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서학원 의원 대표발의안 자치행정위서 ‘보류’…본회의 못 올라
제9대 의회서 김재국 의원 대표발의로 다시 추진…이번에는 상임위 통과
본회의서 진재훈 의원 형평성 문제 제기…찬반토론 뒤 기명투표
찬성 3명·반대 5명 최종 부결…특정 봉사단체 별도 지원 놓고 두 차례 제동
수백 개 자원봉사단체 활동하는 이천…유사 지원 요구 시 기준 마련도 과제
[배석환 기자]=이천시 해병대전우회를 특정해 활동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던 조례안이 제8대 이천시의회에 이어 제9대 의회에서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이전 조례안은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제8대 이천시의회 임기 말에 추진됐지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보류’돼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제9대 의회에서는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본회의 기명투표 결과 찬성 3명, 반대 5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을 단순히 해병대전우회의 봉사활동을 지원할 것이냐는 문제만으로 보기보다, 수많은 민간·자원봉사단체 가운데 특정 단체를 명시한 별도의 지원 조례를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이천시의회의 판단이 두 차례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거 앞둔 제8대 의회에서도 추진…상임위서 ‘보류’
이천시의회 공식 의안정보를 확인한 결과, 앞선 ‘이천시 해병대전우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2026년 1월 19일 서학원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당시 김재국·김재헌·박명서·송옥란·임진모·김하식 의원 등이 발의에 참여했다.
조례안은 같은 해 2월 3일 제259회 이천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심사 결과는 ‘보류’였다. 이후 본회의 상정일과 의결일, 처리결과는 기록돼 있지 않다.
당시 조례안 역시 주민을 위한 재난복구와 구호활동 등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해병대전우회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보조금의 효율적인 운영·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는 취지였다.
결국 제8대 의회에서는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본회의 표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제9대 의회서 다시 등장…이번에는 상임위 통과
그러나 제9대 이천시의회가 출범한 이후 유사한 취지의 조례안이 다시 추진됐다.
이번에는 김재국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김미경·정신화·김하식 의원이 발의에 참여한 ‘이천시 해병대전우회 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8월 21일 제출됐다.
조례안은 공익행사 지원과 재난복구·구호 등의 봉사활동을 수행하는 해병대전우회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지역사회 안전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에는 자치행정위원회가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전문위원 검토에서도 지역 안전 확보와 재난복구·구호 등 사회 일반의 이익과 공익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조례 제정 취지와 지원사업 내용은 적정하다는 판단이 제시됐다.
그러나 동시에 중요한 단서가 붙었다.
전문위원은 특정 단체를 명시해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경우 향후 유사한 성격의 다른 단체가 형평성을 이유로 지원을 요청하거나 별도의 지원 조례 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종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집행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회의서 결국 터진 ‘형평성 문제’
이 우려는 본회의에서 실제 쟁점으로 등장했다.
자치행정위원회가 조례안을 원안 가결해 본회의에 올렸지만 진재훈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해당 조례안만 다른 안건과 분리해 처리하게 됐다.
진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이천지역에 방범, 교통질서, 환경정화, 재난·재해 지원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가 있는 상황에서 특정 단체만을 대상으로 지원 근거를 만드는 것은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와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해병대전우회만을 특정해 별도의 조례를 제정하고 지원해야 하는 필요성과 다른 단체와의 차이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히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백 개 봉사단체 있는데…다른 단체가 지원 요구한다면?
이천에는 수백 개의 자원봉사단체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특정 봉사단체에 별도의 조례를 통해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경우 앞으로 유사한 공익활동을 하는 다른 단체가 같은 수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정책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다른 자원봉사단체가 모두 해병대전우회와 동일한 성격이나 전문성, 활동 실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하나의 지원 조례가 제정된다고 해서 다른 모든 단체를 자동으로 동일하게 지원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다른 단체가 유사한 지원을 요구했을 때 행정이 어떤 객관적인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남는다.
일부 단체만 별도 지원한다면 선정 기준을 설명해야 하고, 지원 대상을 계속 확대할 경우 지방재정 부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훈단체냐 아니냐”보다 ‘별도 지원 근거가 충분한가’가 핵심
해병대전우회 지원 문제와 관련해 보훈단체와의 차이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법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훈단체가 아니므로 지원하면 안 된다’고 단정하기보다 해병대전우회의 법적 성격과 기존 자원봉사단체 지원제도, 개별 조례를 통한 재정지원 필요성을 각각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본회의 반대토론에서도 자원봉사 관련 법령 등에 따라 공익활동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쟁점은 여러 봉사단체 가운데 해병대전우회를 특정해 독립된 조례로 지원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충분하느냐는 것이었다.
찬성 측 “재난·방범·수중정화·인명구조 역할 고려해야”
찬성 측은 해병대전우회가 수행해 온 활동의 특수성과 공익성을 강조했다.
찬성토론에서는 해병대전우회가 지역행사 지원과 하천 수중정화,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과 인명구조 등의 활동을 해왔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행정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따라서 찬반 양측 모두 해병대전우회의 지역 봉사활동 자체보다는 이를 위해 특정 단체를 명시한 별도의 지원 조례를 둘 필요성이 충분한지를 놓고 판단을 달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임위 통과했지만 본회의 ‘찬성 3·반대 5’
결국 이번 조례안은 찬반토론을 거쳐 기명투표에 들어갔다.
투표 결과 재적의원 8명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5명으로 부결됐다.
앞서 제8대 의회에서 추진된 조례안이 상임위원회에서 보류돼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표결까지 진행됐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다시 조례 제정 무산이었다.
두 차례의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쟁점은 해병대전우회의 봉사활동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특정 민간·봉사단체를 별도의 조례로 지원하는 것이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및 지방재정 지원 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였다.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례안이 다시 추진된다면 해병대전우회만을 별도로 지원해야 하는 구체적인 필요성과 기존 자원봉사 지원체계와의 차이, 지원 규모,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확보 방안 등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