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경, 취미(천영선민화갤러리) 23-10, 서울아트페어전시회 ③ 관람
출발
이른 아침, 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드디어 서울아트페어전시회 가는 날이다.
“자경 쌤, 서울은 처음이에요?”
“예, 처음이에요.”
“자경 쌤, 설레겠다. 우리도 엄청 오랜만이에요.”
전미정 선생님이 강자경 아주머니께 말씀하신다.
함께 가는 천영선민화갤러리 회원분들도 간만의 나들이라며 기분 좋게 다녀오자 하신다.
“거기 가면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많아요. 저 처음 가서 좀 충격받았어요. 민화를 이렇게도 그릴 수 있구나….”
“전시장 가면 붓이나 종이 같은 것들도 팔거든요. 잘 보고 사야 해요.
욕심난다고 그냥 사다 보면 거덜나요, 하하하.”
이전에 아트페어전시회를 다녀온 회원분들의 이야기 소리가 도란도란 들린다.
잠시 잠들었다 일어나니 어느새 서울에 도착했다.
서울아트페어전시회가 열리는 SETEC까지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지하철로 15분 정도 걸린다.
강자경 아주머니 걸음에 맞춰 천천히 지하철역으로 들어선다.
만남
전시장에 도착해 먼저 천영선 선생님을 뵙고 인사드린다. 민화아트페어전시회에 참가하셨다.
서울에서 뵈니 어쩐지 좀 낯설기도 하도 더욱 반갑기도 하다.
“인사는 짧게 하고, 좋은 작품 많으니까 얼른 보세요. 여기까지 왔는데 많이 보고 가야죠.”
천영선 선생님 말씀에 모두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남은 인사는 후에 더 나누기로 한다.
자유롭게 전시회를 관람하다 12시 30분까지 전시장 입구에서 만나기로 한다.
도록
전시회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강자경 아주머니도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겠다 하신다.
사진을 따라 강자경 아주머니의 작품 세계를 함께 살펴본다.
아주머니께서 가장 먼저 찍은 사진. 그림을 보시더니 “어, 이거 내가 그렸던 거네.” 하신다.
지난날 첫 회원전 작품으로 내놓은 호작도를 마음에 품고 계셨나 보다.
아무래도 첫 작품이니 각별하셨을 것 같다.
천과 나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민화. 민화를 종이에만 그리지 않는다.
천, 자개, 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강자경 아주머니도 인상적이었는지 이런 작품들의 사진을 많이 남겨두신다.
전시장에 천연 염색한 옷과 다양한 종이도 함께 판매한다. 이런 것들도 민화를 그릴 때 중요한 재료가 되겠지.
여러 사람이 종이와 붓, 안료, 도안을 유심히 보고 있다. 강자경 아주머니도 그중 한 분이다.
다음 작품에는 어떤 걸 사용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계셨을까.
민화하면 우리나라 전통 그림만 생각했는데
전시장을 둘러보며 각 나라마다 고유의 그림, 민화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중 인도 민화가 마음에 드셨는지 사진으로 남겨두신다.
최근에는 미디어아트와 같이 민화를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구상하고 시도하나 보다.
아주머니도 신선하게 느끼셨던 것 같다.
‘이런 것도 민화야?’ 싶은 작품들도 있다. ‘민화’에서는 잘 떠오르지 않는 색감과 표현이다.
민화를 이렇게도 그릴 수 있구나.
회원분들이 지난날 충격을 받았다는 게 이런 작품을 보고 하신 말씀이었을까.
강자경 아주머니도 그러셨는지 이런 그림들 앞에 오래 머무르며 여러 장의 사진을 남긴다.
기약
“오늘 참 좋았다. 선생님, 오늘 같이 가서 고마워요. 다음에 또 가요.”
거창에 도착해 아주머니 댁으로 향하는 길이다.
차 안에서 강자경 아주머니가 나지막이 말씀하신다.
오늘 아주머니께는 꽤 힘든 여정이었다.
버스터미널에서 지하철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고, 세 시간 가까이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때때로 휴게공간에서 쉬어가며 관람하긴 했지만,
그래도 다리가 약한 아주머니 입장에서 편안한 여행은 아니었다.
“아주머니, 오늘 내내 다리 아프다고 하셨잖아요. 그래도 다음에 또 가요?”
“네, 괜찮아요. 다음에 또 가요.”
“그래요, 다음에는 서울 가서 하룻밤 자고 와요.”
“좋아요. 다음에는 하루 자고 오자.”
아쉬움
돌이켜보니 아쉬움도 남는다.
회원분들과 함께한 첫 여행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전담 직원도 아트페어전시회가 처음이고, 미술 전시회를 보러 간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잘 몰랐다.
기록을 남기다 보니 알겠다.
‘작품 많이 보셨어요? 어떤 작품이 좋으셨어요?
아주머니는 이런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는지 사진으로 찍으셨어요,
천영선민화갤러리에서도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민화 외에 다른 전시장도 다녀 왔는데 현대미술도 재미있더라구요.’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시도록 주선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아주머니의 여행이 천영선민화갤러리 회원들과 함께하는 여행이었음이 더 분명해지지 않았을까.
강자경 아주머니가 남긴 사진들, 아주머니의 도록을 보며 알게 되었다.
2023년 6월 25일 일요일, 신은혜
서울, 낯선 곳에서 만난 익숙한 그림, 함께한 사람들. 모두 좋았습니다.
이후 서울 다녀오신 이야기를 자주하셨는데, ‘참 재미있었다.’는 말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아주머니 목소리와 말씀에서 생기를 느낍니다. 박현진
아쉬움을 수업 시간에 채워도 좋겠어요. 수업하며 전시회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신아름
아주머니께서 찍은 도록, 덕분에 저도 잘 구경했습니다. 역시 아주머니 사진은 남달라요.
머문 곳의 시설과 구도를 짐작하며 즐겁게 잘 감상했습니다.
갤러리 회원들과 갤러리 활동으로 함께하셨다니 기쁘고 감사합니다.
먼 길 피곤하셨을 텐데 다음에 다시 가자 하는 마음을 헤아립니다.
함께한 회원들과 주선하고 거든 신은혜 선생님, 고맙습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