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 만원 선불로 미리 주고 매일 가서 커피와 소주를 먹는 곳이다.
벌써 세 달 째 5만원으로 커피와 소주를 그냥 먹는다.
가끔 아침에 여주인과 해장을 하기도 한다.
나보다 한 살 어려서 나를 오빠라고 부른다.
그녀는 무당이다. 서울 은광여고 밴드부 출신이다.
한 때 국악계에도 몸담았다.
신당은 자신이 묵고 있는 숙소에 있는데 나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그녀의 애인은 한라에 다닌다.
그녀가 묵호역 앞의 ‘밤차’에서 일 할 때 손님으로 만났다. 벌써 9년 째다.
가끔 그녀의 애인과도 술을 마신다.
그녀의 애인 이야기도 해야겠다.
그의 부모는 북한이다. 피난 내려와 부산에서 아버지가 미군 부대 다니다가 죽었다.
그의 어머니는 먹고 살 길이 막연하여 그가 3 살 때 묵호 향로봉에 정착을 했다.
향로봉은 과거 묵호항 밀수품이 넘처나던 곳이다.
어릴 때 그는 동네 선배가 시키는데로 밀수품을 배에서 가져 오기도 하고, 경찰 심부름도 했다.
주로 밀수한 것이 오토바이 부속품이라고 했다.
밀수품 심부름도 하면서 여름이면 아이스케키 장사를 했다. 나무 상자에 가득 넣으면 아이스케키가 150 개라고 했다.
팔면 주인과 반반 나눠 먹고, 남는 거는 다시 얼리면 되었다.
아이스케키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색소에 사카린을 넣고 얼리면 된다.
그는 아이스케키통을 들고 철길을 따라서 옥계까지 가서 팔았다.
위로 형 하나와 누나 하나가 있었는데, 누나는 식모살이 가고 형은 싸우다가 맞아 죽었다고 한다.
그는 가장이 되어 어머니를 모시다가, 얼마 전 어머니가 죽었다.
조금 커서는 오징어 배를 타다가 힘이 들어 용접을 배워서 지금 한라에서 일하고 있다.
용궁마차 그녀와 그의 아들이 이름이 같다.
용궁마차 아들은 직업군인이고, 그의 아들은 대학을 나와서 여의치 않아서 지금 간호학과에 또 다니고 있다.
용궁마차 그녀는 그에게 불만이 많은 눈치이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착한 사람이다.
그가 그녀을 만난 것은, 9 년전 그의 아내가 아파서 요양병원에 가고 나서, 외로워서 돌아다니다가 밤차에서 일하던 그녀를 만난 것이다.
밤차는 과거 묵호에서 제일 유명 했던 술집이자 춤을 추던 곳이다.
밤차와, 은광 여고 밴드부 출신 무당과, 밀수품 심부름 하던 용접공과, 그리고 백수로 매일 글만 쓰는 나와 꽤 어울리는 것 같다.
첫댓글 카페대표님이 장석열 이시군여 반가워요
예전에 홍게 주문해서 먹은적이 있었는데요
맛이 아주좋더군여..
반갑습니다. 자주 놀러 오세요. 지금 대게; 홍게 다 좋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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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포스터모더니즘 시인이죠. 시 몇개는 알아요. 용궁마차는 착해요.
카페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바로 앞에서 본 적이 있어요.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보는 순간 난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하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