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OST
미드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관하여는 용음회 #400에 들어가면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니 꼭 들어
가서 즐감들 바랍니다. 일단 한번 들어가 보시라니깐요!!
* 에베레스트 북벽
[ 등반 역사상 최고의 알피니스트, 라인홀트 메스너 ]
알프스의 남쪽 티롤, 빌네스 산자락에서 태어나 산에 오르는 일을 일과로 삼으며 장성하여, 26세에 낭가 파르바트를 오른 것을 효시로 하여, 이듬해 마나슬루 남벽을, 또 이듬해에는 로체 남벽을 해내고, 78년에는 마침내 세계 등반사에 남은 마지막 수수께끼를 단숨에 풀듯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무안내로, 그것도 공격 소요시간을 최단 시간으로 줄여 등정하고, 그 길로 다시 K2 마저 해치움으로써 세계 알피니즘의 콧구멍을 멍하게 뚫어 놓은 신기원을 이룬 금세기 최고의 클라이머요, 최강의 알피니스트,
이후 계속하여 8천 미터급을 오르다가 드디어 1986년 10월 16일 로체 북벽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 미터 급 14좌 완등이라는 신화를 이룩합니다. 무산소 등정, 단독 등반, 알파인 스타일, 신 루트 개척 등 늘 새로운 도전과 극한에의 여정은 그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 낭가 파르바트
* 알파인 스타일
알파인 스타일이란 포터나 지원조의 도움 없이 고정캠프나 고정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또한 산소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자력으로 정상까지 계속 밀어붙이는 등반 방식을 말합니다.
이제는 은퇴한 올해 71세의 라인홀트 메스너라는 사나이는 도대체 어떠한 사람이었을까요. 그런 사나이에게서, 또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으니, 그것은 이런 사람에게도 그런 면이 있었구나 하고 비로서 가슴을 쓰다듬는, 그보다는 못할지라도 그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의 남모르는 고민을 풀어주는 안도감을 거기서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것이 크고 장한 사람의 일일 때, 작고 여린 사람의 갈등은 뜻밖에 수월하게 풀리는 것을 맛보게 됩니다.
갈등이냐 사람의 어느 행위에 안 따를까마는, 그것이 생사를 거는 일일 때, 당사자가 맛보는 내면의 파도는 결코 만만치가 않은 것이죠. 이 길이든, 저 길이든 다 같은 인생의 길이라 할망정, 그리고 그 어느 한 길이 확실히 가치 있는 길이라 스스로 단안을 내린 후의 일이라 할망정, 그 결과에 대해서 성패 어느 쪽으로도 잘라 판가름할 수가 없는 판국에 이르러 사람은 더없는 갈등에 부딪히게 되는 것입니다.
* 로체
메스너는 로체의 남벽, 죽음의 지대에 펼쳐지는 500m 수직의 벽을 앞에 하고 스스로 이렇게 뉘우칩니다.
‘ 나는 지금 이 상황, 이 벽을 우쉬(부인 이름)와 얼마나 바꾸어 놓고 싶어 하는가. 나라는 사람은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인가. 로체 남벽에 대한 나의 야심이 그녀에 대한 사랑보다 더 강했더란 말인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상, 나는 원정대에 참가하는 일을 마땅히 단념했어야 할 일이 아니었던가 ’
거인의 망설임은 뜻밖에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거인의 인간적 약점도 우리네의 그것과 별개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인간은 약함으로 하여 타인의 약함을 만나 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쉬는 집에 돌아온 메스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럴 때의 우쉬는 여느 아내들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 원정 나갔을 때마다 당신은 언제나 외롭다 그립다 하며 장황한 연애편지를 써 보내곤 했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선 2주일이 지나기가 무섭게 또 배낭을 챙기곤 했잖아요?”
“ 당신 머릿속엔 나 따윈 거의 염두에도 없잖아요?”
“ 다음에 보자는 말, 저도 이젠 잘 알아요. 이번 원정이 끝나면 돌아와선 뒷처리 강연, 책을 쓴다느니 하다간 또 새로운 계획을 세울거잖아요? ”
마침내 우쉬는 다그쳐 묻습니다.
“ 도대체 산과 나, 어느 쪽을 택할 거예요?”
‘ 늘 그랬었다. ‘이번만은’, ‘이번만은’ 이 얼마나 끌었던가.‘
그러나 그의 독백은 마침내 이렇게 곡절을 겪습니다.
‘ 골똘히 생각해 보지만 뚜렷한 해답을 얻어낼 수가 없다. 이제 그만 이런 자문자답은 집어치우기로 했다. 책을 읽거나 언덕배기를 거닐며 나는 머리를 내저었다. 그러노라면 눈앞이 밝아왔다.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가? 쉬 답이 떨어졌다. 나는 지금 긴장 속에 저 정상으로 향하는 첫 공격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매번 이렇게 메스너는 히말라야 8천미터급 고봉들을 하나 하나 등정하게 됩니다.
* K2
등반 이후 뛰어난 글 솜씨로 내면의 고백을 담아낸 그의 저서는 산악인 이상의 존경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세 번이나 산악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해외 언론에서는 “극한에 도전하는 일반적인 등반기를 넘어,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절대 고독 앞에서 겸허해지는 내면 고백의 정수”라고 그의 저술을 극찬하고 있습니다.
‘생사를 건 도전, 의지력의 발휘, 정열적인 행동. 그 어느 것으로 보아도 이 단독 등반은 유례가 없는 하나의 척도를 이루었다’라는 독일의 유력 시사 주간지 스테른지의 대서특필처럼, 라인홀트 메스너는 이 시대 최고의 등반가이자 개척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