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가 해마다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열던 '한국영화의 밤(K-Movie Night)' 행사가 올해는 개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진위 측은 17일 "예산 삭감으로 인해 5월에 열리는 칸영화제에서도 한국영화의 밤이 개최되지 않는다"며 "전주영화제나 부산영화제 등에서도 개최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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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국들은 주요 영화제에서 경쟁적으로 리셉션을 개최해 자국 영화를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칸과 베를린에서 주로 개최된 '한국영화의 밤'은 해외 영화인들의 관심을 받았고, K-문화와 영화, 음식 등을 알리는 역할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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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정란기 이탈치네마 대표는 "영화관계자들에게 좋은 자리인데 개최를 못한다는 게 아쉽고, 칸영화제에서도 한국영화의 밤 파티를 못 하는 건 아닌 거 같다"고 지적했다. 국내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영화인도 "영화외교는 외교가 아닌 모양이다"라고 했고, 이원우 감독은 "문화예술 전체의 세계화와 국제교류를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방해하는 느낌이다"라고 성토했다.
영진위 측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모든 축제성 예산이 삭감됐다"면서 "정부 안에서는 필요한 예산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올해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칸에서 행사를 한 번 개최하려면 1억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