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화장실 가랴, 여기 저기 근육통이 와 맛사지 하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친절한 누군가가 텔레비전 알람을 6시 30분에 맞추어 놓아 깜짝 놀라 잠에서 깹니다.
일어 나자 마자 얼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옷장 문을 열어 거울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다행히 어제 물을 열심히 먹어 주셔서 인지(4시 30분 이후로 먹은양이 3리터 정도)붓진 않았습니다.
개구리 왕눈이의 심술궂은 투투처럼 변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병실은 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 문과 문 사이에 트레이가 있고 그곳에 밥이며 약을 놓아 주시는데 7시경 밥이 들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친절하게 식사 맛있게 하시라고 인터폰까지 해 주십니다.
그런데 울렁거림이 심해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그 밥을 손도 못대겠습니다.
(순천향 병원의 저요드식 식단은 정말 훌륭합니다. 쇠고기 야채 말이에, 호박죽에, 햄버거 스테이크 사촌에, 고명이 넘 이쁜 국수에....)
식판을 아예 가져 오지 않고 물만 꿀꺽 꿀꺽 붕어 같습니다.
약을 주러 오셨던 간호사쌤께서 창문 밖으로 상태를 확인하십니다.
근육통을 호소하니 그런 증세가 많다고 합니다. 울렁거림이 심하다고 했더니 진토제를 한알 더 주시겠답니다.
근데 그냥 참아 보기로 하고 변비약을 달라고 합니다.
간호사쌤 식사를 전혀 못하시면 안 되니 조금이라도 먹으라 당부하시며 변비약을 주십니다.
( 이 변비약 요상합니다. 가루약인데 물에 타 먹으면 설탕 맛이 납니다. 생긴 것도 설탕)
내키진 않지만 퇴원하고 픈 욕심에 밥 그릇을 열어봅니다.
국 그릇을 열자 고기 냄새에 울컥~ 꾹 참고 가져가 깻잎에 싸 4숟가락 정도 먹습니다.
울렁 거리는 속을 달래려고 자두, 키위 등 과일을 먹어 줍니다.
물, 보리차도 번갈아 마십니다. 책도 보도 텔레비전도 보고 창 밖 사람들도 구경합니다.
점심 메뉴는 고명이 넘 이쁜 국수인데 고명으로 올려져 있는 고기 땜씨 울컥~전 채식 동물이였나 봅니다.....
국수와 함께 볶음밥, 감자 으깬 것이 나와 그것들을 좀 먹어 줍니다.
간호사실에서 전화가 옵니다. 대변을 봤는지 체크 합니다......
집밖에 나가면 2박 3일이건 3박 4일이건 화장실을 못 가는터라 걱정이 됩니다.
변을 하루에 한 번 꼭 봐야 한다던데.....간호사쌤이 귀엽게 이모티콘 까지 그리셔서 설탕맛 변비약을 또 주십니다.
점심 먹고 나른하니 졸립니다. 낮잠을 한 번 자주시고 저녁 조금 드셔 주시고....화장실은 아직도 못 갔습니다.......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병실을 한참 돌아 다니다 드디어 성공을 합니다.
기쁜 맘에 간호사실에 전화를 겁니다. 친절한 간호사쌤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십니다.
변을 보고 나니 울렁 거림이 조금 가라 앉습니다. 살 것 같습니다. 혼자 잘 놀다 찬유도 보며 좋아라 하다 12시경 잠이 듭니다.
7월 26일 일요일(셋째날)
다른분들은 3일만에 퇴원을 하는데 전 일요일이 껴 오늘 하루 더 꼼짝마라 입니다.
오늘도 일어나자 마자 거울을 봅니다. 감사합니다......물을 많이 마셔셔 인지 피부가 좋아 보입니다......ㅎㅎㅎ
사람들을 못만나 상대평가가 아닌 나만을 기준으로 한 절대평가이기에 오해가 없으시길...ㅋㅋㅋ
밥은 여전히 먹기 힘들지만 과일도 먹고 오렌지 주스도 마시며 혼자놀기에 푹 빠졌습니다.
점심부터는 일반식이 나옵니다. 살것 같습니다. 시금치 된장국에 밥을 말아 반공기 정도 먹어 줍니다.
저녁 주메뉴는 제육볶음 조금 전 제가 채식 동물인것 같다는 말 취소합니다.
제육볶음에 밥을 반 정도 비벼 제육 덮밥을 만들어 냠냠 매운게 들어가 주시니 살것 같습니다.
역시 붕어 마냥 물 뻐끔뻐끔 마시다 텔레비보다 책 보다 제가 가져간 책에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
-오뎅(작가도 오뎅이라는 표현을 썼음...ㅎㅎㅎ)먹는 장면이 왜 그리도 자주 나오는지,
글고 솔약국집 아들들에서도 오뎅 먹는 장면이.......ㅠㅠ
퇴원하자 마자 오뎅 열개 사 먹기로 다짐을 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7월 27일 월요일(퇴원날)
밥이 어김없이 7시에 배달 되었지만 치~~오뎅 사먹을 꺼기에 밥은 처다도 안 봅니다.
7시 40분 핵의학과에 호출이 와서 스캔 찍으로 내려 갑니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넘 반가워 손이라도 잡고 수다 떨고 싶었지만
그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엘리베이터도 제일 구석에......ㅎㅎㅎ
스캔 힘들었습니다. 30분을 묶여 있는데 없던......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 없던 제 허리에서.......
허리띠 매는것걸로 제 존재를 알려주던 제허리에서 통증이......
30분 정도 기다려 교수님께 스캔 결과를 설명 듣는데 식도 부근에서 희뿌연게 보인다고 이번주 금요일 다시 한 번 오라고 하십니다.....
허걱 아무것도 아니겠지요?....ㅠㅠ
퇴원 수속을 하고(병원비는 11만원 안되게 나왔습니다. 아주 착한 가격입니다.)이것 저것 서류도 챙기고 병실로 올라 옵니다.
간호사 쌤께 퇴원 후 주의 사항이랑 퇴원약을 받습니다.
반가운 씬지랑 상봉도 합니다.
들뜬 마음에 병실로 돌아가 짐을 챙깁니다. 환자복을 벗으며 이옷 다시는 안 입었으면 좋겠다고 바래봅니다.
신랑 얼굴을 보자마자 오뎅을 사달라고 합니다. 울신랑 이상하다는 듯 나를 처다 봅니다.
제암병원으로 가기전 오뎅을 먹기위해 여기 저기 찾아 보았지만 이른 시간이기에(11시경) 길거리표 오뎅은 없었습니다...ㅠㅠ
차가 밀려 제암병원에 도착한 건 12시 30분경 속이 울렁거린다는 핑게로 점심을 취소 시키고
신랑 마중 간다는 핑게로 병원을 나와 근처 부대찌재 집에 들어 갑니다.
라면 사리, 소시지, 얼큰한 국물 살것 갑습니다. 역시 몸에 안 좋은게 맛있습니다....ㅎㅎ
동위원소 팁!
3박 4일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였습니다.다들 여유롭게 보내실 수 있을거에요~화팅!!!
순천향 부천병원 무선 인터넷이 가능합니다. 노트북 있으신분들 가져 가지면 덜 지루할듯.....전 노트북을 오늘 받아서.......
물 마시기를 잘하면 침샘염 예방은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물이랑 보리차, 옥수수 수염차 등 섞어서 가져 가세요. 참고로 전 3박 4일 동안 주스, 물 12리터 마셨습니다.)
입원하는날 아침 꼭 드십시오! 점심도 못 먹는데 화장실 못가 고생합니다.
입맛이 없으실텐데 과일을 넉넉하게 챙겨 가세요.(락앤락은 퇴원 후 조금 찝찝하니 지퍼백에 넣어 가심 먹고 바로 버리면 깨끗)
여자분들은 덜 지루하게 팩할 수 있는 것 가져 가면 시간 때우기 용으로 딱입니다.
(집에선 얼굴에 뭐 붙이고 누워 있을 시간도 없잖아요~~)
신맛나는 사탕으로 쏠라C를 준비했는데 몇알 먹다 심심해 성분표를 보니(저요드식 때문에 성분을 확인하는 버릇이....)
유당이 들어 있더군요.....쏠라C말고 다른것으로 준비하세요~~
------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 원하시진 않겠지만 제암병원 후기는 내일 계속-----
첫댓글 저는 그냥 물은 괜찮았는데 옥수수수염차 하나도 못먹고 다 버렸어요. 어떤분은 옥수수수염차가 좋다고 하길래 체질에 따라 다 다른가봐요. 토요일 입원해서 월요일 퇴원했는데 하필 토요일 오전에 노무현대통령 서거하시는 바람에 tv 도 정규프로도 하지 않고 날씨도 비오고 컴도 없고 책도 옛날 잡지밖에 없어서 그야말로 2박3일이 일주일은 더되는것 같았어요. 토요일 일요일 끼어도 님은 즐겁게 보내셨네요. 동위 끝나면 당분간 몸이 많이 무거우실거예요.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진답니다. 회복잘하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저도 병원에서 들어가는날 한끼먹고 나올때까지 밥 한번도 먹지 않고 물만 먹었는데 죽지 않더라구요.
저도 밥 잘 못먹었는데 이 죽일놈의 체중계 바늘은 꿋꿋이 그자리를.....저도 옥수수 수염차, 보리차 보단 생수가 마시기 수월했답니다......
행복한 백조님 고생많으셨네요....그래도 아주 지혜롭게 잘 견디신거 같네요....후기도 재미나게 잘쓰셔서 동위치료들어가시는분들께 많이 도움될거같아요....전 당일치료인데...그나마 다행이죠.....빨리 회복하세요...^^
감사합니다....많이 걱정했는데 개인차가 있겠지만 맘 먹기 나름인것 같아요~ 꽃사랑님도 잘 견뎌 내실 거에요~~화이팅!!!
글 재미나게 잘 쓰셨네요...음...제암병원 들어가기 전에 외식을 하셨군요. 그래도 되는건가봐요? 전 고민이 많았는데...언제까지 사람들을 피해서 살 것인가..ㅎㅎ 저도 그럼 스캔찍고 제암병원 들어가는 길에 필히 외식을!!
병원마다 차이가 있어 동위 끝내고도 일주일 저요드식 하는 병원도 있데요....전 일요일 점심부터 일반식이 나와 그냥 과감하게......역시 몸에 안 좋은게 맛나요.....ㅎㅎㅎ그런데 아직 오뎅은 못 먹었어요...오뎅뎅뎅........재주 없는 글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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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 솜씨지만 감사.....^^; 제암 후기도 곧 올려 드릴게요~ 환우님들 이해 하시기 쉽게 카메라를 가져 왔어야 했는데.....미처 그 생각까진......정녕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 맞는거지요???
전 오늘 동위치료하러 일산동국대 병원에 입원했네요... 부럽네요...고생도 하셨구요~
잘 하실수 있을거에요~~ 화이팅!!! 힘드시겠지만 물 많이 드시구요~~~
2일째 인데 지금 6L 마셨습니다. 과일도 많이 먹구여... 배가 하도 불러 밥을 못 먹어여... 사탕도 먹고 귀밑 마사지도 열심히 하고... 낼 퇴원이네여~~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