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백수’가 꿈입니까?>
“돈이 아주 많고 아무도 나를 몰랐으면 좋겠어요.” 요새 학생들이 ‘격하게 공감하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 최고 아니던가. 그래서 세상에는 코인과 주식 등, 빠르게 아주 많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이 넘쳐난다. 비법을 내세우는 목소리는 많지만 돈을 제대로 버는 방법을 일러주는 검증된 지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통하는 애덤 스미스는 재산을 튼실하게 모으는 오래된 지혜를 들려준다. 그에 따르면 ‘덕을 갖추는 길’과 ‘재산을 모으는 길’은 같다고 한다. 왜 그럴까? 정직하고 부지런하며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시장에서 환영받는다. 일자리를 구할 때도, 거래할 때도 정직과 근면, 신용은 언제나 성공을 거머쥐게 하는 무기가 되지 않던가. 그러니 재산 모으고 싶다면, 먼저 올곧고 성실하며 믿음직한 인품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이야기들이 젊은이들에게는 ‘꼰대의 잔소리’로만 느껴질 터다. 이렇게 되물을 것이다. “열심히 일한다고 다 부자 되는 거 아니잖아요?” “바르게 살고 치열하게 노력해도 안 망한다는 법 있나요?” 이런 물음에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정직하고 성실하며 신용을 잘 지키는 사람은 망하더라도 결국은 일어선다. 돈이 그이에게 달라붙으니까.”
좋은 식습관과 견실한 생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은 결국 건강해진다. 반면, 절제 없이 먹으며 늘어지는 일상을 살고 있음에도 건강이 절로 찾아드는 경우는 없다. 돈 버는 일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재산 모으는 정석(定石)’보다 행운과 요행으로 돈을 버는 데 더 솔깃해한다.
암호화폐로 한몫 챙긴, 그래서 한때 세상의 우러름을 받던 젊은이가 오랜 해외 도피 끝에 붙잡혔다고 한다. 착잡한 마음을 추스르며 애덤 스미스의 충고를 곱씹어 본다.
-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