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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분들만 읽어보세요.
서프라이즈는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의 조기숙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조교수는 "우리는 시민혁명을 오래 하다보니까 구체제가 거대 정당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이 구체제를 무너뜨려도 두 번, 세 번은 더 간다고 봅니다"라면서 "보수와 진보는 서로 형제입니다. 같이 가야 되는 형제거든요. 왜냐면 시민사회에서나 가능한 정당이라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줘야 되는데 열린우리당도 수구정당이랑 똑같다고 비판을 할 것이면 시민사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김경혜 = 보수언론에 활발한 정치평론을 기고해 온 학자가 대선보도의 편향성에 항의해서 이들 신문에 절필을 선언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바로 그 장본인인 조기숙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이화여대 국제 대학원 교수죠. 오늘 마침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 공동 대표로 추대됐습니다. 어서오세요.
조기숙 = 안녕하세요.
김 = 저도 사실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에 참석했는데요, 조기숙 교수가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멀찌 감치서 봤습니다. 오늘 창립대회를 가졌는데 본격적인 언론개혁운동을 시작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의 출범의 의의와 앞으로의 활동계획, 이런 말씀 좀 해 주시길 바랍니다.
조 = 의의라면 그동안 언론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고 또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과를 모아서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령, 기존의 언론운동이라면 가장 전통적인 단체로 민언련을 들을 수 있겠는데요. 민주언론시민연대에서 주로 언론 모니터를 해서 발표하고 최악의 칼럼, 최고 칼럼을 선정해서 상을 주는 일을 많이 했었습니다.
이제 민언련 회원이 상당히 늘었고 조직도 위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되다 보니 관료적인 면이 있고 또 일반 대중하고는 동떨어진 오피니언 리더들의 활동에 치중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안티조선운동은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 운동으로써 상당히 기여를 많이 했고 우리 인식 체계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조선일보 반대는 하는데 그럼 조선일보 끊은 다음에는 뭘 보냐 라는 질문에 할 말이 없더라고요.
김 = 과거 대안 언론으로 경향신문을 지목하기도 하셨잖아요.
조 = 그래서 저희가 경향신문을 대안신문으로 키우려고 했었는데 마침 그 때 공교롭게도 새 사장님이 오시고 편집국장이 바뀌고 그러는 과정에서 저희랑 갈등이 있었어요. 그 이전에 있던 전 편집국장하고는 저희와 코드가 맞았다고 할까요, 개혁적 색채를 확실하게 보여주셨는데, 아무래도 중도적인 분이 편집국장이 되시면서 과연 조중동과 경향이 뭐가 다르냐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조중동과 다르긴 다르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개혁적이지 않으니까요. 또 사실 경향이 최고의 신문이어서 택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경향을 우리가 바꿔보겠다고 택한 것이었는데 우리의 내정간섭을 경계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일단 접었습니다. 접고 고민을 한 끝에 하나를 찍어서 영원히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언론들을 경쟁에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 = 모든 신문을 다 우리 편으로요?
조 = 그렇죠. 모든 신문이 다 우리를 염두에 두고 경쟁체제에 들어가게 하자는 것이죠. 그래서 참언론 선정을 매해 한번씩 하기로 했습니다. 선정하는 방법은 저희 자문위원들이 한 30여분이 계신데요. 정치학자, 언론학자, 시민사회 대표, 변호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독자배가 운동 차원에서 이벤트를 많이 해야 하는데, 합법적인 소비자운동을 지향하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같은 것을 어기지 않기 위해 자문위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참언론을 선정하는데 대신 선정 전에 우리가 미리 여론을 수렴해서 선정기준과 잣대 언론사에 모두 보내서 만들어진 그 잣대에 따라 평가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김 =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은 민언련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모임인데요.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까?
조 = 과거 시민단체는 명망가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서 만들었는데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은 바닥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네티즌들이 주축이 되어서 발전됐고요, 명망가들은 나중에 영입했습니다. 다들 현업이 있는 분들이라 상근자가 없어서 여기까지 오기까지 굉장히 고생을 했죠.
김 = 회원 가입도 됩니까?
조 = 그럼요. 누구나 회원가입이 가능하구요. 지금 3-400명 됩니다. 발기인까지 합하면 500명 가량 되고요. 홈페이지도 한 달 전에 따로 만들었습니다. 한글로 '참언모' 고, 영어로 'chamunmo.org' 입니다.
김 = 구체적으로 언론개혁이 왜 필요한지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테고요.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나타났지만 민의를 도외시한 여당의 폭거에 대해 설명하면서 언론개혁도 같이 다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조 = 정략적인 발상에서 나온 일이라고 할지라도 분명히 선이 있는 것이거든요. 87년 민주화 이후에 우리 사회에 어떤 생각이 있냐면 똑같다, 어차피 민주주의니까 양쪽이 똑같다, 양쪽의 선거 전략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선입견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사태를 안정시키는 것이다라는 주장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거든요.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라고 지적하는 것이 공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양비론이 공정한 것이고,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라고 하는 것은 편향된 것으로 몰고 가는 것이 현재의 언론보도 태도인데, 여기에는 다분히 음모가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개혁을 함으로써 기득권을 가장 놓치게 되는 분들이 바로 언론을 소유하고 있는 분들이고, 거기에 종사하는 분들 아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개혁의 가장 최후의 저항 세력이고, 가장 개혁되지 않는 최후의 성역은 언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 탄핵에 대한 보수언론의 보도 태도에서 무엇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보십니까?
조 =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 탄핵을 가결시킨 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국회에게 준 대표권한을 오남용한 것이거든요. 국민을 향해서 총을 쏜 것과 다를 바 없는 극심한 고통을 국민들에게 안겨줬어요.
총칼만 안 들었지 군인이 쿠데타 일으킨 것과 전혀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데, 보수언론의 심지어 탄핵가결이 있던 날 아침 사설을 보면요. 열린우리당 막지 마라, 여기까지 왔으니까 하게 내버려 둬라는 식의 사설을 쓰니까 뒤에서 부추긴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그 다음에 벌어지고 나서도 똑같다 이거죠. 대통령도 어떻게 국민을 위해서 사과 안 할 수가 있냐 라고 양비론으로 몰고 감으로써 누가 정말 잘못했는지에 대해 국민의 여론과는 동떨어진 기사들을 싣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뷰 기사를 딸 때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쪽으로 다 몰고 가더라고요. 그러니까 보니까 자기들이 말하는 양비론에도 어긋나는 인터뷰를 땄기도 하더라고요.
어제 신문은 보니까 대학총장들을 내세워서 우리 국민들 잘할 수 있다, 안정이 최고다 주장하는데 그건 맞습니다. 지금 안정이 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성숙하기 때문에 그래요. 그런데 대통령이 없어도 되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거든요. 국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참으면서 안정을 유지하는 건데 지금 안정됐으니까 대통령이 없어도 괜찮다는 논리로 몰고 가는 것은 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죠.
김 = 각개 원로들 얘기를 듣는 것처럼 하지만 실상은 자기들의 의도를 유포하고 있는 셈이죠.
조 = 일반적으로 오피니언 리더들은 안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분들 중에 신문기사 보고 기절한 분들이 상당수 있을 거예요. 내 발언이 이런 식으로 오용될 줄은 몰랐다는 마음에서요. 그런데 그것이 마치 거리로 나와서 시위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그러는 것은 혼란세력인양, 본말이 전도된 기사를 써댄다는 것이, 참 누가 지금 혼란을 부추겼는데요. 안정이 최선인 5공 때의 논리를 그대로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김 =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 세력들의 의도는 아무래도 빨리 벗기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들 언론에 대해서 어떤 형태의 싸움을 전개해 나가실 작정이십니까?
조 = 글쎄요. 제가 싸움은 잘 못합니다. 화합하고 좋게 좋게 지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안티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포지티브하게 나갈 계획입니다. 가령 참언론이라고 간주되는 언론 1, 2, 3등을 발표한다든지, 1등 하나만 선정한다든지, 저희 홈페이지의 칭찬합시다라는 코너를 활용하는 것 같은 방법이요. 조중동에 있는 기사라도 참 시각이 괜찮다, 다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면 올려놓고 거기에 대해 평도 달게 하는 거요. 중앙일보에도 이런 기사가 있네, 동아일보에도 이런 기자가 있네 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저는 민주사회의 핵심은 변별력에 있다고 보거든요. 변별력이 뭐냐고 하면 괜찮은 것과 아닌 것을 골라내는 거예요. 그동안은 집단주의 문화에 익숙해서 크게 크게 봤던 것이죠. 그래서 이 지역 사람은 안 되고, 저 지역 사람은 좋고 라든지, 이 학교 나온 사람은 되고 저 학교 나온 사람은 안 된다는 식으로 갈랐어요. 우리가 판단의 기준을 개개인이 아니라 어느 집단 소속이냐에 따라서 사람을 쓰거나 봤어요.
이것이 결국은 민도가 낮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고, 민주사회에 가장 걸림돌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그게 바로 불신의 씨앗이에요. 왜냐면 믿는 사람에게 발등 찍히거든요. 그리고 의외의 사람을 놓칠 수도 있고요.
그런 점에서 저는 변별력이 최고라고 보기 때문에 조선이면 다 안 된다, 조중동은 다 안 된다라는 시각도 차별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도 지난 총선에 낙선운동에 관한 보도를 가지고 책을 한권 쓴 적이 있는데, 그 때 보니까 언론들이 색깔이 다르더라고요.
이런 것들까지 밝혀내는 변별력이 있어야 진짜로 민주주의가 성숙하는 것이고, 언론개혁도 성공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선과 동아가 다르고, 중앙이 조동과 다르고, 한겨레가 다른 언론과 완전히 다르고 이런 것들을 저희가 분별해 내고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언론에 대한 분별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 그것도 저희가 해야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 성숙한 민도를 가진 변별력 기대해 보겠습니다.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는데요. 영웅호색님이 '지난번에 토론에서 뵈었을 때 듣고 정말 속이 후련했습니다. 수구세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정확한 비평으로 딴나라 의원들이 꼼짝 못 하고 중언부언, 동문서답만 하더라고요. 행동하는 지식인 만나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질문1- 혹시 가부장적 기득권 교수들로부터 협박이나 견제는 없는지요? 옳은 소리 하고 다녀도 터무니없는 비판을 걱정해야 한다는 우리나라 현실이 너무나 싫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시대가 어서 빨리 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질문해주셨는데요, 협박 많이 받고 있다면서요.
조 = 교수들로부터는 아니구요. 시청자들, 한나라당 민주당 골수지지자들이 협박을 많이 합니다. 술 먹고도 전화하고 찾아오겠다고도 하고 전화 받자마자 쌍욕도 하고요. 핸드폰 번호는 제가 절대로 아무도 못 가르쳐 주게 했고요. 사무실 전화는 제가 직접 받지 않습니다. 요새는 비서가 다 처리를 하는데, 옛날에 비서가 없었을 때에는 장난도 아니었어요. 특검 관련해서 특검을 반대하는 토론에 한번 나갔었는데 그 때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밤길 조심하라고 테러 위협까지 했었구요. 제가 마음이 여리고 이런 전화 받으면 굉장히 상처를 받아요. 그래서 비서가 이제는 메시지 전달도 안 해줘요.
김 = 이런 행동하는 지식인은 한국 땅에서 살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으로 ‘언론사의 기계적 중립을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조 교수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죠. 한나라당에서 조기숙이가 나오면 토론에 응하질 않아요. 전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는데 이번엔 궐석토론이라도 하려고 나왔어요라고요.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조 교수님 나오면 토론에 응하질 않습니까?
조 = 과거에는 몰랐는데 이번에 탄핵 관련한 토론을 한 후 상대방이 아마 굉장히 질렸었나봐요. 그 다음에 제가 먼저 섭외가 됐는데 전날 전화가 오더라구요. 한나라당에서 제가 나오면 안 나오겠다고 그런다고요.
그래서 제가 판을 깰 수는 없잖아요. 알았다고 저도 피곤하서 양보를 했는데 백인토론에 또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버릇을 고쳐야지, 협박하는데 자꾸 응하면 안 되겠다 결심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사과를 거부하신 게 이런 생각이 아니셨을까하는 생각까지 드는 게 협박에 자꾸 응하면 자꾸 버릇 들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나오지 말라고 그래라, 나는 궐석토론을 하겠다, 배심원들이, 그쪽에서 안 나오면 지는 거 아니냐 그랬더니 멤버를 바꿔서 나왔어요.
그 때 비판을 많이 들은 게 학자가 학문적인 얘기를 안 하고 현실정치적인 얘기를 많이 했냐 그러시는데 당일 날 오후까지도 국회의원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회의원과 토론을 하는 것으로 준비를 했던 거지요. 제가 학문적인 얘기하고 그러면 국회의원들이 재미가 없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갑자기 학자로 바뀌다 보니 제가 거기에 맞춰 준비했던 기조를 바꾸지 못했던 거구요.
이런 문제는 학문적인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듣고 학문적인 뜻을 잡아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봐요. 이론으로 누가 이랬고, 학자이름을 대고 이렇게 현학적으로 나가야 학자인 것인 아니라고 봐요. 아직 저도 학자이기 보다 학도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김 = 교수님은 최근에 ‘한국은 시민혁명중이다’라는 책을 출판하셨죠. 거기서 고도원씨가 인사말을 한 것을 봤습니다. '보통 공부하는 사람이 학문이 깊으면 현실과 유리되어 있고,(저는 강단에 계신 교수님들을 학교 다닐 때 굉장히 안타깝게 봤는데) 현실에 발을 담그면 깊이가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조기숙 교수의 학문적 연구는 현실적인 연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 같지 않다'라고 언급했는데요.
교수님은 현재 한국 정치계의 상황을 한마디로 한국은 시민혁명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시민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지요?
조 =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났던 자발적인 시민들의 모임의 등장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과거 시민단체들은 탑다운이었습니다. 위에서 얼굴 알려진 명망가들이 단체를 만들고 시민들은 그냥 회원으로 가입하고 회비만 내는 그런 수준이었죠.
그런데 지난 대선 때 나타났던 자발적 결사체-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사모죠-가 시민들의 자발성에서 만들어졌고 대표도 무명대표로 뽑았습니다. 저는 이걸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이라고 보는데, 제가 후꾸야마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데 하나 동의하는 게 있다면 민주주의의 성숙도는 자발적 결사체가 몇 개냐 숫자로 세요.
그런 정치 결사체가 수없이 많이 나왔다는 것,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시민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 정치발전의 징표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시민사회로 진입하는 이런 가장 큰 지표라고 봐요.
김 = 사실은 우리가 정치에 대해서 냉소적이라고는 하지만 늘 정치는 우리 생활과 가까이 있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고요. 그러나 이 냉소 자체도 하나의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보고요.
그러나 냉소가 어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광주의 경선에서 당선이 되고 그 인기도를 업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그런 시기가 아닌가 싶거든요. 그 때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탄핵정국까지 보면서 많은 네티즌도 그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 국민들이 하는 말을 꼭 전해 주십시오. 대통령이 노무현이라서가 아닙니다. 노빠니 노사모니 하는데 우리는 아닙니다. 저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노사모쪽으로는 생각도 안 해 본 사람인데요. 우리는 보통 국민입니다. 지금까지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국민입니다. 그런 우리들이 화가 나서 울분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꼭 전해 주십시오' 그러셨습니다. 그렇죠. 우리의 대통령이 노무현이라서가 아니라, 개혁을 바라는 하나의 상징체계로써 대통령을 뽑은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조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개혁 대통령 중에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좋은 후보가 있었다면 저는 노사모가 아니었다고 봐요. 기존에 있는 후보 중에 가장 개혁적인 후보였기 때문에 노사모가 생겼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저도 어디가면 노 대통령과 가장 코드가 잘 맞는 교수다, 결국은 노빠라는 소린데 제가 태어나서 대통령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이 있어서 저는 기뻐요. 저는 노빠다 그래요. 그리고 노빠라는 게 개인에 대한 충성이라든지, 옛날에 YS,DJ처음 우리 지역에 맹주라서 충성하겠다는 말이 아니거든요.
노 대통령이 우리를 배신하면 얼마든지 우리도 배신할 수 있는 그런 관계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같이 가는 것은 개혁에 대한 신념의 공유에요. 제 책에도 노사모를 아시나요라는 칼럼이 있는데 거기에 그런 걸 썼어요. 왜 노사모가 우리 정치에 있어서 중요한지, 결국은 노사모란 노대통령과 회원들이 정치에 대한 신념과 목표를 같이 한다는 거예요.
그게 답니다. 대통령이 만일 정치개혁에 대한 신념을 배신하면 이라크 파병 결정 때 많은 노사모들이 떠났듯이 떠나는 거예요. 그게 바로 자발적 결사체의 핵심인데 사람들이, 특히 선관위가 사조직이라고 그래 가지고 선거운동을 금지시켰거든요. 제가 그때부터 참 시대착오적인 선관위다 그랬는데 우리가 제도로써의 선관위는 존중하지만, 선관위의 결정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김 = 이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의 발언, 야당이 문제 삼은 발언을 선관위에서 유권해석을 했는데, 선거법 위반도 아니고 공무원의 중립을 지켜달라는 당부사항에 불과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조 = 언론에 발표된 것은 분명히 위반이라고 투표결과가 나왔고, 경고조치를 한 것으로 언론에 나왔기 때문에, 이번 경우에는 언론보도 문제도 있지만, 선관위가 이중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에는 경고조치를 한 것으로 선거법위반인 것으로 하고 대통령께는 앞으로 지켜주십시오 한 것인데 그 (대통령) 발언 자체가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솔직히 말해서 대통령을 공무원으로 판정을 한 것은 이해가 안 됩니다. 공무원은 선거운동이 금지되어 있지만 선거법에 보면 공무원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의원은 정무직 공무원이라고 해서 공무원 중립의무에서 배제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이 명시가 안 되어 있어요. 그런데 대통령은 이미 정무직 공무원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립은 어떤 행정기관을 동원한다든지 돈을 뿌린다든지 권력기관을 사용한다든지 이런 의미의 중립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이고, 사실 정무직 공무원이 중립을 지켜야 되는 공무원- 중립을 지켜야 되는 공무원이 무엇이냐면 정치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공무원입니다.-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배제된다는 것은 대통령은 배제된다는 것이거든요.
그런 대통령의 발언을 그것도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가지고 선관위가 문제를 삼는 것은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제도이기 때문에 존중은 해야 된다고 봅니다. 결정에 불만은 있지만, 그러니까 대통령이 '납득은 할 수 없지만 존중한다' 이 얼마나 명답입니까?
김 = 훌륭한 말씀을 하셨죠. 그러면 교수님이 미국에서 공부하셨으니까 여쭤보겠는데 미국에서 대통령은 선거 때 어떤 행동을 취했습니까?
조 = 미국 대통령은 지난 TV토론에서도 말했지만 어떤 방청객이 반장 선거하는데 선생님이 중립을 어겨서 되겠느냐 이런 말을 했거든요. 대통령은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선거에 직접 뛰는 후보입니다. 그래서 자기 당의 의원들을 하나라도 당선시키기 위해서 전국을 돌면서 유세를 하죠. 완전히 선거전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대통령 선거가 없는 중간선거 때에는 선거결과가 대통령에 대한 평가입니다.
그래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그런 것은 당연한 거예요.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이기 때문에요. 그런데 그것을 선거법을 위반했다든지 중립을 훼손했다고 문제 삼는 것이 더 이해가 안 가죠.
왜 이해가 안 가냐면 한나라당, 민주당은 대권을 잡고 나서 지방선거가 있었어요. 한나라당은 대선 직전에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그때 구호가 뭐였냐면요. IMF 이후에 민주당의 구호는 경제 망가뜨린 정당에 대한 심판이었어요. 그래서 민주당이 지방자체단체장을 싹쓸이했습니다. 그 다음에 지난 대선 직전에 한나라당의 구호는 뭐였냐면 부패정당 심판이었어요. 그래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어요.
아니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의 재신임을 선거와 연관시키지 말라는 것은 떼억지 아닙니까. 자기네들은 지방선거도 연결시켰는데, 사실 지방선거는 연결시키면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사실 지난 지방선거 때에는 기초단체자치장에 대해서는 정당공천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도 부패정권 심판론이 먹혀가지고 다 가번이 당선됐다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것을 언론이 하나도 지적을 안 해요.
김 = 저도 같은 언론인으로써 부끄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러면 대통령이 사실상 선거에 뛰고 전국을 돌지도 않았고, 단지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한 것에 불과한데요, 오히려 적극적으로 뛰고 나서 이런 해석을 받는다면 덜 억울 할 텐데. 기왕에 이럴 바에야 열린우리당에 입당을 빨리 하는 것이 어떨까요. 교수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조 = 저는 책에도 썼지만, 이런 사태가 나기 전에 책을 썼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리라고는 사실 예측을 못 했습니다. 제가 한국정치 예측을 잘한다고 자타가 공인한다고 그러는데 이렇게 돼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크게 부끄럽지는 않아요. 저는 상식을 발판으로 정치를 예측하지 이런 몰상식한 일이 있으리라고 누가 예측했겠습니까. 사실 외신도 장난이라고 생각했지,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거든요.
어쨌든 이런 건 예측을 못한 상황에서 제 책에서 뭐라고 그랬냐면요 대통령 입당하시지 마시고 중립을 선언하십시오 그랬습니다.
왜 그랬냐면 제가 입바른 소리를 하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뭐라고 찍혔냐면요. 편향된 교수, 공정성이 전혀 없는 사람, 이렇게 찍혔어요. 저는 저만큼 공정한 사람도 없다고 보는데 우리 사회가 비뚤어진 것이죠.
너무나 기득권 세력이 모든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저 같은 사람은 굉장히 편향된 사람이 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셨을 경우에 야당은 때 만난 듯이 공격을 하고 선거를 친노 대 반노, 업적에 대한 평가로 몰아갈 것이고, 언론은 신나게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이죠.
공천 심사를 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내부를 참 많이 들여다봤는데요, 제가 볼 때 열린우리당은 참 감동적인 정당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정치사에 언제 이런 정당이 있었나 생각 들 정도로 정말 신나는 정당이에요.
김 = 공천심사를 하시면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셨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이 그렇게 감동을 줬나요?
조 = 제가 중앙위원회에 공천심사를 발표하러 갔었는데, 중앙위원회-우리가 한 것을 최종으로 인준해주는 기관입니다-가 평의원회처럼 모여서 굉장히 열띤 토론을 벌이는 거예요. 끝없는 토론과 합의과정, 승복과정을 거쳐서 공천 결말을 지었어요. 정말 민주주의가 일어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정당에서 언제 공천을 놔두고 이런 일이 있었어요. 그냥 골방에서 보스가 찍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현금 싸다가 주고 이랬었는데 그 토론과정을 보면서 참 감동을 했습니다.
또 하나는 남궁석 의원이 십만원씩 봉투 세 개 돌려가지고 후보 사퇴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분이 공천심사위원이었어요.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나와서 너무 열심히 당일을 하시고 당시 이전을 하는데 이분이 총무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살림을 다 하시는 거예요. 당시 찾으러 직접 시장으로 걸어 다니시고, 그것을 하는데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어요.
저는 사실 열린우리당 당명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했어요. 어떻게 보통명사 우리당을 감히 고유명사로 쓰냐 그래서 저는 지금도 열우당이라고 불러요.(웃음) 왜냐면 저는 굉장히 공정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남의 입장에서 볼 때 이해가 안 가는 거죠.
저는 지금도 열우당이라고 부르지만 막상 내부에 들어가 보니까 진짜 우리당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원들 하나하나 입장에서는 너무 감동스럽고, 그리고 김성호 의원의 헌신, 이런 사람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우리당이 되는 것이었어요. 모든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은 저는 처음 봤어요.
그래서 너무 감동적인데 노 대통령이 입당을 함으로써 이게 사라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열린우리당의 브랜드를 가지고 싸워야지 노대통령에 대한 심판으로 되서는 안 된다, 선거는 미래전이어야 된다, 미래를 누가 더 책임 질 수 있는 정당인지 두고 싸워야 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국민들은 다 압니다. 불필요한 공격의 빌미를 주지 말자는 거예요.
김 = 알겠습니다. 우리는 정치공학적인 사고보다 개혁적인 정당이 승리하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들인데, 열린우리당이 탄핵 정국 때문에 폭발적인 지지율을 얻고 있어요. 열린우리당이 선전할거라고 기대하십니까?
조 = 저는 탄핵정국 생기기 전에 이미 열린우리당이 선전할 것이라고 책에 썼습니다. 열린우리당 공천 심사위원이라서가 아니라 그게 시대적인 흐름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렇게 예측을 했었는데 사실 저는 지난 해 시월에, 대통령이 탈당하신 직후에 M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당이 과반수도 가능하다고 봤어요. 그 때는 열린우리당의 정체가 나타나기도 전이죠.
왜 그렇게 봤냐면 저는 그게 시민의 힘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대세를 예측할 때 시민들의 역사적인 투표 형태를 가지고 예측하는 것이거든요. 그랬는데 실제 공천 심사위원을 하면서 과반수도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책에는 1당은 가능하지만 과반수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썼는데요, 왜냐면 야당을 너무 자극하면 안 되니까요.(웃음)
그렇게 썼는데, 그 후에 탄핵정국이 터지면서 과반수는 너무나 당연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유권자들이 굉장히 합리적이기 때문에 탄핵정국 이전에 얼마든지 변수는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 말실수 하나 하셔서 빌미를 준다든지, 열린우리당이 뭔가 잘못해서 민심이 이반되면 국민들이 포퓰리즘 때문이 아니라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기 때문에 돌아설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기조는 과반수 확보가 무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김 = 교수님은 우리 국민들의 성숙함을 대단히 신뢰하는 듯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성숙했죠. 촛불집회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마침 게시판에서 'keun777'님께서 질문을 하셨습니다. '촛불집회를 정당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많은 분들이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노빠, 노사모, 열린우리당 지지자라고 해서 화가 나는데 국민의 한명으로서 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것을 정당홍보라든지 정책적으로 이용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그리고 하나 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고 올리셨습니다.
조 = 정당이 이용해서는 안 되겠지요. 국민의 수수한 마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보고요. 반대하는 정당도 찬성하는 정당도 거기에 편승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보고요.
이번 탄핵정국으로 인해서 정말 친노, 반노 대결이 되니까 지난 대선의 재판이 되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민노당이 역풍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그런 의견도 있는데요. 저는 제 책에도 썼듯이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왜 그러냐면 한나라당이 대안정당으로의 역할을 많이 상실했거든요. 그러니까 수권정당으로의 기대가 허물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에는 대안이 뭐냐 하면 그나마 견제라도 제대로 하는 정당이 되어야 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민노당에 대한 기대가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특히 한나라당이 무너지면서 제가 제 책에 뭐라고 조언을 했냐면 보수쪽으로 더 과감하게 가라, 그리고 진보의 자리를 민노당에게 확실히 내 줘라, 그렇게 제언을 했습니다. 그게 역사적 진보를 한발 앞당기는 길이라고 봐요.
김 = 정말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조 = 그래서 이번 탄핵이 한나라당에서 이탈한 지지자들을 모으기 위해서 실제로 열린우리당이 우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노당의 자리가 더 넓어졌다고 봅니다.
김 = 한나라당이 자멸하면서 부분적인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할 것을 예상하시는 군요.
조 = 아니죠.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보는 것이죠. 한나라당에서 온다고 받아주고 좀 그런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 중에 누구를 받아주겠습니까.
그래서 유권자죠. 열린우리당은 너무 나에게 진보적이라서 버거워서 싫었는데 부담을 좀 덜어주자는 의미입니다. 한나라당도 아니고 갈 데가 없는 온건보수층들을 열린우리당이 흡수를 해야 된다고 보고, 이라크 파병 반대하고 그런 진보층들은 아예 민노당으로 들이는 것이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게 하는데 긍정적이지 않나 그렇게 봅니다.
김 = 기왕 말씀 나온 김에 앞으로의 정당정치는 어떤 색깔로 가야 할까요. 우리 사회가 나가야 될 정당정치의 비전은 어디에 두고 보십니까?
조 = 외국은 시민혁명을 하고 시민사회가 만들어졌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시민혁명을 조용하게 하거든요, 지금 진행 중입니다. 87년부터 쭉 시민혁명중이에요. 이제 그 결과가 한꺼번에 드러나니까 오늘날 이루어 진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87년 이전부터 성숙된 역량이 밑바탕이 된 거예요. 저는 광주민주화 항쟁부터 본격적으로 성숙됐다고 봅니다. 4.19는 거의 학생들만 주도된 것이거든요.
광주민주화항쟁 이후부터 시민세력이 성숙하면서 좌절을 당한 것이 87년인데 이게 꾸준히 성숙해 왔어요. 이게 폭발적으로 요새 나타나는 것인데, 시민혁명의 결과가 나타나는 시기다, 클라이맥스가 이번 총선이다라고 저는 이렇게 보거든요.
그런데 이제 외국처럼 시민혁명이 성공을 하면 시민혁명 기간에는 자유주의자들, 부르주아들이 시민세력이죠. 이런 부르주아들이 진보입니다. 그런데 시민혁명이 완성이 되면 보수가 되요. 자본주의를 지키는 세력이 되죠. 그 다음에 노동자 세력이 거기서 빠져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노동자 세력이 진보정당을 만들어서 지금 현대 서구국가들과 같이 보수-진보로 구성됩니다. 보수가 리버럴리즘이고 자유주의자고, 진보가 프로그레시브한 노동자를 대변하는 그런 정당이죠. 우리는 시민혁명을 오래 하다보니까 구체제가 거대 정당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이 구체제를 무너뜨려도 두 번, 세 번은 더 간다고 봅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을 정통보수정당으로 보고 전형적인 리버럴정당, 자유주의 정당이라고 보고요. 여기에 상당히 진보세력이 들어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진보세력을 빨리 떼어서 민노당으로 보내서 민노당이 진보세력으로써 자리를 잡고 양대축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지금의 한나라당 같은 구체제도 소수정당으로 남고, 사회당이나 공산당이나 극좌세력들도 소수정당으로 남고, 이런 것이 제가 생각하는 20년 후 정도의 바람직한 구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구도를 가기 전까지는 열린우리당의 1당 시대가 한 20여년 지속되지 않을까 보는데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열린우리당 내에 당파가 좀 있어야 됩니다.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조금 더 보수적인 세력과 조금 더 진보적인 세력이 사이좋게 경쟁하는 이런 구도로 가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주 먼 장래의 일입니다.
보수는 개혁을 하는 것이고, 진보는 혁신을 하는 것입니다. 수구를 자꾸 보수로 혼돈을 해서 자꾸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인 줄 아는데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은 수구정당입니다.
김 = 교수님 스스로도 보수라고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 = 저는 어렸을 때부터 보수주의자고, 지금도 보수주의자고, 앞으로도 보수주의자일 겁니다.
김 = 기왕이면 보수와 진보의 개념을 명확하게 설명을 해 주시죠.
조 = 저를 보수라고 보는 이유는 저는 굉장히 시장원리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언론 평가하는데도 시장원리를 도입해서 경쟁을 붙이는데요. 시장의 핵심은 투명성하고 경쟁입니다. 그런데 진보는 시장을 잘 안 믿는 것이죠.
그래서 경쟁보다는 약자를 보호해 주는 쪽으로 가는 것이죠. 약자를 보호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해도 자발적으로 민간단체에서 보호하지 정부가 끼어들지 말라는 거예요. 진보는 정부가 개입해서 약자를 보호하게 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를 보수주의자라고 보는데, 자유민주주의자가 보수주의자고, 복지국가를 선호하는 사람이 진보주의자고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아요. 저는 복지국가에 반대하는 편이거든요. 저는 국가를 좀 부도덕하게 봐요. 그래서 국가를 믿지 않고 민간단체에 대한 신뢰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복지도 민간을 통해서 해야 된다 그래서 보수주의자인데.
보수와 진보는 방법론상의 문제이지 도덕과 부도덕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수구와 보수는 엄청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도덕과 부도덕의 문제에요.
김= 우리 사회가 그동안 해결하지 못 했던 것이 이 도덕과 부도덕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이번 총선을 통해서 완전히 절멸하고 새로운 보수와 새로운 진보세력을 재탄생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 같은데요.
조 = 이게 너무 급격하게 가면 우리 사회를 4-50년 지배해 왔던 수구세력의 반발이 엄청 클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너무 급격하게 한번에 무너뜨릴 생각하지 말고 서서히 가는 게 좋지 않나 보고 아직 민노당의 역량이 수권정당이 되기에는 좀 더 성숙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보면 지식인들 중심으로 민노당이 되어 있거든요. 지난 대선부터 노동자 기층민이 파고들기 시작했어요. 저는 이게 이번 선거에서 좀 더 확산되어야 한다고 보고 좀 더 수권정당으로써 면모를 갖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민노당에게 꼭 드리고 싶은 얘기는 수권정당이 되려면 보수정당을 파트너로 인정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수구정당과 보수정당에 대해서 항상 양비론이에요.
그것은 민노당의, 진보정당의 기초부터 흔드는 일입니다. 왜냐면 보수와 진보는 서로 형제입니다. 같이 가야 되는 형제거든요. 왜냐면 시민사회에서나 가능한 정당이라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줘야 되는데 열린우리당도 수구정당이랑 똑같다고 비판을 할 것이면 시민사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죠.
민노당도 그런 면에서 열린 자세와 융통성 있는 자세를 갖춘다면 빨리 수권정당으로써, 대안정당으로써 발전하지 않을까 이렇게 봅니다.
김= 아주 소중한 말씀이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으로요. '탄핵안 가결이 총선 전략이 뻔한데 그렇다면 한-민 연합에선 이번 도박을 실패한 것으로 인정하고, 총선 전 공세를 펼 것도 같습니다. 교수님 의견은 어떠십니까?'
조 = 저는 그러기를 참 바랍니다. 왜 그러냐면 한나라당이 그동안 산업화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를 보수주의자라고 그러는데 산업화가 없었으면 민주주의도 없었을 겁니다. 어느 면은 근대화 이론이 맞는다고 봐요. 먹고 살만 해야 시민계급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한나라당의 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지는 것은 그 지지자들에게도 큰 타격이 되고 거의 아노미 상태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서히 가는 것이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빨리 취하를 하고 사과를 하고 제대로 된 선거체제로 가야 열린당도 견제 세력이 있고 한나라당도 명맥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김 = 한나라당은 취하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오히려 탄핵사유 추가로, 총선연계 발언을 추가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아마도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다보니까 이런 얘기까지 치닫는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네티즌들에게 힘 있는 발언 좀 짤막하게 해 주십시오.
조 = 제가 항상 하는 말이 대한민국의 동력은 항상 민초에게서 나온다입니다. 이 민초는 시민일 수도 있고, 시민계급은 아니지만 시민에 해당하는 의식을 가진 분들일 수도 있습니다. 민초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민초가 네티즌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상당히 존중하고 그분들만이 우리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어깨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김 = 예. 감사합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 = 고맙습니다.
<대담정리 = 푸른잠자리>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스크롤 압박 별거 아니네요.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는 글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 정리... 역시 조기숙 교수님이시네요^^
"보수는 개혁을 하는 것이고, 진보는 혁신을 하는 것입니다. 수구를 자꾸 보수로 혼돈을 해서 자꾸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인 줄 아는데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은 수구정당입니다. " 이부분 절대 공감 합니다...민노당의 양비론에 대한 생각도 그렇고..제 생각하고 있던 부분을 대신 말씀해 주신것처럼 느낄 정도로 거의100%
공감 가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