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밤.
한국과 독일이 요코하마행 마지막 열차를 타기 위해 격전을 벌였습니다.
두차례 연장승부로 인해 체력이 바닥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으나, 아쉽게 독일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경기 후 죄송스러운 표정으로 고개숙여 인사하는 대표팀에게 더욱 큰 박수로 격려했으며, 더욱 큰 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하였습니다.
어느 하나 대표팀을 탓하는 사람 없었고, 어느 하나 결승전 티켓을 놓쳐 통곡하는 사람 없었습니다.
국민들은 이날 특히 더 대표팀 선수들을 더욱 사랑으로 감싸주었습니다.
다섯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이 있을까?
대표팀 23명 전원은 모두 다 국민들과 함께 뛰었고, 함께 호흡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에 근거없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어 축구팬들을 분노케하고 있습니다.
4강 신화를 이룩한 대표팀에 대한 포상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것.
그라운드에서 뛴 베스트 멤버에게는 더 많은 포상금을 지급하고, 벤치를 지켰던 선수에게는 그보다 못한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일이 사실이라면 운동장, 시청, 광하문, 각 지방 등 가득메웠던 붉은 옷의 12번째 선수인 국민들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나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 국민들 모두는 같이 호흡했으며, 몸으로 뛰지 않았을 뿐 마음으로는 모두 그라운드를 누비며 함께 4강신화를 이룩한 것입니다.
벌써 네티즌들 사이에는 이런 소문에 격분하며 각 언론사 게시판 뿐만 아니라, 유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대한축구협회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어느 네티즌은 "차등지급이라.. 그럼 이운재선수하고 안정환선수 많이 받고..벤치를 지키고 있는 우리의 최은성선수를 비롯해 많은 선수가 쥐꼬리 만큼 받아야 하는것인가.. 와 대단한 발상이다..우리 국대23명은 지금까지 나라에 대한 애국으로 머리터지고 피땀흘리며 경기에 뛰고, 그 엄청난 지옥훈련을 소화했는데 차등지급이라..대단한 발상이다."라며 비꼬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단 한번의 출전 기회조차 갖지 못한채 이운재 선수의 선방에 기꺼이 기뻐하는 김병지 선수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그 모습이 어쩐지 가슴아프지는 않는가? 이미 마음이 아픈 선수들에게 또 한번 상처를 주셔야 겠는가? 소위 주전, 비주전 선수 사이에 가슴아픈 어색함을 만들어야하겠는가?"라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대표팀 포상금 차등 지급이라는 소문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출처를 확인할 수 없으나, 이는 소문에 불과합니다.
이미 지난 22일 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선수들은 축구협회로부터 3억원의 포상금을 약속받았습니다.
여기에다 정부의 포상금 1억원이 더 추가되고 FIFA 경기배당금 증가분 일부도 선수들 몫으로 돌아갈 전망이어서 선수별로 챙기게 될 금액은 ‘4억원+α’.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23명 선수들은 모두 균등히 똑같은 포상금을 받게 됩니다.
만약 포상금이 차등지급 된다면 가장 불같이 화를 낼 사람은 바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입니다.
히딩크는 지난 2001년 1월,아랍에미리트전을 마친 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격려금을 나눠주겠다고 하자 "선수나 코칭스태프에게 똑같이 나누어 달라"고 강경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재 독일전 경기를 끝마친 대표팀은 하루의 휴식을 갖고 29일 3~4위전에 대비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