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조망권 팔아놓고 바로 앞에 고층 짓다니…” 같은 업체서 해운대 롯데갤러리움 앞에 콘도 건립

[김영준]

“광안대교, 수영만 요트장 등이 주변에 있고 바다 조망권이 뛰어나다고 해서 샀는데 바다 조망은 커녕 숨 쉬기조차 거북할 지경이니….”

부산 해운대구 우동 롯데갤러리움 센텀 오피스텔 입주 예정자인 김모(48)씨는 요즘 건설사에 ‘사기’를 당한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

김씨가 올 12월 입주할 롯데갤러리움 센텀 오피스텔(35층) 바로 10m 앞에는 22층 높이의 콘도(롯데펜트하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다를 기준으로 할 때 콘도가 오피스텔 앞이기 때문에 콘도가 들어서면 일부 오피스텔에서는 바다를 볼 수 없다.

특히 거실과 안방에서 광안대교와 해운대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타 동호수에 비해 분양가가 1억원 가량 높았던 S동 7호 라인과 6호 라인의 경우 총 35층 중 22층 이하는 콘도로 인해 조망권이 막힐 수 밖에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고층 콘도에 조망권 가려

김씨는 “분양 당시에는 지금 콘도가 들어서고 있는 자리는 4층 상가 건물 예정 부지여서 오피스텔에서는 평생 바다 조망권이 확보된다고 분양 상담원들이 강조했다”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오피스텔과 콘도를 같은 회사가 짓고 같은 회사가 분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시행사는 우성에스알디, 콘도 시행사는 새한프레스티로 돼 있지만 새한프레스티는 우성에스알디가 지난해 3월 회사 이름만 변경했을 뿐 실제로는 같은 회사다. 시공사는 둘 다 롯데기공.

때문에 김씨를 포함한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인 롯데기공과 시행사인 새한프레스티를 상대로 법원에 콘도 공사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해운대구 우동 S공인 관계자는 “어떻게 같은 업자가 같은 지역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기공 관계자는 "오피스텔 분양 당시 현 콘도부지는 빈 땅이었고 롯데기공이나 시행사 모두 콘도 부지 개발 계획이 전혀 없었다"며 "이후 오피스텔 분양이 잘 되자 시행사 측에서 콘도부지로 사들여 롯데기공과 함께 사업을 벌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분양상담원들이 콘도부지에 대해 4층 상가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식으로 설명한 것 같은데 오피스텔 분양 이후에 콘도부지를 산 것이기 때문에 오피스텔 계약자들을 의도적으로 속인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롯데기공의 또 다른 관계자는 "콘도를 짓게 되면 조망권•일조권 방해, 사생활침해 등이 불가피한 일부 오피스텔 계약자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콘도 부지는 누가 개발해도 개발할 것이기 때문에 계약자 반발이 예상된 데도 불구하고 사업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콘도를 ‘사실상 아파트’라며 분양

이 시행사는 롯데갤리리움 센텀과 콘도를 분양하면서 ‘편법’ 논란에 휘말려 있기도 하다. 2005년 3월 롯데갤러리움 센텀 분양 때 시행사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오피스텔을 ‘사실상 아파트’라며 분양했다. 오피스텔에는 법적으로 욕조를 들일 수 없게 돼 있지만 당시 모델하우스에는 버젓이 욕조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달 초부터 계약을 받고 있는 롯데펜트하임 콘도도 업체 측은 관광진흥법상 여러 사람이 이용하게 돼 있는 콘도를 ‘사실상 아파트’라며 분양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2명 이상 공유 조건을 갖춰야 하지만 부부가 함께 콘도를 구입하면 ‘2명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며 “오히려 콘도는 주택으로 간주가 안돼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와도 상관없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콘도는 등기제(OWNERSHIP)와 회원제(MEMBERSHIP)가 있다. 법적으로 등기제는 콘도를 소유하는 것이고 회원제는 콘도 운영업체와 임차계약을 맺는 것이다. 롯데펜트하임은 등기제다.

이 콘도는 195~327m² 99실로 3.3m²당 분양가가 최고 2150만원이다. 업체 측은 99실 전체가 ‘펜트하우스급 아파트’라고 선전하고 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5. 10