
백사 이항복 선생의 별장이 있었던 곳-
옛님의 자취는 간 곳 없고,,초석만 쓸쓸했다
백사실 계곡을 나오면 세검정이 나온다
세검정에 있는 대원군의 별장 석파랑 뒷뜰~~
능소화 피는 계절에 다시왔다
청와대 앞 길을 걷다
청와대 정문앞 鳳皇-
-Y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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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40년만인 올 4월에 개방된 북악산- 그동안 복잡했던 입장이 7월1일부터는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주민증으로 신원파악을 하고 ID카드를 목에 걸고 다녀야 하지만,,가이드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요소요소에 기다리고 있어 설명을 해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창의문 반대편인 와룡공원으로 오르는 길이 훨씬 편하고 좋았습니다. 창의문으로 오르면 무척 힘이드는 코스입니다. 화창한 날, 흐린 날, 비 오는 날 3번에 걸쳐 다녀오며 찍은 사진들의 종합입니다. ㅎ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시간되시면 한번 가 보십시요..안국역 2번출구에서 2번마을버스타고 북악산입구에서 내리시면 됩니다..말바위(입장신청하는곳)까지 빠른걸음으로 30분 소요됩니다. 길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어렸을적엔 다녔던 길... 산... 잊혀진지 얼마만인가~~~. 요시님 덕분에 잘 보고갑니다.
그러실겁니다. 북악산과 백사실계곡 그리고 인왕산을 넘어오는데 딱 7시간정도 걸리더군요. 서울시 종로구가 참 넓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말로 작은 몸으로 핑 핑~~~ 잘도 날라다니요. 도대체 집에 있는 날이 언젠감요? ㅎㅎ
새보다 무거워서 거의 집 지키고 있답니다. ㅎ
올봄 제가 갈땐 인원제한도 했던것 같은데요.전 창의문에서 오르기시작해 삼청공원쪽으로 내려왔거든요..그때 숙정문 앞에서 벚꽃잎비 맞던 생각이나네요..요시님 글과 사진을 보니 또 한계절을 선물 받은듯 반갑고..고마워요~~
창의문으로 오르셨다면 삼청공원으로 내려오면 길도 예쁘고 참 좋아요. 삼청동에서 그 유명한 삼청동수제비와 녹두전도 먹고,...홀로여행님, 오랜만이예요. 잘 계시죠?
저도 하루 땡땡이치고 꼭 가렵니다. 비 오는 날에 오르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 같지만 제 더딘 걸음으론 해를 꼴깍 넘길 것 같아 흐린 날에 가고 싶네요^^ 오세훈 시장님 작업걸어 모놀에 가입시키고 요시 언니의 '서울 성곽 밟기' 읽어보라 하고 싶네요. 큰상 내리실 것 같아요. 삼청동의 고느넉한 분위기가 좋아 즐겨찾는 곳인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오늘 저녁에라도 당장 가고싶은 충동이 가슴을 방망이질하네요.
그럼 삼청동 사진도 올릴걸 그랬나? ㅎ,..비 오는 날이 너무 좋아요..날궂이겸 성곽으로~~ 너무 사치스럽나?
나도 가 볼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요시님은 세번씩이나? 빠르네~~요시가 가는곳은 이렇게 다 좋아 보이니 뭔 재주 일까?..ㅎㅎㅎ사진과 음악이 아주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눈과 귀가 호강 하고 가요...^^
언제 시간내셔서 모놀님과 한번 돌아보고 싶어요..일단은 가까우니까요.ㅎㅎ언제든지
요즘 속도전의 사회라 할 정도로 새롭고, 얇고, 가벼운것에 열광들하지만.. 님의 시선은 역사의 무게로 소모되고 용도폐기되는 것들에게 경고등이 됩니다. 물론 님과 같은 질량의 정서는 아니지만 옛것을 사랑하는 제 마음이 웬지 하찮은 사욕으로 여겨집니다. 수려하십니다.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지만 님처럼 오감을 열고 천천히 살지 못하는 자신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번 설악에서 받은 감동이 채 가시기도전에 진정 사랑해야 하는것이 무언지 또 공부를 했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제 아무리 좋은 눈을 가지고 있어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기껏 몇 십리에 지나지 않고, 제 아무리 밝은 귀를 가지고 있어도 양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불과 몇 리안에서 나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아낙수나문님의 고품성에 늘 찬사를 보냅니다.
같은 하늘 아래에 살면서도 개방이후 여직 못 찾은곳인데 요시님 덕분에 서울 구경합니다.다음 기회엔 삼청동 감사원 뒤로해서 성북동쪽으로 넘어 오시어 내 고향도 담아오시지요....서울 성곽이 부채꼴 모양으로 감싸고 있어 참 좋답니다.서울 과학고 뒷편 오박사 돈까스집에서 제 이름대고 요기한 다음 간송미술관이야 개방 않함 못들어 가겠지만 근처 길상사,선잠단지,심우장,이재준가,이태준 고택,성락원등을 둘러만 보시어도 반 나절 꺼덕 넘어간답니다.
간송미술관이 5월중에 개방을 하여 귀중한 소장품들을 보고 왔습니다. 자주가는 길상사, 선잠단지, 이재준가, 이태준고택을 돌고돌면서 한나절을 보내고 왔죠. 돈까스는 금영돈까스집이던가? 가 유명하던데 그날따라 문을 닫아 못먹고 왔답니다. 우드님은 유서깊은 역사의 장이 고향이시군요...
옛날이야기 하나----> 금영돈가스 집이 아니고 덕수교회 건너 편 성북2동 동사무소 앞 "금왕돈까스"집이죠...원래 오박사 돈가스집터에 월세주며 영업하다가 집 주인였던 이 오박사 양반이 배가 아파 쪼까내 버리고 자기가 그 자리에 오박사 간판달고 장사를 한답니다. 쫓겨난 금왕돈가스는 지금 영업하고 있는 자리에서 조그맣게 장사하다 워낙 맛있게하여 돈을 왕창 벌어 교회터 사들여 현 자리에서 확장 영업하고 있답니다.전 형제들이 그 동네 여직 살어 가끔가서 먹어 봄 예전 맛이 안나는게 왜 그러죠? ^^;;
언니야~~~ 여기 우리덜이랑 한번 더 가주시라. 다시 봐도 너무 좋네. 방앗간이 꼭 부탁 즘 하랴.
언제든지 갈 수 있슴다!!~...북촌에서 와룡공원으로 가는 길과 백사계곡으로 가는 길이 너무좋아 감탄하느라고 사진도 못 찍고 왔넹..ㅎ 정말 좋아~ 주소는 종로구던데...어찌그리 조용하고 아름다운 길이 있는지..그래서 대통령 혼자만 다니시는가벼..ㅎ
동행 할 수 있는 기쁨을 나눠주세요~~~^*^
저두요^^*~~~~~
4월5일 개방첫날 갔었는데 날씨가 흐려서 서울시내가 뿌옇게 보였는데..다시 보니 참 좋으네요..사진도 근사해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